[송년기획] 2022년 휩쓴 건강열풍 5가지 - 건강다이제스트 인터넷판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어느덧 2022년도 끝이 보인다. 2020년과 2021년은 코로나 팬데믹에 속수무책으로 휘둘렸다면 2022년은 그동안 생긴 내공으로 버텨낸 한 해였다. 썰물과 밀물이 반복되는 것처럼 코로나 확진자가 늘었다가 줄었다가를 반복하는 와중에도 각자도생으로 건강하게 살 방법을 고민했다. 건강 관련 열풍도 상당했다. 건강하게 살고 싶은 마음이 5가지 건강열풍으로 옮겨 붙었다.

첫 번째는 헬스케어 웨어러블과 의료가전 열풍이다. 스마트워치와 스마트폰을 병원처럼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두 번째는 식집사 열풍이다. 더 건강한 보금자리를 위해 고운 손에 흙을 묻혔다.

세 번째는 염색샴푸 열풍이다. 독한 염색약을 대신할 새로운 아이템에 열광했다.

네 번째는 식품업계 비건 열풍이다. 소비자의 니즈에 이끌려 채식 관련 식품회사가 늘어났다.

다섯 번째는 저탄소 식생활 열풍이다. 음식을 먹을 때 칼로리 대신 환경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2022년을 강타한 5가지 건강열풍을 자세히 정리해 봤다.

2022년 건강열풍① 내가 있는 곳이 바로 병원! 헬스케어 웨어러블·의료가전 열풍

스마트한 시계와 휴대폰이 병원 역할 톡톡히~

헬스케어 웨어러블의 대명사 ‘스마트워치’의 기능이 갈수록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초창기에는 만보기, 수면 시간 정도를 체크했다면 지금은 체지방을 재고, 혈압을 재고, 수면을 분석하고, 심전도 측정 등을 한다. 그야말로 시계 속에 들어있는 작은 병원이다.

아직 상용화는 되지 않았지만 요즘 주목받고 있는 기능은 무채혈 혈당 측정이다. 손끝을 바늘로 찔러 채혈하지 않아도 스마트워치만 차면 혈당 측정을 할 수 있다고 한다. 해당 특허 및 핵심 기술은 개발이 끝난 상태라고 알려져 얼마 안 가 시장에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앱의 진화도 만만찮다. 하루가 멀다하고 신박한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특정 질환을 관리해주거나 복약을 관리해주는 앱이 인기를 끌고 있다.

만성질환을 관리하는 웰체크 앱(구글 플레이, 앱 스토어에서 다운로드 가능)은 혈당과 혈압을 블루투스 측정기를 사용해 쉽게 기록하고 병원 주치의에게 전달할 수도 있다. 수치를 확인한 주치의가 맞춤 건강정보를 보내는 기능이 있다.

대학병원도 질환관리 앱 개발에 뛰어들었다.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서정원 교수 연구팀은 심혈관 질환 환자를 위한 하트포유 앱(구글 플레이, 앱 스토어에서 다운로드 가능)을 개발했다. 심혈관 질환 환자의 데이터를 연동해 스스로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앱이다. 검사 결과를 입력하면 혈압 목표치, 운동 등 생활습관 목표를 세워준다. 처방 약에 대한 자세한 정보와 함께 약 복용 알람 서비스도 제공한다.

▲ (좌)하트포유 앱 화면. 이처럼 헬스케어 웨어러블을 통해 건강을 관리하는 사람이 늘었다.

이 밖에도 천식을 관리해주는 숨케어앱(구글 플레이, 앱 스토어에서 다운로드 가능), 만성신장병 환자의 식단관리를 위해 대한신장학회에서 만든 하이디 앱(구글 플레이, 앱 스토어에서 다운로드 가능) 등도 개발되어 많은 사람이 이용하고 있다.

척추 의료가전 증가

지난 5월 척추 의료가전 대표 기업 세라젬이 2021년에 사상 최고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올해도 이를 이어가고 있는 모양새다.

척추 의료가전은 사용자가 누워있는 상태에서 척추 라인을 따라 집중 온열과 지압 마사지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미국식품의약국 등에서 근육통 완화 효과를 인증받았다. 보통 안마의자는 마사지 부위를 두드리는 방법인데, 세라젬 척추 의료가전은 척추 주요 지점을 중력을 활용해 지압하는 방식이다.

이외에도 저주파자극기, 발마사지기 등과 같은 의료가전도 소비자의 반응을 얻고 있다.

2022년 건강열풍② 이제 풀멍이 대세! 너도나도 식집사 열풍

코로나 거리두기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식물+집사의 합성어인 ‘식집사’가 된 사람이 늘어났다. 반려견, 반려묘처럼 가족 같은 반려식물을 키우고, 식물을 멍하게 바라보며 잡생각에서 벗어나는 풀멍을 즐기고 있다.

예전부터 집에서 식물을 키우는 것은 매우 흔한 일이었다. 보기도 좋고 공기정화에도 좋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은 조금 다른 이유로 식집사를 자처하는 사람이 많다.

첫째, 나의 전용 공간에 자연을 들이고 싶다. 도시화된 환경 속에 있다 보면 자연이 그립다. 내 집에 작은 동산, 작은 풀밭을 만들면 굳이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자연 속에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둘째, 채소 값이 너무 올랐다. 올해는 기후 이상으로 채소 값이 고공 행진한 해였다. 대파, 상추 등과 같은 채소 값이 대폭 오르면서 차라리 집에서 키워 먹겠다는 사람이 늘어났다.

셋째, 식물 재배 금손으로 거듭날 방법이 생겼다.

식물 키우기를 망설이게 하는 가장 흔한 이유는 식물을 잘 키울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새는 인터넷에서 가정용 식물재배기를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전원만 켜면 알아서 키워주는 수경재배기도 인기를 끌고 있다. 자동으로 알맞은 물, 영양, 빛을 제공해 초보 식집사도 실패 없이 키울 수 있다.

채소를 직접 키워서 먹고 싶지만 잘 키울 자신이 없는 젊은 층은 식물 재배기와 더불어 남의 손을 빌리는 방법을 선택하기도 한다. 교원웰스팜 같은 식물 관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전문가가 스마트팜에 어린 채소를 안전하게 이식해주고 성장을 관리해주는 서비스다.

어떤 이유로 시작했건 식집사로 사는 것은 우울증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홍진 교수는 “식물을 키우는 일은 흥미를 유지하고 신체 활동을 증가시키는데, 이것이 우울한 기분을 호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2022년 건강열풍③ 염색샴푸 열풍

염색샴푸가 나오자 뿌염(뿌리 염색)에 지친 많은 이가 열광했다. 매일 머리만 감으면 하얀 머리가 검게 바뀐다는 염색샴푸의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염색샴푸를 출시한 모다모다측은 샴푸 출시 1년 만에 미국과 국내 시장을 합해 340만 개가 넘는 제품을 판매했다고 밝혔다. 이후로 대기업, 제약회사, 화장품 회사 등도 뒤이어 염색샴푸 시장에 뛰어들었다. 아모레퍼시픽, 엘지생활건강, 토니모리, 닥터포헤어, 일동제약 등이 염색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염색샴푸를 선보였다. 소비자는 선택지가 많아져서 잇따른 염색샴푸의 출시를 반기는 분위기다.

각각 염색샴푸 회사들은 자연 갈변 원리, 봉숭아 물을 들이는 원리, 자석 원리 등을 내세우며 일반 염색약과 다르게 산화제가 없어서 두피나 모발 손상을 줄일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유해성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1월 식약처는 모다모다 프로체인지 블랙에 들어있는 ‘1,2,4-트리하이드록시벤젠(THB)’을 사용 금지 원료로 지정했다. 이후 국무조정실 산하 규제개혁위원회는 재검토를 권고했고, 식약처는 2년 6개월간의 추가 검증을 통해 금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식약처가 이번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1,2,4-THB가 함유된 염색샴푸는 14종에 달한다.

1,2,4-THB는 유럽 소비자안전성과학위원회에서 유전독성과 피부감작성 가능성으로 인해 유럽 화장품 금지 목록에 올라간 성분이다. 이런 논란에 대해 모다모다 관계자는 “1,2,4-THB는 유럽에서만 금지할 뿐 미국, 일본 등에서는 사용 중인 원료”라고 주장했다.

현재 식약처는 염색샴푸 등에 쓰이는 76개 염모제 성분을 대상으로 정기위해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o-아미노페놀’ 등 5개 성분에서 위해성이 확인됐다는 내용의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유해성 논란과 더불어 염색 효과 논란도 진행 중이다. 염색샴푸를 쓴 이후 흰머리가 염색되었다는 사람도 있지만 염색 효과가 전혀 없다는 사람도 있다. 염색샴푸를 쓴 후로 손톱이 변색되어서 불만이라는 사람도 흔하다.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허창훈 교수는 “모든 화학물질은 잠재적인 위해성이 있다.”며 “염색 샴푸의 득실을 잘 따져서 사용하길 바란다.”고 조언한다.

2022년 건강열풍④ 고기 없어도 행복해! 식품업계 비건 열풍

2021년이 간편식의 해였다면 2022년은 비건식의 해라고 볼 수 있다. 올해는 식품업계가 비건 제품을 앞 다투어 출시하면서 비건 열풍을 가속시킨 한 해였다.

식물성 지구식단, 헬로베지, 베러미트, 베지가든의 공통점은 뭘까? 모두 풀무원, 오뚜기와 같은 유명 식품회사가 출시한 비건 식품 브랜드라는 점이다.

한국채식비건협회는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국내 채식 인구가 250만 명이 넘었다고 밝혔다. 채식 인구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건강을 중요시하는 MZ세대가 선호하는 식생활이기 때문이다.

또 공장식 축산업에서 비롯되는 다양한 위험성으로 인해 채식 미닝아웃(신념을 뜻하는 ‘미닝(meaning)’과 벽장 속에서 나온다는 뜻의 ‘커밍아웃(coming out)’이 결합된 단어로 개인의 취향과 정치, 사회적 신념에 따라 소비를 하는 형태를 선언)을 한 사람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러한 현상에 국내 식품업계는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다양한 비건 식품을 출시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직영 비건레스토랑까지 운영하기 시작했다. 비건 식품의 핵심인 대체육 개발에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독자적인 대체육 제조 기술을 확보한 농심, CJ제일제당, 신세계푸드 등은 다양한 대체육 식품을 출시했다. 햄 형태의 대체육도 인기를 끌고 있다. 대체육으로 만든 햄이 들어간 스타벅스 플랜트 햄&루꼴라 샌드위치는 출시 3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20만 개를 돌파한 바 있다.

이 밖에도 현미를 이용한 비건 음료, 콩 단백질을 이용한 비건 조미료, 비건 커피, 비건 치즈, 비건 만두, 비건 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비건 식품이 출시되어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2022년 건강열풍⑤ 기후 위기 대응책 저탄소 식생활 열풍

2021년, 지구촌 온실가스 농도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2022년에는 갈수록 빨라지고 심각해지는 기후 위기를 역대급 폭우로 보여줬다. 이로 인해 올해는 기후 위기를 조금이라도 늦춰야 한다는 공감대가 그 어느 때보다 깊어진 해였다.

이러한 분위기는 저탄소 식생활 열풍에 불을 지폈다. 저탄소 식생활이란 탄소 배출이 적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을 의미한다. 식품의 생산부터 음식물 쓰레기가 되기까지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최소화된 식단이다.

식재료는 보통 운송 수단을 통해 이동시키는데 그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한다. 운송되는 시간이 길고 거리가 멀수록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어난다. 따라서 장거리 운송을 거치지 않는 로컬푸드를 판매하는 매장이 늘어나고 있다. 사실 로컬푸드보다 탄소 배출이 낮은 식재료는 직접 재배한 식재료다. 화학비료, 농약을 치지 않으므로 몸에도 좋고 환경에도 좋은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한편, 전국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저탄소 급식을 도입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올해 그린푸드 데이라는 식생활 캠페인을 펼치는 데 주력했다. 캠페인 내용은 저탄소·친환경 농축산물을 활용한 먹거리 생산, 가공 폐기물 감축, 먹을 만큼 만들고 남김없이 먹기 등이다. 대국민 캠페인으로 확대해 34개 행정·교육 자치단체를 비롯한 국내외 440개 기관이 저탄소 그린푸드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정유경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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