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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봅시다] 치매를 부르는 3요소 잠, 일, 맛2024년 3월호 96p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해븐리병원 이은아 병원장(<치매를 부탁해> 저자)】

2019년 9월, 통계청에서 발표한 한국인 사망원인 10위 안에 처음으로 등장한 질환이 있다. 치매의 일종인 알츠하이머병이다. 알츠하이머병은 2019년에는 9위였다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계속 7위를 유지하고 있다. 2023년은 2022년에 비해 36.8%나 증가했다.

굳이 통계를 거론하지 않아도 100세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누구나 치매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안다. 하지만 애써 외면하는 중이다. 상상만 해도 그 무게가 너무 무거운 병이기 때문이다.

치매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없애려면 정면 돌파를 택하는 편이 낫다. 치매를 부르는 나쁜 습관, 특히 어쩌다 한 번이 아닌 매일 반복하고 있는 나쁜 습관을 끊어내야 한다. 매일 자는 잠, 매일 하는 일, 매일 먹는 맛이 대표적이다. 치매를 부르는 잠, 일, 맛을 알아본다.

치매는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병이 아니다.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된다. 해븐리병원 이은아 병원장은 “만약 60세에 치매를 진단받았다면 40~45세부터 뇌세포가 야금야금 손상되는 병리학적 변화가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치매는 그동안 건강관리를 얼마나 잘했는지 보여주는 성적표이기도 하다. 매일 어떤 생활을 했는지에 따라 뇌세포와 뇌혈관을 살리거나 빨리 병들게 한다.

이은아 병원장은 “치매는 노년에 증상이 나타나지만 실제로는 어린 시절 뇌의 발육 정도, 청년기의 뇌 활동, 중년기의 뇌세포와 뇌혈관 관리 등이 발병을 좌우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치매 예방과 발병은 생활 습관에 달려있다. 치매를 유발하는 나쁜 생활 습관을 버려야 하며, 그 시작이 빠를수록 치매 예방에 유리하다.

PART ① 치매를 부르는 ‘잠’

잠은 치매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잠은 단순히 휴식만을 위한 행위가 아니다. 자는 동안 우리의 뇌는 기억을 정리하고 저장한다. 또 잠을 푹 자야 여러 장기의 세포들이 피로를 풀고 손상을 치유한다.

여러 신체 기관 중에서도 뇌는 잠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한다. 잠을 자는 동안 뇌에서는 노폐물 청소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잠을 자면 뇌세포 사이의 공간이 벌어지고 그 사이로 뇌척수액이 통과하면서 뇌에 쌓인 다양한 노폐물이 밖으로 보내지는 것이다.

이은아 병원장은 “잠을 자는 동안에 뇌의 독성 물질인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제거된다.”며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뇌에 많이 쌓이면 뇌세포를 죽게 만들어서 알츠하이머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다음에서 소개하는 잠과 관련된 나쁜 습관은 빨리 버려야 한다.

첫째, 밤을 새운다.

밤을 새우는 습관은 뇌를 혹사하고 뇌세포를 빨리 죽게 만들어 치매로 가는 지름길이다. 최대한 낮에 일하거나 공부하거나 놀고 밤에는 잠을 자야 한다.

불가피하게 야간근무를 해야 한다면 일할 때는 낮처럼 조명을 밝게 하고 퇴근한 후에는 선글라스를 쓰는 등 최대한 빛을 어둡게 조절하면 수면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야간근무와 주간근무가 너무 자주 바뀌면 몸이 더 적응하기 어렵다. 할 수 있다면 주·야간 근무 주기를 3~4주 이상으로 조정하는 것이 좋다.

둘째, 코를 골고 잔다.

잘 때 코를 심하게 골면 잘 자고 있다고 안심하거나 민망할까 봐 모르는 척하지 말아야 한다. 상당수의 코골이는 방치하면 수면무호흡증으로 갈 수 있다. 이은아 병원장은 “수면무호흡증이 심해지면 부정맥, 고혈압, 당뇨병 같은 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고 치매와 뇌경색도 더 일찍 발생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되면 수면 다원 검사를 해 보는 것을 권한다. 양압기 치료 등과 같은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좋아질 수 있다.

셋째, 피곤하면 낮잠을 잔다.

낮잠과 늦잠은 밤에 잠을 못 자게 만드는 흔한 원인이다. 낮잠은 우리 신체의 생리적 기능을 항상 안정적인 상태로 유지하는 ‘항상성 과정’에 영향을 줘서 밤잠을 방해한다. 또한 주말에 몰아서 더 자는 것도 오히려 수면 패턴에 나쁜 영향을 준다.

PART ② 치매를 부르는 ‘일’

치매는 뇌세포가 빠른 속도로 줄어들면서 발생하는 병이다. 뇌의 크기가 작으면 치매에 걸리기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뇌 MRI 검사상으로는 뇌세포가 많이 소실되어 치매가 의심되지만 기억력, 판단력, 언어 기능 등이 정상인 사람들도 있다.

이은아 병원장은 “뇌가 매우 작아졌음에도 치매에 안 걸린 경우는 어려서부터 뇌 회로에 샛길을 잘 만들었을 가능성이 크다.”며 “평소에 뇌 회로에 샛길을 잘 만들어 놓으면 망가진 뇌 회로를 대체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뇌 회로에 샛길을 만드는 것은 익숙함을 포기해야 하는 일이어서 큰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늘 하던 대로 행동하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일할 때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일을 하면서도 뇌가 샛길을 내는 것을 적극적으로 방해하고 있다.

첫째, 똑같은 방법으로 일을 처리한다.

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을 지겨워하면서도 변화를 시도하지 않고 똑같이 일하는 사람이 많다. 이러면 뇌는 같은 회로만 쓰게 된다. 같은 업무라도 하루는 A라는 방법, 다음 날은 B라는 방법으로 해 볼 수 있다. 큰 무리가 없다면 늘 나중에 하던 일을 먼저 하는 등 일의 순서를 바꿀 수도 있다.

둘째, 좋아하는 일만 골라서 한다.

일을 할 때 자신이 싫어하는 일은 죽어도 못 한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우리 뇌는 안 쓰면 그 능력이 퇴화한다. 계산하기 싫어서 계산을 안 하면 계산력이 떨어지고, 남이 시키는 일만 하다 보면 판단력이 떨어진다. 이은아 병원장은 “치매에 안 걸리려면 내가 싫어하는 뇌 활동일지라도 꾹 참고 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4

셋째, 새로운 일을 시도하거나 배우지 않는다.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하지만 주어진 일만 해치울 뿐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 아무것도 배우지 않는다면 뇌 건강에는 해롭다.

우리 뇌가 하는 중요한 일 중 하나가 새로운 것을 학습하고 그것을 일상생활에 활용하는 것이다. 해마는 측두엽 안에 있는 뇌세포로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기억해서 뇌의 다른 부위로 옮기는 기억의 현관문 같은 역할을 한다. 치매를 진단받은 사람들의 공통적인 생활 습관 중 하나가 새로운 것을 배우기 싫어하는 것이며, 학습이 잘되고 재밌다면 뇌의 해마 부위가 건강하다고 볼 수 있다.

PART ③ 치매를 부르는 ‘맛’

치매에 안 걸리게 해주고 뇌 건강에 좋은 음식이 따로 있을까? 이은아 병원장은 “뇌 건강에 좋은 식단으로 미국의 러시대학이 연구해 발표한 MIND 식단을 추천한다.”며 “MIND 식단이란 쉽게 말해 지중해식 식단, 혈압을 올리지 않는 식단, 퇴행성 뇌 질환을 막는 식단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한다.

MIND 식단에는 치매에 안 걸리게 하는 10가지 음식과 치매에 빨리 걸리게 하는 5가지 음식이 포함되어 있다.

치매에 안 걸리게 하는 10가지 음식

1. 초록색 잎채소(일주일에 적어도 6회 섭취)

2. 초록색 잎채소 외 다른 채소(매일 섭취)

3. 견과류(일주일에 적어도 5회 섭취)

4. 베리류(일주일에 적어도 2회 섭취)

5. 콩류(일주일에 적어도 3회 섭취)

6. 전곡류, 통밀빵, 현미밥 등 도정을 덜한 곡류(일주일에 적어도 3회 섭취)

7. 생선(일주일에 적어도 1회 섭취)

8. 닭고기, 오리고기 등 불포화지방산이 많은 육류(적어도 일주일에 2회 섭취)

9. 올리브 오일(요리할 때 사용해서 매일 섭취)

10. 매일 와인 한 잔

치매를 부르는 5가지 음식

1. 버터와 마가린(하루에 한 스푼 미만)

2. 치즈(일주일에 1회 미만)

3. 패스트푸드 혹은 튀긴 음식(일주일에 1회 미만)

4. 달콤한 빵, 단 과자(일주일에 5회 미만)

5. 붉은 살을 가진 육류(일주일에 4회 미만)

4~5년간 923명의 노인이 먹은 음식과 식단을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평소 꾸준하게 MIND 식단으로 식사한 경우는 알츠하이머 치매의 위험도가 53%나 줄었다. 또 MIND 식단으로 식사한 노인들은 동년배에 비해 인지 기능이 7.5배 젊다고 밝혀졌다. 70세라면 62.5세 정도의 뇌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이은아 병원장은 “MIND 식단에 포함된 음식 외에도 항산화 작용을 하는 음식이 치매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카레(강황 혹은 울금), 들기름, 등 푸른 생선, 고추, 파프리카, 녹차, 호두, 김, 미역 등도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는 치매에 도움이 되는 식품”이라고 조언한다.

가족력 있어도 생활 습관으로 예방 가능

만약 치매 유전자나 가족력 같은 치매 인자를 가졌다면 지금 내가 바꿀 수 있는 치매 원인에 집중해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매일 잠을 충분히 자서 뇌의 노폐물을 원활하게 배출하고, 뇌 회로에 샛길을 내는 뇌 활동을 하고, 건강한 식습관으로 뇌혈관에 혈액이 쌩쌩 돌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노화, 유전자, 가족력과 같은 요소를 뇌 건강관리와 생활 습관 교정으로 극복하면 치매의 발병률을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실제로 치매 유전자가 있고 가족력이 있어도 건강관리를 잘해 온 덕분에 치매 증상 없이 잘 지내고 있는 사람도 많다.

이은아 병원장은 “가족력과 유전적인 요소가 있어도 치매 위험 인자로부터 벗어나도록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뇌에 좋은 생활 습관을 실천한다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은아 병원장(신경과 전문의, 신경과학 의학박사)은 치매도 치료할 수 있고 평생 관리하는 병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시간이 날 때마다 강의하고, 수많은 방송에 출연했다. 보건복지부 지정 신경과 전문병원인 해븐리병원에서 진정한 치료는 치매 환자의 삶을 치료하는 것이라는 마음으로 치료에 임하고 있다.

정유경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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