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코피'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 건강다이제스트 인터넷판

【건강다이제스트 | 이정희 기자】 환절기에는 코피 환자가 늘어난다. 기온이 떨어지고 건조해지면서 콧속 점막도 마찬가지로 건조해지기 때문이다. 환절기 코피 원인과 대처법에 대해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하종균 교수의 도움말을 들어봤다.

Q. 환절기에 코피가 많이 나는 이유는?

A. 콧속의 혈관은 얇은 호흡기 점막으로 덮여 있어, 신체 내 다른 부위보다 얕게 노출되어 있습니다. 환절기에는 대개 낮은 기온과 습도로 인해 콧속 점막이 쉽게 건조해질 수 있습니다. 점막은 표면의 점액질이 마르지 않고 잘 덮여 있어야 신체를 보호하는 기능을 잘 유지할 수 있는데, 표면의 점액질이 건조한 날씨로 마르게 되면 점막 표층의 세포들이 쉽게 손상되어 코피가 쉽게 날 수 있습니다. 또 환절기에 미세먼지 등의 공기 내 오염 물질이 증가하면 역시 코 점막을 자극해 코피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Q.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은 왜 코피가 많이 날까요?

A. 환절기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거나, 꽃가루 알레르기가 아니더라도 비염을 심하게 앓는 환자들의 코 점막은 점막 내에 염증성 싸이토카인이 증가해 자극에 예민하게 됩니다. 코 점막의 정맥총의 울혈 및 코 점막 내의 섬유화와 염증을 유도하고, 이렇게 충혈이 된 코 점막은 가볍게 코를 풀거나 만지는 등 작은 외상만으로도 쉽게 출혈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Q. 그 밖에 어떤 환자들이 코피가 많이 날까요?

A. 알레르기 비염 이외에도 감기 등의 바이러스 비염, 비중격만곡증, 축농증과 비용종 등으로 인해 코막힘이 생기면, 비강 내의 공기가 쉽게 흐르지 못하고 와류(turbulent flow) 생기게 되어 점막을 쉽게 건조하게 합니다. 고혈압이 조절되지 않아 혈압이 높거나, 아스피린 등 혈액순환 개선제를 복용하는 환자들에게서는 조그마한 출혈도 잘 지혈이 되지 않아 코피가 쉽게 날 수 있습니다.

Q. 아이들은 성인보다 왜 코피가 많이 날까요?

A. 5세 이하 아이들의 30%, 6-10세 아이들의 56%가 한 번 이상의 코피를 경험한다고 합니다. 코를 후비거나, 급만성 비염, 감기 등으로 인해 코막힘이 있을 때 코를 세게 풀거나 하는 등의 외상이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이때 대부분의 코피의 출혈 부위인 코 안 혈관총의 위치가 아이들의 손이 쉽게 닿을 수 있는 부분입니다. 딱지로 인한 답답함을 참지 못하고 반복적인 코 후비기로 인해 반복 출혈이 생기기가 쉽습니다.

Q. 코피가 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A. 코피가 날 때는 정확한 자세로 환부 압박을 통한 지혈이 필요합니다. 깨끗한 솜뭉치를 크게 만들어 코피가 나는 콧속에 넣고 콧등 아래쪽의 연골 부위를 손으로 압박합니다. 머리는 뒤로 젖히지 않고, 앞으로 숙인 상태에서 몇 분간 기다리면 대개 자연스럽게 지혈이 되거나 코피 양이 줄어들게 됩니다. 코로 가는 혈류양을 줄이기 위해 코 주변을 얼음이나 차가운 수건으로 찜질을 하는 것도 일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코피의 양이 줄지 않으면 이비인후과 병원에서 비강 패킹을 꼼꼼히 다시 시행하거나, 전기소작을 통해 지혈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피가 멎은 상태에서는 딱지를 스스로 떼어내지 않으며, 코 입구 부위에 연고나 바세린 등을 발라 점막의 보습을 유지해주면 재출혈을 줄이고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Q. 코피 예방법은?

A. 코피는 춥고 건조한 날씨에 쉽게 발생하기 때문에 실내에서는 적절한 습도를 유지하고,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연고를 발라 점막 표면이 마르지 않게 보습을 유지해주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코피를 평소에 자주 경험하는 분이라면 코를 세게 풀거나 코를 만지는 것을 피해야 합니다. [도움말 |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하종균 교수]

이정희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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