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리포트] 가만히 있어도 숨이 찬 이유…왜?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심장혈관내과 박창범 교수】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호흡은 생명을 유지하게 해준다. 지금도 우리 모두가 나도 모르게 숨을 쉬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숨이 찬다면? 누워있어도 숨이 찬다면? 덜컥 겁부터 날 수밖에 없다. 겁이 나는 순간에도 영문도 모른 채 힘들게 숨은 계속 쉬어야 하는 처지다.

숨이 찰 상황이 아닌데 숨이 찬다는 건 우리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일 수 있다. 가만히 있어도 숨이 차는 이유를 소개한다.

호흡곤란은 주로 심장과 폐의 문제

누구나 숨이 차본 적이 있을 것이다. 뛰거나 빨리 걷거나 몸을 격렬하게 움직였다면 가쁜 숨이 자연스럽게 뒤따라온다. 움직임을 멈추면 서서히 가쁜 숨이 잦아든다.

문제는 누워서 쉴 때, 밤에 자다가, 가만히 서 있을 때와 같이 숨이 안 차야 하는데 숨이 찬 경우다.

숨이 찬다는 것을 의학용어로 호흡곤란이라고 한다. 미국흉부학회에서는 호흡곤란을 ‘다양한 강도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는 숨을 쉬면서 느끼는 주관적인 불편감’으로 정의하고 있다.

호흡곤란은 주로 심장질환, 폐질환으로 인해 생긴다. 또 빈혈, 갑상선질환, 공황장애, 불안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호흡곤란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심장질환은 심부전(여러 원인으로 인해 심장 기능이 저하됨), 허혈성 심장병, 심낭삼출(심장을 둘러싸고 있는 심낭에 물이 고임), 심낭압전(심낭삼출에 의한 물로 인해 심장의 움직임에 문제가 생김), 만성 교액성 심낭염(심낭이 딱딱하게 굳는 질병, 이로 인해 심장의 움직임이 제한받음), 여러 원인에 의한 서맥(맥박이 느려짐) 등이 있다.

호흡곤란이 생기는 호흡기질환으로는 천식, 만성 폐쇄성 폐질환, 간질성 폐질환(허파 꽈리와 폐포 사이의 조직인 간질이 여러 원인으로 두꺼워지고 뻣뻣해지는 질환) 등이 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심장혈관내과 박창범 교수는 “호흡곤란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은 심장과 폐의 이상”이라며 “호흡곤란이 어떤 이유로 생겼는지 감별하는 데는 호흡곤란이 발생하는 양상을 아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호흡곤란이 생기는 양상은 크게 호흡곤란이 생기는 자세, 호흡곤란이 발생하는 시기, 호흡곤란의 정도로 나눌 수 있다.

박창범 교수는 “호흡곤란과 더불어서 나타나는 다른 증상이 있다면 원인을 찾기가 더 쉬워진다.”고 설명한다.

•빈혈 : 호흡곤란+눈의 결막, 손바닥, 손톱이 창백하면 빈혈이 의심된다.

•폐렴 : 호흡곤란+노란 가래나 발열이 있으면 폐렴이 의심된다.

•허혈성 심장병 : 호흡곤란+흉통이 있으면 허혈성 심장병이 의심된다.

•공황장애 : 정신이 매우 흥분된 상태로 호흡곤란을 호소하지만 검사상 특별한 이상이 없으면 공황장애가 의심된다.

갑자기 심하게 숨차면 빨리 병원으로!

박창범 교수는 “호흡곤란은 전 인구의 5~20% 정도에서 나타나는 비교적 흔한 증상이고 대부분 큰 문제가 없지만 앞서 소개한 심장질환처럼 때로는 위험도가 높은 질환의 증상일 수 있다.”고 말한다.

여럿이 함께 운동하는데 남보다 더 빨리 더 쉽게 숨이 차면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만약 쉬고 있거나 TV를 보는데 갑작스럽게 심한 호흡곤란이 발생하면 빨리 병원에 가야 한다.

병원에 가서 심장질환으로 인한 호흡곤란이 의심되면 흉부 X선검사, 심전도, 심초음파검사 등을 하게 되고 추가적인 검사를 할 수 있다.

호흡기질환이 의심되면 흉부 X선검사 및 폐확산능검사, 기관지 확장제 반응검사를 포함한 폐 기능 검사를 받게 된다. 빈혈, 갑상선기능 이상, 신장 및 간 기능 이상이 의심되면 혈액검사 및 갑상선 기능검사 등을 받을 수 있다.

박창범 교수는 “실제로는 폐질환인지, 심장질환인지, 다른 원인에 의한 호흡곤란인지를 구분하기 쉽지 않아 앞의 검사들을 함께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호흡곤란 예방하는 유산소 운동

우리가 한번 공기를 최대한으로 들이마셨다가 내뿜을 수 있는 가스의 최대량을 폐활량이라고 한다. 이러한 폐활량은 나이가 들면서 점점 감소하기 시작하고 운동을 하지 않으면 더 빨리 쇠퇴한다. 그래서 폐활량 기능을 유지하려면 운동은 필수다. 매일 규칙적이고 꾸준하게 하는 것이 좋다.

박창범 교수는 “무거운 것을 드는 무산소 운동보다는 걷기, 빠르게 걷기, 가볍게 뛰기, 줄넘기, 수영, 등산 등과 같은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심폐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마스크 착용으로 호흡곤란 심해졌다면…이렇게!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면서 고령자의 경우 마스크를 쓸 때 호흡곤란이 심해진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다. 평소에는 폐기능이 떨어진 것을 느끼지 못하다가 미세입자를 거르는 KF80, KF94 마스크를 착용하면 산소투과율이 낮아서 숨쉬기가 한결 어려워질 수 있다.

박창범 교수는 “KF80, KF94 마스크를 쓰고 호흡곤란이 발생한다면 덴탈용 마스크나 면으로 된 마스크를 쓰는 것을 추천한다.”며 “대신 자주 손을 씻고 마스크를 가능한 만지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더불어 빠르게 걷기와 같은 운동을 꾸준히 하면 마스크로 인한 호흡곤란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박창범 교수는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심장혈관내과에서 협심증, 심근경색, 고혈압 등을 전문으로 진료하고 있다.

정유경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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