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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에게 듣는다] 쌀겨 영양제가 면역력을 올려준다고요?2020년 5월호 52p
   
 

 면역증강클리닉 오수연 교수의 면역 이야기 

쌀겨 영양제가 면역력을 올려준다고요? 

얼마 전 지인분이 요즘 같은 때에는 영양제를 챙겨 먹는 것이 좋겠다며, 해외 유명 영양제 사이트에서 NK세포(Natural Killer cell, 자연살해세포)라는 키워드로 검색된 영양제 링크를 보내주셨다.

성분을 확인해 보니 놀랍게도 해당 영양제의 성분은 특별한 것이 아닌 쌀겨(rice bran)였다. 정확히 말하자면 독점 효소 개량 쌀겨(proprietary enzymatically modified rice bran)였다. 이제 영양제를 먹다먹다 쌀겨까지 영양제로 먹어야 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인가 하는 아쉬움이 밀려왔다.

그러면서 문득 ‘이러한 영양제를 구매해 드시는 분들이 성분은 챙겨볼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조금만 관심 가지고 성분을 살펴봤다면 특별한 성분이 아니라
우리가 매일 먹는 곡류의 일부분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NK세포의 면역력을 증강시켜 준다는
쌀겨 영양제를 통해서 우리가 알아야 할 사실은 뭘까?

글 | 차움 면역증강클리닉 오수연 교수

오수연 교수(내과 전문의)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차의과학대학교 교수로 차움의원 면역증강클리닉에서 진료하고 있다. 만성적인 위장장애, 통증, 피로감, 면역력 저하 등으로 병원을 찾는 많은 이의 불편 증상의 원인이 상당부분 마음에서 기인함을 깨닫고, 심신의 치유를 위해 명상을 진료에 접목하고 있다.

NK세포와 쌀겨 영양제
NK세포는 암을 예방하는 역할이 알려지면서 부각되었다. 바이러스에 감염되거나, 암성 변화를 보이는 이상세포를 감지하고 죽이는 역할을 하는 NK세포는 선천면역세포(innate immune cell)이다. ‘선천’이라는 말이 어려운데, 이와 대비되는 개념인 적응면역세포(adaptive immune cell)와 비교해 보면 조금은 이해가 쉬울 것 같다.

적응면역세포는 처음에는 유해균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그런데 면역반응이 시작되고 수일이 지나면서 교육이 되면 병원균을 알아볼 수 있는 능력이 생겨 항체를 생성하는 등 초기 면역반응보다 몇 배나 더 강력한 면역반응을 일으킨다.

반면, 선천면역세포는 유해균 침입 초기 면역반응을 담당하고, 이어 적응면역세포를 교육시키는 역할을 한다. 선천면역세포는 별도로 교육을 받지 않고도 유해균을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이름 지어진 것이다.

이 같은 역할이 밝혀지면서 NK세포는 면역력의 상징처럼 인식되고 있다. 쌀겨 영양제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면역력을 증강시켜주는 쌀겨의 비밀
쌀겨에서 면역력을 증강시켜주는 구체적인 영양성분은 다당질(polysaccharide)이다. 그런데 다당질은 고분자라 흡수되기 어려우니, 독자적으로 개발한 효소로 다당질을 적당히 잘라서 저분자 형태로 만들어 영양제로 담은 것이다.

쌀겨 다당질에서 면역력 증강 효과를 가지는 성분은 아라비노자일란(arabinoxylan)과 베타글루칸(β-glucan)이다. 이 성분들이 NK세포 활성도를 높이고, NK세포의 암세포 살상능력도 높인다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세포 및 동물실험을 통해 많이 보고되었는데, 소규모이기는 하지만 인체에도 유효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임상연구 결과가 조금씩 보고되고 있다. 특히, 항암치료 시 보조요법으로서의 효과가 많이 시험되었는데, 쌀겨 다당질을 복용했던 환자군에서 면역력 지표가 개선되었고, 항암치료 효과도 더 좋았거나 항암제로 인한 부작용이 덜했다고 한다. 확실한 근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설계가 더 잘된 대규모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도 상당히 고무적이다. 

이렇게 쌀겨 다당질 성분이 면역력을 증강시켜주는 것은 쌀겨 다당질 성분이 병원체를 싸고 있는 세포막과 세포벽에 붙어있는 다당질 돌기와 비슷하게 생겼기 때문이다. 이러한 병원체의 특징적인 모양을 병원체연관분자유형(Pathogen-Associated Molecular Pattern, PAMP)이라고 한다.

그리고, NK세포와 같은 선천면역세포는 병원체연관분자유형을 인지할 수 있는 형태인지수용체(Pattern Recognition Receptor, PRR)를 가지고 있다. 즉, 쌀겨 다당질 성분이 면역세포들에게 마치 병원균이 침입한 듯한 인상을 주게 되고, 면역세포가 이에 대응해 언제든지 싸울 태세를 갖추게 되어 면역력이 증강되는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예방접종 치료제를 만들 때 예방접종의 효과를 증대시키기 위해 면역반응을 자극시켜주는 보조제(adjuvant) 성분을 첨가하는 것과 원리가 같다.

쌀겨가 면역력에 도움이 되는 또 다른 중요한 이유는 장내미생물에 있다. 인간이 소화할 수 없는 쌀겨의 다당질 성분은 장내미생물의 먹이, 즉 프리바이오틱스(prebiotics)가 된다. 장내미생물총이 건강하게 유지되려면, 장내미생물에게 좋은 프리바이오틱스를 주어야 한다.

쌀겨는 좋은 프리바이오틱스가 될 수 있다. 쌀겨를 섭취한 이후에 유익미생물은 늘어나고, 유해미생물은 줄어드는 등 장내미생물총이 개선된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이와 동반해, 장내 면역력을 담당하는 IgA항체의 양이 늘어나고 염증을 일으키는 사이토카인의 양은 줄어들었다는 보고도 있었다. 또, 쌀겨가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의 증상 조절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 장내미생물총과 면역균형에 끼치는 긍정적 효과 덕분일 것이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어쩌면 쌀겨가 대장암의 발생을 줄여줄 수도 있겠다는 기대에 찬 가설도 나오고 있다.

영양의 보고 ‘쌀겨’의 효능 
쌀겨에는 다당질 외에도, 8종의 필수아미노산을 포함하는 단백질, 비타민 B군·비타민 E 등의 주요 비타민, 아연·셀레늄 등의 미네랄, 감마오리자놀과 오메가3 등 식물성 지방산, 항산화 및 항균작용을 가지는 플라보노이드 등 다양한 영양성분이 함유돼 있다.

그리고 이들 성분들 중 상당수는 면역력을 증강시키거나 면역균형을 맞추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또,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비만과 당뇨를 예방하는 효과도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쌀겨는 쌀 무게의 7%를 차지하지만, 영양적 가치는 29%에 달한다. 쌀눈은 쌀 무게의 2%를 차지하고, 66%의 영양적 가치를 지닌다. 그런데 우리는 쌀겨와 쌀눈은 모두 제거하고, 쌀 무게의 91%를 차지하지만, 영양적 가치는 5%에 불과한 백미를 주로 먹는다. 애석하게도 우리는 쌀이 줄 수 있는 영양적 가치의 95%를 포기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포기하는 것에는 면역력을 증강시켜줄 수 있는 여러 가지 영양성분도 포함되어 있다.

‘통곡 잡곡밥’은 훌륭한 면역력 영양제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면역력 영양제를 찾는 사람이 부쩍 늘면서, 국내외 영양제 사이트의 판매량이 폭주하였다고 한다. 요즘에는 평소보다 영양제를 1~2가지 이상 챙겨 먹는 사람도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아마 쌀겨 영양제도 그러한 관점에서 관심을 받는 것 같다.

그래서 면역력을 챙기기 위해 어떤 영양제를 먹어야 할지 고민이 된다면 쌀겨를 추천 드리고 싶다. 그리고 쌀겨의 섭취 방식으로는 현미로 드시는 것이 여러모로 간편할 것 같다. 현미는 쌀겨 성분을 그대로 담고 있는 쌀이기 때문이다. 흑미 등 색깔 있는 쌀과 귀리, 보리 등의 잡곡류도 영양성분이 더욱 풍부하다고 하니, 여러 가지 곡물로 통곡 잡곡밥을 드신다면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면역력 영양제가 될 것이다.

영양제를 따로 드실 때 알약을 삼키는 불편함과 영양제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첨가되는 부형제도 피할 수 있을 테니 일거양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건강다이제스트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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