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원이 만난 사람] “영양소 많은 현미를 발효시키면 영양은 극대화됩니다”

버섯균사체로 현미를 발효시킨 미생물 발효연구가 정종택 씨
“영양소 많은 현미를 발효시키면 영양은 극대화됩니다”

통곡물인 현미를 미생물로 발효시키면 어떤 효과가 나타날까?
씹기운동을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소화가 잘 안 된다는 호소는 해소될 수 있을까?
한 미생물 발효연구가가 통곡물인 현미와 쌀눈의 발효를 시도했다. 발효도 단순 발효가 아니라 버섯균사체를 이용한 발효다. 세계 최초이고, 발효 과정에서 새로운 물질도 생성되었다고 한다. 18년간의 보건직 공무원을 뒤로 하고, 지난 20여 년간 줄기차게 미생물 발효만을 연구해 온 집념인! 영농조합법인 자연과생명 대표 정종택 씨를 만나봤다.
대담·글 | 통곡물자연식운동본부 강지원 상임대표

강지원 지난 20여 년간 미생물 발효, 그중에서도 버섯균사체 발효 연구에 올인해 오셨는데, 특히 통곡물인 현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버섯균사체로 현미를 발효시키는 데 성공하셨다면서요?

정종택 네, 통곡물인 현미에는 깎여 나가지 않은 쌀눈에 66%, 쌀겨에 29%의 영양소가 함유되어 있는데 반해, 쌀눈과 쌀겨가 깎여 나간 백미에는 불과 5%의 영양소만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현미에는 예컨대 비타민 B군, 감마오리자놀, 토코페롤, 가바, 옥타코사놀, 판토틴산 등 많은 영양소들이 엄청나게 함유되어 있습니다. 현미에서 쌀눈 등이 깎여 나가 가축 사료나 비료로 쓰이고 있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현미를 미생물로 발효시키는 연구를 시작한 이유입니다.

강지원 버섯균사체를 이용한 현미 발효 등과 관련해 발명특허도 취득하셨다면서요?

정종택 네, 버섯균사체를 이용한 발아발효현미 제조방법과 버섯발효액 제조방법에 관하여 발명특허도 취득하였습니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7년여 만에 성공하였습니다.

강지원 버섯균사체를 이용한 발효현미는 어떤 결과를 가져 왔나요?

정종택 버섯균사체의 강력한 항산화 작용으로 현미가 빨리 산패되지 않고 오래 보관할 수 있게 되고, 현미가 발효되어 소화가 잘되는 이점이 나타났습니다. 또한 버섯균사체를 배양하면 면역력 증강물질인 아라비녹실레인이라는 새로운 물질이 생성됨도 발견했습니다. 이것은 세계 최초의 발견입니다. 또 쌀눈을 버섯균사체로 발효시킨, 예컨대 ‘노아골드’ 같은 식품은 쌀눈의 많은 영양소를 듬뿍 섭취하게 합니다. 모든 통곡물은 많은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으나, 미생물을 이용한 발효 과정을 거치면 그 영양은 극대화됩니다.

강지원 발효식품은 몸에 좋은가요? 몸에 좋은 발효식품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정종택 발효식품은 단순한 저장 목적을 넘어 미생물이 이를 발효·분해하여 소화·흡수를 용이하게 하는 매우 유익한 작용을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미생물의 발효·분해 과정에서 생성되는 대사산물인 항산화물질 등이 우리 몸을 매우 이롭게 하는 작용을 한다는 것입니다. 발효식품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오랫동안 섭취해 온 김치, 된장, 간장, 청국장, 젓갈류 등 다양한 식품이 있습니다.

강지원 그렇다면 발효란 무엇인가요?

정종택 발효란 미생물이 가지고 있는 효소를 이용해 유기물을 분해시키는 과정을 말합니다. 발효 반응과 부패 반응은 비슷한 과정에 의해 진행되지만, 분해 결과 인간의 생활에 유용하게 사용되는 물질이 만들어지면 발효라 하고, 악취가 나거나 유해한 물질이 만들어지면 부패라고 합니다.

강지원 미생물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어디에 존재하나요?

정종택 산소를 필요로 하는 미생물, 일명 호기성(aerobic)균이 있고, 산소 없이도 존재하는 미생물, 일명 혐기성(un aerobic)균이 있습니다. 또한 호기성·혐기성 상태에서도 공생하는 미생물도 있습니다. 미생물은 대부분 공기, 물속에 존재합니다.

강지원 미생물에 따라 발효 결과가 다른가요?

정종택 물성에 따라 균주가 다릅니다. 된장이나 청국장처럼 콩류를 발효하는 바실러스(Baciius subtilus)균은 37종이나 되는데, 냄새가 고약한 것도 있고 순한 것도 있는 것은 어떠한 균이 공기 중에 떠 있다가 콩에 먼저 붙느냐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누룩(asparagilus)균이 곡물을 발효하여 막걸리를 만들고, 식초균이 식초를 만들 듯이 특정 박테리아가 번식해서 만들어내는 기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즉 균의 종류에 따라서 특정한 물질이 생성된다고 보면 됩니다.

강지원 버섯균사체를 배양하는 일은 어려운 일인가요?

정종택 일반 미생물은 단세포 세균으로 박테리아로 분류되며 단세포 세균은 2배수로 증강해 한 마리가 3시간이면 수억 마리로 증가합니다. 그런 반면 버섯은 곰팡이로 분류되나, 지능을 가진 고등곰팡이입니다. 버섯균사체는 핵분열을 하면서 시간을 갖고 서서히 배양이 되기 때문에 고도의 기술을 요하고, 시설비도 많이 들어갑니다. 버섯균사체 대량 배양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어려운 일입니다.

강지원 버섯균사체를 이용한 현미 등 발효식품은 인체에 매우 유익하겠군요?

정종택 네, 무엇보다 면역력 증강, 혈액순환, 항균, 항암작용 등 다양한 효능을 나타냅니다. 21세기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가히 21세기 면역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버섯균사체 발효는 식품 이외에도, 예컨대 바닷물을 발효시키면 그 안에 함유되어 있는 미세플라스틱을 100% 제거하는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도 있습니다.

건강다이제스트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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