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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남의 백세인클럽] 2017년 노벨생리의학상 받은 내 몸 안의 생체시계 뭐길래?2017년 12월 건강다이제스트 감사호 134p

【건강다이제스트 | 내과전문의 이준남 (자연치료 전문가)】

2017년 노벨생리의학상은 생체시계 비밀을 밝힌 미국의 과학자 3명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의대 노벨위원회는 사람과 동·식물의 생체 주기인 ‘서캐디안 리듬(24시간 주기리듬)’을 연구한 미국 메인대 제프리 홀 교수, 브랜다이스대 마이클 로스바쉬 교수, 록펠러대 마이클 영 교수를 노벨생리의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한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생체시계로 알려진 ‘서캐디안 리듬(24시간 주기리듬)’을 통제하는 분자 기구를 발견했다는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거머쥐었다. 이러한 ‘서캐디안 리듬’이 우리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명해본다.

신진대사 장애를 풀 생체 시계

시간대를 넘어서 제트기 여행을 해 본 사람들은 몸 안에 들어 있는 시계가 말해주는 시간과 시간대에 속한 시간 차이를 느끼게 된다. 이를 두고 ‘시차에 의한 피로(jet lag)’라고 부른다. 사람에 따라서 다르지만, 대개 일주일은 걸려야 시간대의 시간과 자신의 몸 안에 있는 시계가 말해주는 시간을 일치시켜 줄 수 있게 된다. 이는 24시간 주기를 관장하는 기관이 뇌 안에 있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그런데 최근 시간을 관장하는 기관이 뇌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온몸의 각 기관들은 물론 세포들 안에도 시간을 관장하는 장치가 되어 있어 신진대사에 참여하고 있으면서 몸 안에 있는 주된 시계와 동시성(sync)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문제는 이런 동시성이 깨어질 때 비만증, 당뇨병, 우울증이나 다른 복잡한 문제들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과학자(Turek)는 시간을 조절하는 유전인자를 1984년에 과일 파리로부터 발견했다. 1997년도에는 포유류로부터 다른 시간유전인자를 발견하기도 했으며, 세계 여러 과학자들은 그 이후에도 수십 개의 시간유전인자들을 발견해내 이름까지 지어주었다(Clock, Per, Tim). 그리고 이들 시간유전인자들은 세균은 물론 인간으로부터도 찾아내게 되어 진화를 통한 생명의 이어짐을 알게 되기도 했다.

이에 관한 연구에서 가장 큰 진전은 신진대사장애에서 음식물 섭취로부터 에너지 생산 및 저장에 참여하는 시계의 역할에 대한 판독이 가능하게 되었다는 점일 것이다. 즉 음식물 섭취 여부가 중요하듯이 언제 섭취하는 것 역시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는 것이다.
평소의 24시간 주기만으로는 이에 대한 설명이 불가능하지만 우리 몸에 여러 시계가 있다는 사실에 입각해서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가 될 수 있다.

앞으로 이런 측면에서 병에 대한 진단과 치료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고, 건강 유지에 새로운 장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기준시계(master clock)와 주변시계(peripheral clock)

지구상에서 살고 있는 가장 복잡한 생명체로부터 간단한 단세포 생물들에 이르기까지 24시간 주기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은 없다.

24시간 주기 리듬은 조류(algae)로부터 세균(cyanobacteria)을 포함하여 햇볕으로부터 에너지를 받아 광합성을 통하여 물과 탄산가스로부터 유기 분자물과 산소를 만들어낸다. 세균 안에 있는 시계는 해가 뜨기 전부터 광합성 준비를 해오다가 햇볕이 나오자마자 에너지를 만들어내기 시작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해가 지면 세균 안에 있는 기준 시계의 작용으로 광합성을 마감하게 된다. 햇볕이 없는 캄캄한 상태에 맞는 DNA 복제와 수선을 하면서 생명현상을 가장 효과적으로 운영하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24시간 주기에 맞는 유전인자에 변화가 오면서 22시간 주기에 맞춘 생명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22시간에서 더 나아가 20시간 유전인자가 생기기도 하면서 주어진 환경에 맞는 생명현상을 이어가게 된다.

인간에게 있는 세포 안의 시계는 다른 생명체와는 다르지만, 그 운행방식은 별다른 차이가 없이 진행된다고 보아도 될 것이다.

예전에는 하나의 시계에 의해서 신체 내의 모든 신진대사가 마치 메트로놈에 맞추어진 음악의 진행과 같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이 시계는 시신경이 교차하는 시교차상(suprachiasmatic)핵 위에 있는 이 시계가 신체의 모든 동시성을 맞추고 있다고 여긴 것이다.

그러나 약 15년 전부터 몸의 다른 기관, 조직 및 각 세포 안에도 하위의 시계 기능이 있음이 발견된 것이다. 과학자들은 뇌에서 작용하는 시계유전인자가 간, 콩팥, 췌장, 심장 및 다른 조직에 있는 모든 세포들의 작동을 수시로 열었다 닫는 작용을 한다는 증거를 찾아낸 바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이들 세포시계가 여러 조직들의 유전인자를, 적게는 3~10%, 많게는 50%까지 조절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러 과학자들은 특히 24시간 주기가 노화에도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기 시작하였다. 2005년도에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된 바에 따르면, 24시간 주기가 신진대사에 끼치는 영향으로 비만증과 신진대사증후군으로 발전하게 된다는 것이다. 즉 신진대사 진행에 24시간 주기가 깊숙하게 관여돼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교대 근무자(shift worker)들이 받는 부담을 보면, 24시간 주기와 신진대사 사이의 상관관계를 이해하기 쉽다. 이들은 자신의 몸에 있는 시계와 외부 세계의 시계 사이에서 부족한 수면, 운동 부족 및 건강하지 않은 음식생활과 같은 불리한 조건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교대 근무자들은 낮에 아무리 좋은 잠을 잘 수 있다고 하더라도 자연의 시계를 대체할 수는 없으므로 크고 작은 의학적인 문제점들을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처지다.

몸에 있는 시계와 신진대사

이쯤 되면 기준 시계가 신진대사에 깊숙이 작용한다는 것을 알게 됐을 것이다. 그렇다면 주변 시계는 어떨까?

과학자들은 간에 있는 주변 시계와 신진대사에 대하여 알아보기로 했다. 실험쥐의 간에 있는 24시간 주기를 관장하는 유전인자를 제거한 후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실험을 하게 되었다(사람과 달리 쥐는 낮에 잠을 자고, 밤에 활동하는 성질을 갖고 있다).

이 실험쥐의 간에서는 24시간 주기의 유전인자는 제거됐지만, 다른 곳의 시계는 정상적으로 작용하도록 되어 있었다.

실험 결과 다음과 같은 현상이 발생하였다. 활동을 하지 않는 낮에는 실험쥐 또한 음식을 섭취하지 않았는데, 간에서는 포도당을 만들어내지 않아 저혈당 상태가 오랜 시간 지속됐다. 즉 24시간 주기를 관장하는 간의 유전인자가 없으면서 신진대사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간에 있는 시계는 지속적으로 포도당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갖고 있음이 밝혀진 것이다. 간에서 24시간 주기를 관장하는 시계의 중요성에 대하여 알게 된 것이다. 포도당은 몸의 여러 기관, 특히 뇌에는 없어서는 안 되는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이다. 이렇게 중요한 포도당 대사에 24시간 주기의 시계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한편, 만들어진 포도당이 너무 높게 올라가면 이를 내려야 하는 인슐린이 필요하다. 인슐린은 췌장에서 만들어지는데, 간에서 만들어진 포도당이 먼저이고 그 다음으로 인슐린이 만들어지는 순서가 있게 된다.

인슐린은 포도당을 내려줄 뿐 아니라 근육, 간 및 다른 조직의 포도당을 지방 형태로 저장하는 기능도 함께 갖고 있다. 췌장에 생리적인 시계가 있어야 이런 신진대사가 이루어지게 된다는 사실이 알려지게 된 것이다. 즉 각 기관에 장치되어 있는 시계의 중요성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필요성이 생기게 된 것이다.

신진대사 이상으로 오는 당뇨병은 ▶포도당의 생산을 맡고 있는 간의 기능과 ▶올라간 포도당을 조절해주는 인슐린을 만들어내는 췌장의 기능과 ▶인슐린 예민도에 대한 기능을 순차적으로 이루어지게 하는 몸 안의 시계장치가 제대로 작용해야만 정상적인 신진대사가 이루어지면서 당뇨병에 걸리지 않게 되는 것이다.

식사 시간과 비만증

앞으로 기준 시계(master clock)와 주변 시계(peripheral clock)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하여 좀 더 깊은 이해가 있어야 할 것이고, 이와 관련된 좀 더 광범위한 리서치의 필요성이 크게 대두되고 있다.

시계유전인자의 기능이 원활하지 않을 때 간에 지방이 축적되는 지방간으로 발전하게 된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지방간은 다음 단계의 신진대사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다른 신진대사 호르몬인 렙틴의 분비로 인하여 비만증으로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실험쥐를 통한 리서치이기는 하지만, 음식물을 섭취하는 시간이 달라지면서 발생하는 현상으로 신진대사증후군과 비슷한 모양이 되는 것이다.

동물실험 결과로 얻어진 현상이 인간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 예로 밤중에 음식물을 섭취하면 신진대사증후군이나 비만증으로 발전하게 된다. 신진대사의 진행에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서 생기는 현상인 것이다. 이것은 몸 안의 여러 기관이나 조직에 들어 있는 24시간 주기를 관장하는 시계의 역작용 때문으로 보고 있다.

스페인(Marta Garaulet)과 미국(Frank Scheer)에서 있었던 최근의 조사에 의하면, 점심식사를 하는 시간과 체중감량 사이에서 서로 간에 관계가 있음이 관찰되었다. 즉 점심식사를 좀 더 일찍 하는 사람들이 점심식사를 늦게 하는 사람들과 비교해 볼 때 체중감량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즉 식사하는 시간과 비만증 사이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에 대하여 새로운 리서치의 필요성이 생기면서 체중조절을 하는 데 새로운 방법의 필요성이 대두된 것이다.

24시간 주기의학(circadian medicine) : 상당히 생소한 용어이다. 우리 몸에 있는 24시간 주기시계에 의한 현상에 맞아 들어가는 의학이라는 뜻이다. 지금까지 있어오던 모든 의학과는 완전하게 다른 개념이다. 24시간 주기의학이 자리를 잡으려면 아직도 많은 시간과 이에 대한 좀 더 깊은 이해가 있어야 하지만, 많은 과학자들이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므로 언젠가는 24시간 주기의학이라는 새로운 의학적 장르가 생길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본다.

어떤 과학자들은 만성적으로 24시간 주기를 지키지 않아서 생기는 현상을 ‘사회적인 시차에 의한 피로감(social jet lag)’이라고 부르고 있다. 일례로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은 아침 6시에 깨어나는 것이 보통인데, 주말이 되면 9시나 10시까지 잠을 자는 것이 보통이다. 즉 일주일 사이에 3~4시간의 차이가 나는 수면생활을 하기 때문 질병(예로 체중증가)이 발생한다. 다른 모든 조건은 같지만 수면생활의 불규칙으로 오는 현상일 수 있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런 수면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4시간의 시간대를 여행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24시간 주기와 관련된 질병으로 심장질환, 위장질환, 여러 종류의 암, 신경질환, 신경변성질환 및 정신과질환도 연관이 있다는 주장을 펴는 과학자들도 있다. 24시간 주기가 전적인 원인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의 원인으로는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이는 마치 심한 우울증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볼 수 있는 현상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만성적인 시차에 의한 피로감(jet lag)은 학습능력과 기억에도 문제를 초래할 수 있으며, 뇌의 구조에도 변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까지 있다.

앞으로 24시간 주기와 관련된 정보를 질병 치료에 응용하면 환자 치료에 있어서도 획기적인 치료방안이 마련될지도 모를 일이다. <Scientific American, February 2015>

이준남  doclee729@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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