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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염 명의의 오픈 진료실] 고지혈증 약 스타틴은 기적의 약일까?의사들이 말하지 않는 스타틴의 비밀

【글 | 동의의료원 슬관절센터장 송무호 박사】

패러독스(paradox)란 말이 있다. 한글로는 역설(逆說)로 ‘언뜻 보면 참인 것처럼 보이나, 실제로는 참이 아니라 모순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뜻한다.

고지혈증 피검사를 하면 몇 가지 콜레스테롤 수치가 나오는데 그중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나쁜 콜레스테롤’이라 불리는 LDL(low density lipoprotein)이다. LDL은 동맥경화를 일으키고 심혈관질환의 주범이니 수치를 130 이하로 낮추라고 한다.

그래서 LDL 수치가 좀 높게 나오면 “위험할 수 있으니 당장 약을 먹어야 한다.”며 친절하게 스타틴(statin) 약을 처방해 주고 환자는 당연히 그 약을 복용한다. 수치를 낮추어야 한다니까. 참고로 스타틴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기 위해 쓰는 약들을 일컫는 말로, 스타틴이라 불리는 이유는 이 약들의 이름이 스타틴으로 끝나기 때문이다. 아토바스타틴, 심바스타틴, 로바스타틴 등.

그런데 최근 ‘이상지질혈증 패러독스’란 논문이 발표되면서 의학계는 일대 혼란에 빠졌다. 왜일까? 의사가 말하지 않는 고지혈증 약 스타틴에 숨은 비밀을 소개한다.

2023년 7월 발표된 ‘이상지질혈증 패러독스’란 논문에 따르면 평균 나이 60세, 약 1500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10년간 추시 관찰해 보니 LDL 수치 130 이하군이, 130 이상군보다 사망률이 약 30% 더 증가했다고 한다(그림 1 참고).

▲ [그림 1] 2023년 7월 발표된 ‘이상지질혈증 패러독스’ 논문은 LDL 수치 130 이하군이 130 이상군보.

이쯤 되면 많이 혼란스러울 것이다. 130 이하로 낮추면 좋다고 해서 고지혈증 약을 먹는데 사망률이 더 증가했다고 하면 누가 과연 수긍하겠는가?

통상적으로 알고 있던 상식과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그래서 저자들은 현재의 고지혈증 가이드라인은 현실과 맞지 않으니 엄격한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사실 이런 주장이 나온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제약회사에서 홍보한 대로 스타틴이 심혈관질환 빈도를 낮추는 데 1차 예방 효과가 있다면 미국에서 스타틴을 먹는 약 2천만 명의 복용자 중 연간 심장발작 7만 명 감소, 뇌졸중 3만 명 감소, 사망 4만 명이 감소해야 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현실에서는 오히려 심장발작 5만 명 증가, 뇌졸중 2만 명 증가, 사망 3만 명 증가의 결과를 보여 이 또한 ‘스타틴 패러독스’라 했다.

44개의 무작위 대조군 연구(randomized controlled trial, RCT)를 메타분석한 보고에서는 약을 사용하여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것이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거나 사망률을 낮추는 데 도움이 안 되었고, 이 중 6개 연구에서는 오히려 사망률을 증가시켜 ‘콜레스테롤 패러독스’라 했다.

이미 2009년 미국에서 심장 혈관이 막혀서 생긴 급성 심장발작(heart attack)으로 입원한 약 14만 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사한 결과 LDL 수치 130 이상군보다 130 이하군(특히 70~120 사이)이 더 많았다(그림 2 참고).

▲ [ 그림 2 ] LDL 수치 130 이하에서 심장발작이 더 많이 일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환자의 4분의 3이 130 이하였고, 4분의 1이 130 이상이었다. 즉 LDL 수치 130 이하에서 심장발작이 더 많이 일어난 것이다.

일본 연구에서도 LDL 수치가 낮으면 낮을수록 심장질환 등 모든 원인으로 의한 사망률이 점점 더 증가한다고 보고했고, 한국 연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LDL과 사망률에 대한 19개의 코호트 연구를 메타분석한 논문에서도 낮은 LDL 수치는 사망률을 낮추는 게 아니라 오히려 높였다.

가장 최근에 나온(2023년 6월) 서울대 연구에서도 240만 명을 약 9년간 추시한 결과 LDL 수치가 100보다 낮은 경우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가 오히려 높아지는 현상이 관찰되었다.

즉, LDL 수치를 스타틴 약을 이용하여 강제로 낮추면 건강에 좋은 게 아니라 오히려 해롭다는 말이다.

왜일까?

그 이유는 콜레스테롤이 건강의 적이 아니라 우리 몸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성분이라는 데 있다. 이러한 콜레스테롤을 억지로 수치를 낮추는 것은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현실에서는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LDL 목표치를 더 하향조정하고 있다. 한국 지질·동맥경화학회에서는 2018년 진료지침 4판에서 관상동맥질환 환자의 LDL 목표치를 70 미만으로 했었는데, 2022년 개정된 진료지침 5판에서는 LDL 목표치를 55 미만으로 권고했다.

갈수록 태산

정말 이상하지 않은가? 질병장사(Disease mongering) 개념을 알지 못하면 이 현상을 결코 이해할 수 없다.

스타틴은 의학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약으로 등재되었다. 이 약이 그렇게 효과가 좋은 약인가?

스타틴 계열 약물 중 최고의 수익을 올린 리피토(Lipitor, Atorvastatin)를 한 번 살펴보자. 2003년 리피토를 만든 제약회사 화이자의 재정적 후원으로 영국 및 북유럽의 다기관 연구결과가 <Lancet>에 발표되었다. 이 논문을 토대로 리피토는 심장발작(heart attack) 위험을 36% 감소시킬 수 있다는 광고를 만들었고, 판매 확대로 이어졌다(그림 3 참고).

▲ [그림3]

하지만 광고를 자세히 보면 36% 옆에 작은 *(asterisk)가 보이고 하단에 작은 글씨로 “That means in a large clinical study, 3% of patients taking a sugar pill or placebo had a heart attack compared to 2% of patients taking Lipitor(위약군에선 3%, 리피토군에선 2%의 심장발작이 발생했다)”라고 표시되어 있다.

응? 위약군이 3%고, 리피토군이 2%면 겨우 1% 차이인데, 도대체 36%란 수치는 어디서 나온 걸까?

해당 논문에는 3년간 리피토 투약군에서는 환자가 100명 발생, 위약군에서는 154명이 발생했다고 밝혀 차이가 꽤 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연구대상 수가 각각 5168명과 5137명이라 Percent(백분율)로 계산하면 리피토군 1.9% 환자 발생, 위약군 3% 환자 발생으로 나온다. 이 결과를 나타내는 방식은 2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일반인들이 누구나 알 수 있는 수치로, 두 군 간의 차이인 3 - 1.9 = 1.1% 로 표시하는 절대위험감소(absolute risk reduction)다. 즉 100명 당 1.1명이 약의 효과를 봤다는 말이다.

두 번째는, 상대위험감소(relative risk reduction)라는 통계학적인 수치가 있다. 이것은 두 군 간의 발생 비율을 나타내는데 3 - 1.9/3 × 100 = 36%로 나오며 실제 광고에 사용한 수치이다. 이 수치는 100명 중 36명이 효과를 봤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렇지만 일반인들은 마치 36명이 효과를 본 것처럼 인식하며 약을 복용하니 사실상 기망인 것이다(그림 4 참고).

▲ [그림 4] 이 논문에서는 상대위험감소라는 통계학적인 수치를 적용해 리피토를 복용하면 심장 발작 위험이 36% 감소한다고 밝히고 있다.

첫 번째 방법인 절대위험감소 1.1%보다 두 번째 방법인 상대위험감소 36%라는 숫자가 훨씬 크고, 광고하기 좋기에 제약회사들이 주로 사용하는 숫자다. 사망률 1.1% 감소로 환자에게 약을 권하기는 힘들지만, 사망률 36% 감소라면 환자가 약을 먹는다.

이것이 약을 광고할 때 쓰는 보편적인 방식이라 거짓말은 아니지만, 대중의 판단을 흐리게 할 수 있다. 따라서 리피토 광고는 <그림 5>와 같이 했어야 한다.

▲ [그림 5]

3년간 약을 먹어 100명 중 겨우 1명이 효과를 볼 수 있고, 나머지 99명은 아무 효과를 못 보는 약을 매일 먹겠다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

만약 여러분이 제약회사의 CEO라면 어떤 수치를 썼을까? 상대위험 36%라는 수치를 써서 약이 팔리게 하지, 절대위험 1.1% 수치를 써서 약이 잘 안 팔리게 하겠다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아니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회사의 목적은 이윤 창출이기 때문이다.

제약회사에서 약 선전 시, 약물의 효과를 나타낼 땐 상대위험을 쓰고(수치가 큼), 부작용을 나타낼 땐 절대위험 수치를 사용한다(수치가 작음). 따라서 약물의 효과를 정확히 판단하려면 상대위험과 절대위험의 의미를 반드시 알아야 한다.

Cholesterol Treatment Trialists’(CTT) Collaboration이라는 유명한 다국적 콜레스테롤 연구집단에서 스타틴의 효과를 연구한 대규모 임상시험 논문 27편을 메타분석한 결과 “LDL 수치를 40% 낮출 때마다 5년 내 심혈관질환 발생률을 21% 줄인다.”며 약의 효과가 좋다고 발표했지만, 논문 내용을 자세히 보면 절대위험 감소율이 아닌 상대위험 감소율로 말한 것이다. 스타틴의 효과를 주장하는 논문들은 대부분 이런 식이니 주의를 요한다.

이런 종류의 논문을 바탕으로 심혈관 질환 절대위험 감소율이 실제로는 연간 1~2%에 불과한 약들을 더 많이 먹여 LDL 수치를 70 이하, 심지어는 55 이하를 목표로 ‘낮으면 낮을수록 더 좋다(the lower, the better).’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이 많다는 현실이 놀랍다. 대국민 캠페인까지 할 정도로.

스타틴은 간에서 콜레스테롤이 만들어지는 경로를 차단하기에 체내 LDL 수치를 약 20~55% 정도 낮추는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약을 먹는 목적인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고 사망률을 낮추는 데 크게 기여하지는 못한다.

약을 먹는 이유는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지 피검사에 나오는 수치를 보기 좋게 낮추기 위한 게 아니다. 수치는 낮아졌지만 심혈관 질환 예방에는 크게 도움이 안 되는 약을 계속 먹어야 할까?

이런 미미한 효과의 약을 기적의 약(miracle drug)이라 주장했던 분들은 어떤 의도였을까?

제약회사의 홍보와는 달리 상반되는 결과들이 나오자 그간 사용했던 스타틴의 효과에 의문을 제기한 논문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2004년 미국 콜레스테롤 약 처방의 가이드라인을 만든 National Cholesterol Education Program(NCEP) 위원회 멤버 9명 중 8명이 제약회사로부터 막대한 재정지원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의혹은 더 가속화되었다.

하지만 한 번 정해진 가이드라인을 바꿀 수는 없었다.

각국의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데 큰 영향을 미치는 다국적 연구집단인 Cholesterol Treatment Trialists’(CTT) Collaboration에서 발표한 논문은 스타틴의 효과를 옹호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문제는 이들의 논문에 대한 제 3자 검증을 거부하고, 논문의 실제 데이터를 보여주지 않는다고 BMJ(영국의학저널)에서 비판했다. CTT Collaboration 또한 제약회사로부터 막대한 재정지원을 받는 것으로 밝혀졌다.

제약회사에서 약 매출을 올리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가이드라인을 바꾸는 것이다. 콜레스테롤 목표치를 조금만 낮추어도 엄청난 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관계자들의 대부분은 제약회사의 막대한 재정 지원을 받고 있다.

제약회사 후원 연구와는 달리, 제약회사와 무관한 대규모 연구에서는 스타틴이 심혈관질환을 효과적으로 예방하지 못한다고 보고한다 하지만 이런 보고는 많지 않다. 왜냐면 이런 연구에는 돈이 많이 들어가기에 후원자가 없으면 실행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의 가이드라인으로는 스타틴 치료가 이득이 되지 않는 환자에게도 약을 권장하는 오류가 생기기 때문에 수정이 필요하다고 세계적인 심장센터인 미국 클리브랜드 클리닉 니센 박사는 주장했다.

‘모든 약은 독’이라는 말처럼 부작용이 없는 약은 없다.

스타틴 사용자의 40~75%는 사용 시작 후 1년 안에 약을 중단하는데, 이유는 대부분 부작용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흔히 보는 부작용과는 달리 제약회사 주도의 임상시험에서는 부작용 빈도가 10% 미만으로 나온다.

왜 이렇게 다를까?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약물 임상시험을 하기 전에 1~2달 미리 약을 먹어보라고 한 다음 약속을 잘 따르는 사람들만 임상시험에 참여시키는 것이다. 이런 걸 도입기간(run-in period)이라 하는데 합법적일 뿐 아니라 용인되는 관행이다. 약을 먹다 초기에 부작용이 생겨 스스로 약 복용을 중단한 사람들은 약속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임상시험에서 다 빼버리니 최종 결과에 부작용 수치가 낮게 나올 수밖에 없다.

또 다른 방법으로 부작용 조사 항목에서 예를 들어, 가장 흔한 부작용 중 하나인 근육통에 대한 질문을 빼 버리는 것이다. 스타틴 논문 44개를 메타분석한 연구에서 단지 1개의 논문에서만 근육통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면 당연히 근육통이란 부작용 빈도는 낮게 나올 것이다.

놀랍지 않은가? 따라서 제약회사 주도의 연구 결과 해석 시는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사실 스타틴은 효과에 비해 부작용들이 너무 많다. 우리 몸에서 일어나야 할 정상적인 대사 과정을 차단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1. 스타틴은 LDL 수치를 낮추지만, 심혈관 질환 예방에 큰 효과를 기대하긴 힘들다.

2. 기존의 스타틴 연구에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있다.

3. 절대위험과 상대위험을 모르면 약의 효능을 과대평가하기 쉽다.

4. 현재 통용되는 고지혈증 치료 가이드라인은 재평가가 필요하다.

의사들은 제약회사에서 가져오는 편향된 자료를 과신하면 안 된다. 건강한 사람에게 단지 수치가 높다고 약을 쉽게 처방해서는 안 된다.

환자들도 의사에게 건강에 대한 결정권을 떠넘기는 것은 위험한 행동이다. 치료의 주체는 의사가 아니라 바로 환자 자신이기 때문이다.

2023년 11월호 칼럼에서도 밝혔듯이 콜레스테롤은 결코 약에 의지할 문제는 아니다. 콜레스테롤을 조절하기는 사실 너무나 쉽다. 동물성 식품을 끊고 식물성 식품만 먹으면 콜레스테롤 수치는 저절로 정상화된다. 콜레스테롤을 잡겠다고 약물을 먹는 것은 빈대 잡겠다고 초가삼간을 태우는 일이다.(다음번에는 스타틴의 부작용 편을 소개하겠습니다.)

송무호 박사는 무릎 인공관절 분야 정형외과 전문의다. 미국 피츠버그대학 정형외과 전임의사, 영국 옥스포드대학 인공관절센터 연수, 미국 하버드대학 MGH 병원 관절센터 연수를 거쳤으며, 2016년 세계 3대 인명사전 ‘마르퀴스 후즈후’에 등재되기도 했다. 현재 동의의료원 슬관절센터장을 맡아 진료하고 있다. 정형외과 전문의로서는 특이하게 채식을 권장하는 의사이며, 환자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채식의 유익함을 널리 알리고 있다.

송무호 박사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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