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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선의 건강제안] 젊은 층 자살률 1위 오명 벗으려면…2024년 2월호 12p
  • 박민선 편집자문위원
  • 승인 2024.02.2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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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다이제스트 |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

2022년 사망원인 순위를 보면 10~39세 연령군에서 1위는 자살입니다. OECD 평균 10만 명당 10.6명에 비해 우리나라 성인 자살률은 22.6명으로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특히 요즈음처럼 저출산이 문제가 되고 있는 시점에서 비교적 젊은 층인 10~39세의 자살률이 높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일 것입니다.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왜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일까요?

이는 우리 젊은이들을 둘러싼 주변 환경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과거 우리 부모님 세대는 태어나면서부터 조부모, 부모, 여러 형제자매에 둘러싸여 성장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부모와 생긴 갈등은 조부모로부터 받은 사랑을 통해 극복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또 함께 부딪히고 살면서 상하 관계, 형제간의 갈등 해소법을 몸으로 터득할 수 있었습니다. 당연히 학교에서도 가정에서 자연스럽게 몸에 밴 의사소통법, 갈등해소법을 적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즈음의 가족 형태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부모와 자녀 한두 명으로 구성된 핵가족이 주류를 이루면서 아이들은 항상 우리 속에 ‘나’보다는 ‘내가 우선’이라는 생각에 익숙할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또 부모들도 아이에게 거는 기대가 크고, 힘들었던 부모세대와 달리 더 잘 키우고 싶은 마음이 앞서면서 어떻게든 아이에게 가장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자 합니다. 이런 것들이 우리 아이들을 점점 더 온실 속의 화초처럼 만드는 것 같습니다.

이 같은 사회적인 변화로 인해 아이들의 성장 환경도 많이 변했습니다. 친구들과 어울려 놀면서 몸에 익혀야 할 사회성이 결여돼 있고, 마음껏 뛰어놀 시간이 부족해 몸의 활동성도 줄어들면서 마치 바쁜 생활에 찌든 어른들처럼 변해가고 있습니다.

과거 아이들은 몸으로 부딪히고, 싸워가면서 몸도 마음도 성장했습니다. 아이들은 서로 어울려 놀면서 겨루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놀이 상대와 비교를 하면서 자신을 알아가고, 자아와 자존감을 형성할 수 있었습니다. 서로 웃고 떠들면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도 하고, 중요한 것과 무시해도 되는 것들에 대한 것도 자연스레 터득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요? 몸을 부딪히고 싸워가면서 성장하는 것이 가능한가요?

대부분의 아이들은 학교에서 학원으로 쳇바퀴 돌 듯 “공부” “공부”하면서 하루하루 시들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모든 과목을 다 잘해야 하는 입시제도 하에서 부모형제와 함께 보내는 시간도 적습니다. 더군다나 모처럼의 휴식 시간에는 인터넷이나 게임을 통해 가상현실에 몰두함으로써 고민이나 감정을 털어놓고 풀 수 있는 여유도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입니다.

이 같은 현실은 우리 아이들의 정신건강에도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사회적 변화에 대한 적응장애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학습능력, 뇌의 능력뿐 아니라 함께 놀고 소통하고 몸을 움직이면서 몸과 마음의 체력을 함께 키워야 급변하는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고, 행복을 느끼는 여유도 생길 수 있습니다.

사람은 움직여야 건강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운동은 ▶신경세포의 생성 증가 ▶신경영양 인자의 발현 증가 ▶신경세포 간 연결망인 신경다발 증가 등을 통해 특히 기억의 증가, 뇌 부피의 증가를 일으킵니다.

가정과 학교에서 서로 어울려 더불어 사는 방법을 우리 아이들이 터득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함께 몸을 부딪치고 운동하는 프로그램을 좀 더 활성화함으로써 비만뿐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극단적인 생각과 감정 상태에 빠지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젊은 층의 자살률 1위를 막으려면 지금 당장 밖으로 나가 몸을 움직이게 하고, 함께 어울려 즐기는 건전한 놀이문화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급선무일 것입니다.

박민선 교수는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로 비만, 피로, 건강노화 전문의다. 대한임상건강증진학회 학술이사로도 활동 중이다. 주요 저서는 <건강 100세 따라잡기> 등이 있다.

박민선 편집자문위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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