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의 치아시크릿] 충치 치료에 아말감 대신 금인레이 정말 좋을까?

【건강다이제스트 | 예방치과 전문가 김광수 원장】

일부 상업화되고 과잉진료가 논란이 되는 오늘날 치과계에 경종을 울리고 힘들고 어려운 사람도 치과치료를 잘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이 되고자 <임플란트 함부로 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펴냈다고 밝힌 예방치과 전문가 김광수 원장!

현역에서 은퇴한 지금도 건강검진 치과의사로 살면서 치과계의 과잉진료를 질타하는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고 있는 김광수 원장의 돌직구 치아 정보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어릴 때부터 치과 문턱을 넘는 단골 이유는 충치 때문이다.

요즘은 예전만큼 충치가 별로 많지 않지만 그래도 여전히 충치는 치과 치료 영역에서 1위 증상이다.

충치가 생길 경우 예전에는 주치료가 아말감으로 때우는 식이었다. 그런데 요즘에는 아말감을 권하는 치과는 별로 없다. 아말감 충전을 되도록 기피하고, 가능한 금인레이(gold inlay) 충전을 하라고 권한다.

그 이유는 뻔하다. 보험혜택을 받는 아말감 충전은 4~5개의 충치가 있어도 10만 원 이내로 가능하지만 보험혜택을 받지 못하는 금인레이는 치아 당 40만 원 내외의 치료비가 든다. 당연히 금인레이가 대세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렇다면 많이 비싼 인레이가 아말감보다 더 좋은가?

‘아무래도 싼 아말감보다는 금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치과에서도 금인레이를 권할 때 “금이 아무래도 더 좋지요.”라고 하는 경우도 많다.

금이 과연 좋은가? 적어도 내가 알기로는, 그리고 내가 학생들에게 강의하기로는 금이 아말감보다 좋은 경우가 몇 가지 있는데, 그것은 전체의 20%를 넘지 않는다. 또한 단점도 많다. 매우 많다. 지금 말하는 금은 금-인레이 충전(gold inlay filling)을 말하며, 치아 전체를 덮어씌우는 금관(gold crown)이 아니다. 문제는 금이 더 좋다고 하면서 금으로 하지 않아도 될 곳을 모두 금으로 한다는 것이다. 환자는 모르니까.

간단히 말하면, 씹는 면 한 면이나, 크기가 작은 경우는 당연히 아말감이 좋다. 그런데 옆 치아와 접촉되는 면(인접면)의 충치에는 금 인레이가 좀 더 낫다. 금으로는 인접 치아와의 접촉(contact)을 좀 더 잘해 줄 수 있다. 그러나 아말감으로도 대부분 가능하다. 그보다 더 많이 상한 치아의 경우는 아예 모두다 씌워주는 인공치관(crown)을 해야 한다.

금 인레이의 가장 큰 단점은 입 밖에서 금 모양을 주조해서 치아에 끼우는 것이기 때문에 자기 치아를 훨씬 더 많이 깎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비싼 인레이를 구태여 할 필요가 있는가는 치과의사가 판단해야 한다.

금인레이를 필요로 하지 않는 경우에도 무조건 인레이가 좋다고 하는 풍조가 심하다. 심지어는 아예 아말감을 하지 않는 치과도 많이 늘어났다. 아말감을 해주는 치과가 드물 정도이다.

나는 충치 예방 전문가로서 예방사업을 해 왔지만, 없는 충치까지 만들어서 금으로 때우는 작금의 개원가 풍조를 보면 정말 허탈하다.

내 주위에서 친지나 친척들이 가끔 물어온다. “아이가 치과에 갔더니 충치가 여섯 개라고 해서, 원래 충치 없는 줄 알았는데 놀래서요, 어떻게 된 건지.”

이럴 경우 한 번 데리고 병원에 와 보라고 해서 검진을 해 보면 충치가 거의 없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 얘기를 하는 치과일수록 아말감은 얘기하지 않고, 금으로 때워야 하고, 몇백 만 원이 든다고 한다. 없는 충치를 때워가면서 돈벌이하는 치과가 아말감을 얘기할 리 없다. 이는 나만 겪는 일도 아니다. 동료 치과의사들도 오래전부터 겪어온 일이다. 이는 치과의사계의 치부인데, 그냥 알면서도 덮어 왔다. 지금도 많이 자행되고 있다.

사실 이 얘기는 비밀도 아니다. 공공연하게 알려진 것이다. 그리고 매우 많은 사람들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다. 결국 선량한 치과의사들까지 불신 받고, 전체 치과계가 불신 받는 것이다. 치과의원이, 병원과 의사가 이렇게 과잉진료를 하고, 돈벌이 목적으로 안 해도 되는 검사, 안 해도 되는 진료를 하고 있다는 것은 세상에 이미 잘 알려진 일이다.

내가 다른 치과의사들로부터 따돌림 받을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이런 것들을 누설(폭로)하는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 일반 국민들의 치아와 주머니를 보호하기 위함이고,

둘째, 더 이상 모든 치과의사가 국민의 불신을 받는 사태까지 가지는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예방치과 전문의사로서 ‘치과계가 이렇게 타락하면 안 된다.’라고 생각한다.

김광수 원장은 예방치과 전문가로 수십 년 동안 활동한 치과의사다. 지금은 30년간 해온 개인병원을 은퇴하고 2022년부터는 건강검진 치과의로 일하고 있다. 그는 <임플란트 함부로 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펴낸 바 있다.

김광수 원장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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