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 시크릿] 수동 칫솔질 대신 전동칫솔·구강세정기 괜찮을까?

【건강다이제스트 | 연치과의원 윤종일 원장】

하루 세 번 칫솔질은 번거로운 일이다. 아침저녁으로만 하고 점심식사 후에는 칫솔질을 건너뛰는 직장인들도 많다.

은근히 하기 싫은 일 중의 하나가 칫솔질이다 보니 보다 쉽게, 보다 간편하게 칫솔질을 해 준다는 방법에 다들 관심이 많다. 전동칫솔이나 구강세정기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렇다면 궁금하다. 보다 손쉽게 칫솔질을 해준다는 전동칫솔이나 구강세정기로 칫솔질을 대신해도 될까?

전동칫솔이나 구강세정기만으로 칫솔질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이는 결코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 구강 청결 보조 도구들은 칫솔질을 올바르게 하면서 보완적으로 사용해야만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정상적으로 칫솔질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들 도구에만 의존한다면 원하는 만큼 깨끗하게 칫솔질을 하기 어렵다.

아무리 편해도 보조수단일 뿐!

전동칫솔이나 구강세정기는 아무리 편해도 보조수단으로 활용해야지 수동 칫솔질을 대신해선 안 된다.

전동칫솔은 전기로 충전되어 칫솔 머리 부분의 진동이나 회전을 통해 직접 손으로 칫솔을 복잡하게 움직이지 않아도 입안 구석구석을 닦아주는 구강위생용품이다.

처음에 전동칫솔은 칫솔질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어린이나 장애인을 위해 개발되었다. 그래서 초창기에 출시된 제품들은 지금 나와 있는 제품들에 비해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초음파 진동과 다양한 칫솔모 회전을 통해 매우 양호한 칫솔질 결과를 보여주기도 한다. 그만큼 전동칫솔은 그 효과에 대해 좋은 연구 결과가 나올 정도로 우수성이 입증되었고, 기능도 상당히 발전했다.

그러나 입안 구조는 복잡하고 미세한 틈이 많아서 올바른 칫솔질 방법으로 직접 구석구석 닦아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전동칫솔로 칫솔질을 하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손으로 하는 칫솔질을 안 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진공청소기가 아무리 효율적이어도 사람 손으로 직접 닦는 것이 필요한 것과 마찬가지다.

전기의 힘으로 칫솔모가 회전하므로 손으로 칫솔질할 때처럼 세밀하게 힘 조절이 되지 않아 잇몸에 염증이 있거나 잇몸이 약한 경우에는 잇몸에 상처나 자극을 줄 수 있다. 간혹 전동칫솔의 결함으로 입안에서 전동칫솔이 파손되어 입안에 상처를 입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올바른 칫솔질 방법이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동칫솔에만 의존하면 입안에 있는 이물질이나 음식물 찌꺼기를 제대로 청소하기가 어렵다. 먼저 올바른 칫솔질을 익히고 전동칫솔을 보조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구강세정기도 마찬가지다. 구강세정기도 입안을 깨끗하게 청소해주는 보조 장비다. 물을 고압으로 분사하여 치아 사이에 낀 음식물 찌꺼기를 제거해주는 장비이다. 이것 역시 최근에 많이 발전해서 집에 설치해서 쓰는 것부터 휴대할 수 있는 제품까지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물의 압력도 조절할 수 있어 매우 편리하다.

구강세정기는 치아에 기구로 물리적인 힘을 주거나 약품을 쓰는 것이 아니라 물의 압력으로 세정하는 것이어서 안전한 것이 장점이다. 특히 치아 사이에 낀 이물질을 제거하는 데 효과가 크다.

그렇다고 해서 구강세정기로 수동 칫솔질을 대신해선 안 된다. 어디까지나 보조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

일례로 잇몸 질환이 있어서 치아와 잇몸 사이에 공간이 많은 경우, 임플란트 치료를 받은 후에 음식물이 자주 끼는 경우, 교정 장치가 입안에 많이 붙어 있는 교정 치료 환자에게 추천할 만하다. 이럴 때는 치실이나 치간칫솔처럼 구강세정기를 이용해서 치아 사이에 낀 이물질을 빼고 나면 개운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윤종일 박사는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치의학박사,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겸임교수로 있다. 대한안면통증구강내과학회 이사, 대한치과이식임플란트학회 이사이며 서울 용산구 치과의사회 회장이기도 하다. 현재 서울 연치과의원 원장으로 진료 중이다. <잘못된 치아관리가 내 몸을 망친다>를 출간해 올바른 치아정보를 제공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윤종일 연치과의원 원장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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