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초대석] 달리기 부상 맞춤 해결사, 남정형외과의원 남혁우 박사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러너(runner)들의 성지로 불리는 병원이 있다. 달리다가 다친 러너를 치료할 뿐 아니라 달리는 동작을 분석하여 운동 처방까지 해주는 남정형외과의원이다.

이 병원은 의사도 러너다. 달리기에 진심인 러너다. 풀코스 마라톤 60회, 철인3종경기 23회 완주, 국제 울트라마라톤 단체전 우승 경력의 정형외과 의사, 남혁우 박사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남혁우 박사는 달리기 자세부터 주법, 장비, 기술, 부상 대처법까지 총망라한 <달리기의 모든 것>이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달리기의 모든 것>은 남혁우 박사가 자신의 부상과 환자의 부상을 직접 치료하면서 터득한 달리기 부상의 원인, 부위별 효과적인 치료법, 바람직한 달리기 자세 등이 담겨 있다.

지금도 전국에 있는 수많은 길 위에서 저마다의 꿈을 가진 러너가 달리고 있다. 달리기 부상 전문가 남혁우 박사에게 부상 걱정 없이 달리는 노하우를 묻고 답을 들어봤다.

Q. 풀코스 마라톤, 울트라마라톤, 철인3종경기 등에 꾸준히 참여하시고 좋은 성적도 내셨습니다. 많은 운동 중에서 달리기를 전문으로 하게 된 동기가 궁금합니다.

남혁우 박사: 2012년, 목 디스크가 와서 목과 어깨 주변에 통증이 나타났습니다. 통증은 갈수록 심해졌고 감각 이상과 운동 신경의 부분 마비 증상도 악화되었습니다. MRI 촬영 결과 엄지손톱만 한 큰 디스크가 돌출되어 척추관을 막으면서 오른쪽 6번, 7번 경추 신경을 압박하고 있었습니다.

수술을 할지 말지 고민하던 차에 오랫동안 달리기를 즐기고 있던 형이 한번 달려보라고 권했습니다. 당시 오른손의 마비 증상과 목 주변의 통증으로 할 수 있는 운동이 두 다리를 사용하는 것뿐이라서 결국 한강변으로 나가게 됐습니다. 그렇게 달리기를 시작했고 달리기는 제 인생을 바꿔놓았습니다. 매일 출근 시간, 퇴근 시간, 점심시간에 짬을 내가며 달리고 있고 마라톤 풀코스, 철인 3종 킹코스, 울트라마라톤에 계속 도전하고 있습니다. 물론 수술 위기였던 목디스크는 잘 조절되었으며 현재 일상생활과 진료, 운동을 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Q, 의사가 직접 달리기 자세를 분석하고 교정을 해 주는 병원이라는 점이 매우 생소합니다. 병원을 찾아온 러너에게 어떤 도움을 주시나요?

남혁우 박사: 각각의 러너는 신체적인 특성과 성향, 유전자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달리기 편한 자세가 조금씩 다릅니다. 그래서 어떤 자세가 완벽하다고 정의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부상이 쉽게 생길 것으로 예상되는 달리기 자세는 찾아낼 수 있습니다. 달리기만 하면 부상이 발생하는 러너와 아무리 달려도 부상이 잘 안 생기는 러너의 달리기 자세의 차이점만 알아낸다면 그 해답을 얻어낼 수 있습니다. 저는 많은 부상군과 정상 러너의 차이를 2가지의 달리기 동작 분석 기계를 통해 분석하고 찾아내어 논문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국에서 찾아오는 환자의 달리기 부상 요인을 알아내고 달리는 동작의 교정을 통해 부상 없이 달릴 수 있는 신체의 움직임을 알려드리고 있습니다.

사실 달리기 동작을 분석해서 병적 움직임을 이해시킨 후 동작을 수정하고 보강 운동을 하도록 하는 일은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 작업입니다. 하지만 저도 달리기를 즐기는 러너로서 신체의 불균형이나 자세 문제가 있을 때 같은 부상을 경험했고 부상으로 달리기를 못할 때의 심적인 고통을 너무 잘 이해하기 때문에 이러한 진료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 달리기 동작 분석 기계를 도입한 남혁우 박사는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는 러너들에게 부상을 최소화하는 달리기 동작을 조언해 주고 있다.

Q. 달리기를 하면 건강에 어떤 도움을 주나요?

남혁우 박사: 달리기가 주는 건강 선물은 다양합니다.

첫째, 체중 감량에 달리기보다 좋은 운동은 없습니다. 아주 빠르게 달리면 운동이 끝난 후에도 에너지를 또 사용합니다. 이를 애프터 번이라고 하는데 운동이 끝난 뒤에도 운동을 하고 있을 때처럼 열량이 계속 필요한 상태를 말합니다.

둘째, 심폐 기능이 좋아집니다. 달리면 심장 출력이 좋아지고 많은 양의 피를 전신으로 공급할 수 있습니다. 혈관 근육이 발달하고, 폐 조직 또한 폐의 용적과 모세혈관을 늘려가고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교환 효율을 높입니다.

셋째, 척추를 단련합니다. 달리기를 통해 적절한 압력이 척추에 가해지면 허리 인대, 근육, 디스크 조직이 강화됩니다.

넷째, 노화를 예방하고 면역력을 높입니다. 달리기를 하면 혈액순환이 잘되고 체온이 올라가서 면역력이 올라가 우리 몸을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습니다.

다섯째, 치매를 예방합니다. 뇌세포의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신경 재생과 신경세포의 활동을 촉진합니다.

Q. 달리기할 때 부상을 입지 않으려면 어떤 점을 가장 주의해야 할까요?

남혁우 박사: 달리기 부상의 가장 큰 원인은 반복되는 과부하와 급격한 변화 그리고 신체의 전후좌우 불균형입니다.

먼저 과부하로 인한 부상 같으면 몸이 받는 부하의 총량을 줄이거나 부하를 버틸 수 있는 몸을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최근 하루에 달리는 거리가 늘어나지는 않았는지, 주당 달리는 누적거리가 증가하지는 않았는지, 주말에 장거리 러닝을 하지 않았는지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하체의 근력 강화와 밸런스 운동은 달리기의 부하를 잘 견딜 수 있게 도와줍니다.

다음으로는 최근 달리기에 급격한 변화가 있었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착지 방법이 달라지면 그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근육, 인대에 무리가 갈 수 있습니다. 신발의 구조, 달리는 지면의 높낮이, 방향성, 달리는 속도 역시 한 번에 급격하게 변화를 주면 부상 위험이 커집니다.

마지막으로 신체의 전후좌우 밸런스가 무너지지 않았는지 확인합니다. 앞이나 뒤로 무게 중심이 쏠려 있거나 한쪽 발에 체중 부하를 더 많이 싣는다면 무리가 쉽게 갑니다. 자신이 달리는 모습을 측면이나 후면에서 촬영하여 지면에 거의 수직이 되는 척추 자세를 유지하고 좌우의 균형이 조화로운지 확인해야 합니다. 달릴 때 척추가 너무 앞쪽으로 쏠리게 되면 고관절, 무릎, 발목의 각도가 변하면서 부상의 위험이 커지게 됩니다.

Q. 달리기를 하면 무릎 관절에 좋지 않을까 봐 못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달리기를 할 때 무릎 관절을 보호하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습니까?

남혁우 박사: 실제로 처음 달리기를 시작하면 무릎 주변이 아픈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무릎 통증은 그동안 달리지 않았기 때문에 몸이 아직 적응이 안 되어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근육의 사용법, 근력과 유연성 강화법, 달리는 방법을 순차적으로 터득하면 달리기와 연관된 무릎 통증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무리하게 커진 보폭이나 지면에서 너무 높이 뛰며 달리는 자세는 무릎에 충격을 가중시킵니다. 착지를 사뿐하게 한다는 이미지를 머릿속에 넣어야 합니다. 무릎을 니킥(Knee Kick)을 하듯이 들어 올리는 이미지도 좋고 발을 사뿐히 원을 그리며 구르는 이미지도 좋습니다. 무릎을 보호하려면 착지 때 최대한 다리의 충격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Q. 달리기를 할 때 어떤 점을 가장 우선으로 고려해야 오래오래 건강하게 달릴 수 있을까요?

남혁우 박사: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부상 없는 달리기 자세를 잘 숙지하고 과사용을 줄이며 급격한 변화를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달리기를 잘하고 싶은 마음에 매일 달리기만 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달리기를 하면 체중 감량에 효과가 있지만 근육량이 줄어들기도 합니다. 따라서 하체의 근육량 유지를 위해 스쿼트, 런지, 힙쓰러스트같은 운동으로 하체 근력을 꾸준히 단련해야 합니다. 또한 기록에 대한 과도한 욕심을 버리고 하나의 대회에 모든 열정을 쏟아 붓는 일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인생은 한 번이지만 좋은 대회는 계속 있습니다.

달리기를 시작하기 좋은 계절, 가을이 왔다. ‘달리기를 하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지 않을까?’ ‘며칠 달리다가 관두고 싶으면 어떡하지?’라고 망설일 시간에 일단 100m라도 시원한 바람을 가르며 달려보자. 이 땅의 많은 러너가 그렇게 달리기라는 ‘인생 운동’을 찾았고, 달리기와 함께 삶의 완주를 향해 가고 있다.

정유경 기자 kunkang1983@naver.com

#남정형외과의원 #남혁우 #건강다이제스트

트윗하기

정유경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