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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암시리즈] '중입자 치료' 효능에서 한계까지2023년 10월호 54p
  • 김진목 파인힐병원 병원장
  • 승인 2023.10.20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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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다이제스트 | 파인힐병원 김진목 병원장(부산대병원 통합의학센터 진료교수 역임)】

【사진 | 연세의료원 제공】

국내 대학병원인 연세의료원에서 ‘중입자 치료기’의 가동을 시작했다. 일본 도시바社의 중입자 치료기로 알려졌으며, 전 세계에서 16번째로 도입한 병원이 됐다. 이로써 국내에서도 본격적인 중입자 치료가 시작되었다.

암의 명사수라 불리는 중입자 치료, 그 효능에서 한계까지 알아두자.

▲ 회전형 치료실

중입자 치료기는 현존하는 가장 우수한 암 치료 장비로 평가된다. 중입자(탄소 원자)를 빛의 70% 속도로 가속해 환자의 암 조직에 쏜다. 중입자는 암 조직에 닿는 순간 방사선 에너지를 방출해 암세포의 유전자(DNA)를 파괴하고 암 조직만 사멸시킨다. 양성자보다 질량이 12배 정도 무거워 암세포 사멸률은 양성자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치료 기간도 짧다. 기존 방사선이나 양성자 치료는 평균 30회의 치료를 받지만 중입자 치료는 12회에 불과하다.

기존 방사선 치료의 경우 치료 기간이 5~7주인 반면, 중입자 치료는 초기 폐암은 1회, 간암 2회, 가장 치료 기간이 긴 전립선암이나 두경부암은 3주 이내에 치료가 끝난다.

세계적 과학학술지 <네이처(Nature)>는 중입자 치료기를 ‘암 명사수(Sharp Shooters)’라고 평가했을 정도다.

중입자 치료기는 암 명사수…왜?

1994년부터 중입자 치료를 시작한 일본 방사선의학 종합연구소(NIRS)가 주요 의학학술지에 발표한 보고에 따르면, 수술이 가능한 췌장암 환자에게 수술 전 중입자 치료를 시행한 결과 5년 생존율이 20% 이하에서 53%까지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술이 불가능한 췌장암 환자의 경우 항암제와 중입자 치료를 병행할 경우 2년 생존율이 10% 미만에서 66%까지 향상된 것으로 보고됐다.

중입자 치료에 쓰이는 탄소이온은 양성자의 수소이온보다 12배 무거워 가속했을 때 에너지가 훨씬 커진다. 암세포 DNA 파괴 규모가 X-선이나 양성자보다 2.5~3배가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 피부를 뚫고 들어가 암이 있는 목표 지점에서 최대의 에너지를 방출해 정상 조직의 손상은 최소화한다. X-선이 피부 조직부터 손상시키면서 암세포로 침투하는 것과는 다르다.(<그림1>참조)

<그림 2>를 보면 알 수 있다. 왼쪽 끝이 피부이고, 오른쪽 끝이 반대쪽 피부로 생각하면 된다. X선은 피부를 통과하는 시점에 가장 강력하고 암에 이르기 전에 용량이 크기 때문에 암 앞쪽 정상조직에 대한 손상이 크다. 암에 도착할 즈음에는 그 용량이 반밖에 되지 않으며, 암을 지나고 나서도 활성이 남아 있기 때문에 암 뒤쪽의 정상조직에도 방사선에 의한 손상을 주게 된다.

하지만 중입자는 암에 도달하기 전에는 아주 약한 용량으로 지나가기 때문에 암 앞쪽의 정상조직에 대한 손상이 거의 없다가 암에 도달했을 때 최대 활성이 되고, 암을 빠져 나올 때에는 용량이 제로가 되기 때문에 암 뒤쪽 정상조직에는 손상이 없다는 것이 이 ‘브래그 피크’로 이해된다.

연세의료원에 도입된 중입자 치료기는 세계 최초로 두 개의 회전 갠트리 치료실과 한 개의 고정식 치료실로 조성됐다.

기존 중입자 치료기는 환자가 누워있는 테이블을 중입자 치료기에 맞춰 움직여 치료했으나, 회전 갠트리 시설은 360도 회전해 모든 각도에서 중입자를 조사한다.

이는 환자의 불편을 크게 줄이고 치료 시간도 단축할 뿐 아니라 정교한 자세를 유지할 수 있어 정상 장기에 조사되는 방사선량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치료 후 부작용도 대폭 줄어든다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여기에는 도시바의 실시간 영상유도 중입자 치료와 초고속·고정밀 에너지 조절시스템, 초고속 3D 리스캐닝 치료기술 등 첨단 기술도 적용된다.

중입자 치료기는 입자를 가속시키는 장비인 ‘싱크로트론’과 치료 장비인 ‘회전 갠트리’로 구성되어 있는데, 싱크로트론은 가로 20m에 높이가 1m에 달한다.

회전 갠트리는 무게 200톤에 길이가 9m로 기술력이 좋을수록 크기가 작아진다. 두 장비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대규모의 공간이 필요하며, 두께가 약 2m에 이르는 차폐벽으로 시설을 구획해야 하는 대형 정밀 장비다.

그동안 국내 일부 암 환자들은 국내에 중입자 치료기가 없어서 중입자 치료기가 있는 일본과 독일 등으로 원정 치료를 다녔는데, 원정 치료에 드는 비용이 상당했다. 항공료, 체류비 등을 포함해 약 8000만 원~1억 원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로커를 통해 환자 측이 개별적으로 원정 치료를 가기 때문에 공식적인 통계는 없으나 작년 한 해 동안 26명 이상이 일본으로 원정 치료를 받으러 간 것으로 알려진다.

연세의료원이 도입한 중입자 치료기는 고정형 1대와 회전형 2대다.

▲ 중입자 치료기

회전형은 360도 회전하며 중입자를 조사하기 때문에 어느 방향에서든 환자 암세포에 집중 조사가 가능하다. 집중 조사가 가능해지면서 평균 치료 횟수도 줄일 수 있다. 중입자의 치료 횟수는 평균 12회로 X-선, 양성자 치료의 절반 수준이다.

환자 한 명당 치료 시간은 2분 정도에 불과하지만, 준비 과정에 시간이 소요돼 치료기 3대에서 하루 동안 약 50여 명의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치료 후에 환자가 느끼는 통증은 거의 없어 바로 귀가가 가능하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중입자 치료가 가능한 암은 혈액암을 제외한 모든 고형암이 포함된다. 연세의료원 측은 “3대 난치암으로 꼽히는 췌장암, 폐암, 간암의 생존율도 2배 이상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연세의료원에서 중입자 치료를 받은 전립선암 환자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고통이 없고, 편안하고 불편 증상이 거의 없다며 치료 후기를 밝히기도 했다.

중입자 치료는 암세포만 초정밀 타격할 수 있어서 주변의 정상세포에는 영향이 미미하다. 그만큼 부작용이 적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종양에만 집중해서 에너지를 발산하고 그 뒤에는 에너지가 없기 때문에 정상조직에 대한 부작용이 적다고 할 수 있다. 암세포를 타격하는 생물학적 효과는 기존 방사선 치료인 X선과 비교해 양성자 치료가 1.2배, 중입자 치료는 2~3배로 효과가 훨씬 클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중입자 치료는 모든 고형암에 사용할 수 있지만 특히 전립선암에 우선 적용하고 있으며, 이후 난치성 암인 췌장암, 간암, 폐암 치료에 사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 중입자 치료 대상 암종

중입자 치료의 장점 VS 단점

국내에서도 중입자 치료가 본격 개시된 시점에서 우리가 알고 있어야 할 것은 중입자 치료에 대한 올바른 정보일 것이다. 중입자 치료의 장점과 단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중입자 치료의 장점

첫째, 부작용이 적은 치료법이다.

암 치료를 오랜 기간 하다 보면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다. 온몸 구석구석의 정상 조직에도 영향을 미쳐 각종 후유증을 유발한다.

중입자선은 몸속에 들어가면 암 조직에서 방사량이 최대가 된다. 쉽게 말해 에너지를 조절해 암세포가 있는 부분에서 입자가 멈추도록 조정해서 정상세포에는 큰 영향이 없어 부작용이 적다.

둘째, 치료 기간이 짧다.

일반적인 방사선 치료의 경우 평균 25차례 치료가 시행되는 편이다. 그 과정은 힘들고 고통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중입자 치료의 경우 평균 12차례의 치료를 하게 된다. 환자들에게 큰 편의성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대부분의 암종에 적용 가능한 치료법이다.

중입자 치료를 통해 방사선, 수술 등 기존의 의학기술로 치료가 어려웠던 암종을 치료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점점 치료 가능한 암종을 넓히는 연구가 꾸준히 진행 중이다.

중입자 치료의 단점

중입자 치료기의 등장으로 암 치료에도 새로운 포문이 열린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중입자 치료의 단점으로 꼽을 수 있는 사항은 크게 3가지다.

첫째, 치료의 한계가 있다.

‘꿈의 암 치료기’라고 해서 모든 암종에 가능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수술이 가능하거나 방사선 치료가 가능한 암에만 치료가 가능하다. 방사선 치료가 불가능한 진행암에서는 일반 방사선 치료가 불가능한 것과 마찬가지로 중입자 치료도, 양성자 치료도 적용할 수가 없다.

둘째, 비용이 비싸다.

아직 건강보험 적용까지는 요원하여 비보험인데, 한 번 시술에 5천만 원 정도가 들어 비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물론 치료비에 왕복 비행기 요금과 체류비에 브로커 수수료까지 더해서 거의 1억 원을 호가하던 외국에서의 치료보다는 현저히 절감되긴 하지만 여전히 비싼 비용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셋째, 예약의 어려움이 있다.

이제 막 시작 단계다 보니 예약이 어려운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하지만 2025년에는 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동남권원자력의학원, 2026년에는 제주에서도 중입자 치료가 가능해질 전망이어서 치료가 훨씬 편리해질 전망이다.

비싼 비용에 가로막혀 누구나 치료를 받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중입자 치료기의 국내 도입은 암 치료에서 한 발 더 진전된 행보를 내딛은 것으로 보인다.

모든 암 종양을 죽일 수 있는 표적화학요법 약물도 미국에서 개발돼 임상1상 시험 단계에 진입했다는 보도도 있는 만큼 암 정복도 그리 먼 일은 아닐 것이다.

김진목 박사는 의학박사, 신경외과 전문의로 부산대병원 통합의학센터 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파인힐병원 병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사)대한통합암학회 이사장, 마르퀴스후즈후 평생 공로상, 대한민국 숨은명의50에 선정되기도 했다. 주요 저서는 <통합암치료 쉽게 이해하기> <약이 필요없다> <위험한 의학 현명한 치료> 등이 있다.

김진목 파인힐병원 병원장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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