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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과 이브사이] 이기적인 배우자와 이혼하고 싶을 때…부부 솔루션2023년 8월호 88p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 김숙기 원장】

배우자가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면 처음에는 서운한 마음이 먼저 든다. 서운한 마음이 차곡차곡 쌓여 분노로 바뀔 무렵부터는 이기적인 모습을 볼 때마다 배신감, 복수심, 좌절감 등이 솟구친다. 그러다 보면 배우자의 행동 하나하나, 대화 하나하나가 부정적으로 보이고 결국 자연스럽게 두 가지 선택지 앞에 선다. ‘계속 참고 살아야 할까, 말아야 할까.’

분명한 사실은 계속 참고 살면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는 점이다. 자기밖에 모르는 배우자의 모습에 실망하고 원망하는 일이 일상이 되어버렸다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이기적인 배우자와의 관계를 개선하는 법을 알아본다.

CASE 1. 복수심에 불타는 아내 이야기

경선 씨(가명)는 남편이 보낸 메시지를 보고 할 말을 잃었다. 금요일이니까 퇴근하고 밤낚시를 가서 내일 들어온다는 메시지였다. 내일은 남편의 이종사촌 결혼식 날이라서 낚시를 가면 안 된다고 했더니 대신 가달라는 답장이 왔다. 헛웃음이 나왔다.

남편은 몇 년째 낚시에 빠져 살고 있다. 낚시를 하는 시간이 집에 있는 시간보다 훨씬 길다. 당연히 가사, 육아를 하고 양가 집안을 챙기는 일은 세 아이를 키우며 직장을 다니는 경선 씨의 몫이었다.

낚시 때문에 크게 싸운 것도 여러 번이었다. 남편은 경선 씨가 몸살이 나서 누워있을 때도, 아이가 아플 때도 낚시를 갔다. 자신이 집에 있다고 해서 병이 낫는 게 아니니까 예정대로 낚시를 간다고 했다.

경선 씨는 내일 결혼식에 안 가기로 결심했다. 휴대전화의 전원을 끄고 아이들과 함께 친정에 가서 주말을 보내고 올 예정이다. 아마 시어머니는 남편이 결혼식에 올 때까지 줄기차게 전화할 것이다. 후폭풍이 두렵긴 하지만 낚시를 못하고 결혼식에 갈 남편을 생각하니 너무 통쾌했다.

CASE 2. 가족여행을 거부한 남편 이야기

영국 씨(가명)는 아내에게 여름휴가를 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세 자매 중 장녀인 아내와 처제들은 유난히 사이가 좋아서 결혼하고도 매년 여름휴가를 같이 간다. 장인어른, 장모님까지 합하면 무려 14명이나 된다. 솔직히 여행 내내 불편하다.

아내는 여행 날짜를 통보하면서 그날 여름휴가를 내라고 했다. 그런데 하필 회사의 중요한 일정과 겹쳤다. 영국 씨가 챙겨야 할 일이 많아서 도저히 휴가를 낼 수 없었다. 아내에게 말했더니 짜증부터 확 냈다. 겨우 맞춰서 잡은 날짜인데 이번에만 휴가를 내면 안 되느냐고 우겼다.

아내는 늘 이런 식이었다. 자기 마음대로 결정해 놓고 배려를 해주길 바랐다. 상명하복처럼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길 원하는 적이 많았다. 안 해주면 이기적인 사람으로 몰아가곤 했다.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기 싫었다. 제멋대로인 성격을 고쳐보고 싶었다. 아내에게 이번 여름휴가는 아이들만 데리고 다녀오라고 했다. 아내가 속사포처럼 불만을 쏟아내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오랜만에 혼자만의 자유를 누릴 생각을 하니 오히려 잘됐다 싶었다.

당신의 배우자가 이기적으로 변하는 이유

결혼은 ‘일관성의 무덤’이다. 다들 말한다. 배우자가 결혼한 후로 바뀌었다고. 애 낳고 바뀌고, 나이를 먹더니 바뀌고, 좀 살만하니 바뀌고, 잘해주니까 바뀌었다고 한다. 기왕이면 좋은 쪽으로 바뀌면 좋겠지만 대부분 자기밖에 모르는 쪽으로 바뀌었다고 푸념한다.

연애할 때, 혹은 결혼 초반에는 상대를 위하는 마음이 크다. 아직 사랑의 감정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면 성격, 사고방식, 가치관, 생활방식 등의 차이로 인해 갈등이 생기면서 ‘힘겨루기’가 시작된다. 남편은 남편대로, 아내는 아내대로 자기에게 익숙한 방법이 맞다고 주장하게 된다.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 김숙기 원장은 “자기 생각이 맞고 배우자의 생각은 틀린 것으로 생각이 굳어지면 배우자를 부정적인 관점으로 보게 되고 그때부터 감정의 골이 깊어진다.”고 말한다. 이 시점이 배려심이 증발하는 터닝포인트다. 배려심과 배려하는 행동이 저절로 우러나오지 않는다. 서로 배우자가 이기적으로 변했다고 느끼게 된다.

이기적인 말과 행동은 배우자에게 큰 상처를 준다. 속았다는 생각, 결혼을 잘못했다는 생각으로 이어진다. 결정적으로 자기밖에 모르는 모습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확신하게 만든다.

상황별 이기적인 배우자 대처법

배우자가 자기중심적으로 행동할 때마다 이기적이라고 비난하고 화를 내면 부부싸움 횟수만 늘어날 뿐이다. 이때는 배우자로 인해 상처받은 마음을 전달하고 개선점을 공유한 후 실천하는 것이 좋다. 상황별로 배우자의 이기적인 행동에 대처하는 법을 소개한다.

CASE 1. 자신의 몸, 휴식만 끔찍이 생각하는 배우자라면?

가사, 육아 등의 역할 분담을 분명하게 하는 게 좋다. 대화를 통해 역할이 정해지면 분담표를 만들고 각자 자기 역할에 충실하도록 합의한다. 잘 이행했을 때는 ○표, 못했을 때는 ×표로 표시하면 책임감이 더 커질 수 있다. 김숙기 원장은 “역할 분담은 업무 분담이 아닌 협동의 개념으로 접근하고 두 사람이 충분히 상의해서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CASE 2. 성생활에 이기적인 배우자라면?

성생활은 예민한 부분이기 때문에 배우자가 조금만 이기적이어도 상처받기 쉽다. 성생활에서 이기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비난보다는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나-전달법(나를 주어로 해서 자기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해 본다. ‘나는 요즘 잠자리에서 사랑받는다는 느낌이 안 들어.’ ‘나만 안달 난 사람 같아서 자존심이 좀 상하네.’와 같이 배우자의 행동이 아닌 자신의 감정부터 전달한다.

CASE 3. 나의 원가족에게만 이기적인 배우자라면?

양가 부모님 용돈, 집안 행사 비용, 집안 행사 참가 범위 등은 미리 부부가 원칙을 정해 놓는 것이 좋다. 배우자 몰래 자신의 원가족에게만 경제적인 지원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로 인해 신뢰가 깨졌다는 부부가 많다. 깨진 신뢰는 쉽게 회복되지 않으므로 반드시 미리 양해를 구해야 한다.

또한 자신의 원가족을 대하는 배우자의 태도가 갑자기 달라졌다면 그 이유를 물어보는 것이 좋다. 원가족에게 상처를 받아서 태도가 바뀌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CASE 4. 나의 취향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배우자라면?

식당 메뉴, 여행 장소 등을 매번 자기 위주로 선택하는 배우자가 더러 있다. 그럴 경우 서운함이 든다. 김숙기 원장은 “그럴 때마다 서운함을 이야기해서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게 해줘야 한다.”고 조언한다. 취향이 완전히 다르다면 번갈아 가며 서로를 배려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아무거나 상관없다.’는 배우자의 말을 ‘내가 싫어하는 것을 선택해도 상관없다.’는 말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취향을 존중받고 싶다면 배우자의 취향도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

CASE 5. 중요한 결정을 자기 마음대로 하는 배우자라면?

가족에게 중요한 일을 배우자가 독단적으로 결정하면 부부 관계는 급속도로 나빠진다. 어떤 핑계를 대도 무시당했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이때는 단호함이 필요하다. 참지 말고 침착하게 대응한다. 일방적인 통보를 받아서 상처받은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앞으로는 함께 결정하자고 요청한다.

나만 참으면 된다는 생각은 ‘시한폭탄’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고 한다. 이기적인 마음도 어차피 바뀌지 않을 테니까 그냥 참고 산다고 한다. 이유는 하나다.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런 평화는 오래 가지 않는다.

김숙기 원장은 “함께 살아가는 관계적인 측면에서 배우자의 독단적인 사고나 행동을 계속 용납해서는 안 된다.”며 “참고 견디다가 결국 곪았던 감정이 터지면 수습할 수 없는 지경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당신은 이기적이고 나는 이타적이다.’식의 대화가 아닌 배우자의 이기적인 행동이 자신의 감정과 가정의 분위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충분히 표현해야 한다. 부부 생활을 유지하려면

상대의 생각을 들어보고 함께 맞춰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배우자와 공유해야 한다.
한편, 그동안 꾸준히 대화를 시도하고 부부 상담과 같은 노력을 해보았지만 이기적인 태도가 전혀 바뀌지 않는다면 냉정하게 결단해야 할 수도 있다.

김숙기 원장은 “배우자가 심각하게 이기적이어서 계속 큰 상처를 받고 자녀까지 힘들어하는 등 개선의 여지가 없다면 이혼도 고려해야 한다.”며 “이것이 나머지 가정이라도 지키는 법”이라고 말한다.

김숙기 원장은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에서 부부 불화와 가족 갈등을 전문으로 상담한다. 숭실대학교 교육대학원 겸임교수이며 KBS 사랑과 전쟁, KBS 아침마당, EBS 부모 등 다양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가족 갈등 솔루션을 제공했다. 마음콘서트 ‘괜찮아 괜찮아’에서 전문가 진행을 맡기도 했다.

정유경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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