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의 10명 중 한 명은 경험한다는 '산후 우울증' 전문의의 도움으로 극복할 수 있어

▲ 성모연정신건강의학과 조현식 원장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2021년 산후조리 실태조사에 따르면 출산 후 우울감을 경험한 비율은 52.6%로 절반이 넘는 산모들이 우울감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8년의 조사와 비교했을 때 2.3% 증가한 수치로 지난 5년간 우울감을 느끼는 산모들이 늘어난 상황이다.

산후 우울증은 출산 후 4주에서 6주 사이, 즉 산욕기 동안 우울한 기분, 심한 불안감, 불면, 과도한 체중 변화, 의욕 저하, 집중력 저하, 자기 자신에 대한 가치 없음 또는 죄책감을 경험하며, 심한 경우 자살이나 죽음에 대한 생각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질환이다.

산후 우울증이 나타나는 원인에 대해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지만 산후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등의 갑작스러운 호르몬 변화와 출산 및 육아 스트레스가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산후 우울감은 우울증보다 가벼운 질환으로, 출산 직후 감정 기복이나 우울감 또는 무기력감을 겪는 것이다. 해당 증상은 2주정도 지속되며, 일정 기간이 넘어가게 되면 우울증이라고 한다. 초기에 질환을 방치하게 되면 1년 이상 증상이 지속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출산을 경험한 여성들에게 나타날 수 있는 산후 우울감은 자연스러운 증상이다. 다만 사람에 따라 증상이 나타나도 비교적 조용히 지나가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의 산모도 있다. 무엇보다 산후 우울증 증상이 있음에도 아이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막연한 걱정으로 약물 처방을 꺼려 조기 치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자칫 치료 시기를 놓쳐 증상이 악화되면 오히려 부정적인 상황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 경미한 증상이라도 지속되는 경우 의료기관을 찾아 원인에 맞는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산후 우울증을 경험하는 산모들의 대부분은 상담 및 관리를 통해 증상이 호전된다. 다만 본인 스스로 제어가 잘 안 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증상이 있을 시 입원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아무리 경미한 증상이라도 산후 우울증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 초기부터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양육자의 우울한 증상이 지속될 시 아이를 제대로 돌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성장 발달과 양육자와 아이 사이의 관계 형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스로 마음만 잘 먹으면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여 증상을 방치하게 된다. 하지만 우울증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시 오히려 빠르게 악화될 수 있으며 원치 않은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 의료진의 도움을 받는 것을 권한다. [글 | 성모연정신건강의학과 조현식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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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식 원장은 가톨릭의과대학 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임의를 역임했으며 현재 카톨릭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외래 교수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회원, 한국중독정신의학회, 대한청소년 정신의학회 평생회원이다.

조현식 성모연정신건강의학과 원장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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