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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일의 건강제안] 방귀 냄새가 고약하면 병일까요?2023년 8월호 10p

【건강다이제스트 | 비에비스나무병원 민영일 대표원장】

방귀란 직장 부위에 고여 있다가 항문 괄약근이 이완되면서 배출되는 가스를 말합니다. 그런데 방귀 냄새가 심하면 장 건강에 문제가 있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방귀와 관련한 팩트 체크입니다.

Q. 방귀 냄새 심한데 문제일까요?

A: 방귀는 크게 두 가지 경로로 만들어집니다. 우리가 알게 모르게 마시는 공기가 위장, 소장, 대장을 거치면서 방귀로 만들어지기도 하고, 소화가 되지 않은 음식물 찌꺼기가 대장 내의 세균에 의해 분해되면서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생긴 방귀의 주요 성분은 질소, 수소, 이산화탄소, 산소, 메탄 등입니다. 이들은 실제로 냄새가 없습니다. 방귀에서 냄새가 나는 이유는 방귀 속에 포함된 지방산과 유황가스 때문입니다.

지방산과 유황가스는 지방이나 단백질이 장내 세균에 의해서 분해되면서 생깁니다. 즉, 먹는 음식물 중 채소가 많으면 많을수록 방귀 냄새가 적게 나고, 기름진 고기 성분이 많을수록 방귀 냄새가 많이 나는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가스를 만들어내는 장내 세균의 숫자가 많을수록 냄새가 많이 날 수 있습니다.

항문에 바로 인접해 있는 직장에 대변이 차있는 상태에서 방귀를 배출하는 경우에도 방귀 냄새가 지독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과식이나 소화불량 등으로 인해 충분히 소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에도 방귀 냄새가 많이 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독한 방귀 냄새는 4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첫째, 먹는 음식이 기름질수록 방귀 냄새가 심합니다.

둘째, 가스를 배출하는 장내 세균의 수가 많을수록 방귀 냄새가 심합니다.

셋째, 변비 또는 피치 못할 사정으로 시원하게 대변을 보지 못한 경우일수록 방귀 냄새가 심합니다.

넷째, 소화가 잘 안 된 상태일수록 방귀 냄새가 심합니다.

그러므로 방귀 냄새가 좀 고약하다고 해서 실제로 걱정할 일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Q. 방귀를 자주 뀌어도 문제일까요?

A. 방귀를 자주 뀌고 방귀 가스 양이 많다며 장 건강을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방귀 가스의 양은 장 건강이 아닌 섭취한 음식의 종류와 관련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콩류, 유제품, 감자, 밀, 빵의 효모 등은 가스를 많이 만들어냅니다. 채소 중에는 양배추류(브로콜리, 콜리플라워, 양배추) 또는 매운맛이 나는 양파, 마늘, 파 등이 가스를 많이 만들어냅니다. 탄산음료에 있는 탄산 또한 방귀로 그대로 배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방귀 가스의 양이 지나치게 많아서 속이 불편하게 느껴진다면 이러한 음식을 먼저 제한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Q. 방귀를 참으면 몸에 안 좋나요?

A. 방귀를 참으면 몸에 안 좋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방귀를 참는다고 해도 결국은 수면 중에 항문 괄약근이 느슨해지면 자기도 모르게 저절로 나오게 됩니다. 또 대변을 볼 때 같이 나오게 되므로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방귀를 참아도 참아지지 않고 의지대로 조절할 수 없는 상태가 한 달 이상 지속되는 경우에는 변실금을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변실금이란 항문 괄약근에 문제가 있어 대변이나 방귀를 조절하지 못하는 질환입니다. 적어도 한 달 이상의 기간 동안 반복적으로 된변, 무른변, 방귀 등이 조절되지 않고 나오면 변실금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변실금을 일으키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분만, 직장 및 항문수술, 외상 등으로 인한 괄약근 손상이 가장 많습니다. 유병률은 0.1~ 5%로 알려져 있지만, 전문의들은 이보다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변실금은 비수술적 치료를 우선으로 하지만, 비수술적 치료로 효과가 없으면 수술을 고려해야 합니다. 변실금 환자의 경우 수치심이나 부끄러움 때문에 병원을 찾지 않아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은데, 증상이 지속되면 괄약근 기능이 악화될 가능성이 커지므로 바로 병원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장 건강의 가늠자는 대변 상태

장 건강이 걱정된다면 방귀의 냄새나 양이 아니라 자신의 대변 상태를 살펴야 합니다. 특히 최근 변이 묽어지지는 않았는지, 반대로 변비 증상이 생기지는 않았는지, 피가 묻어 나오지는 않는지 등을 체크해 보아야 합니다.

이들 증상은 대장암의 가능성을 시사하는 경고 증상입니다. 대장암은 우리의 식생활과 생활방식이 서구화되면서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전문의들은 육류나 기름진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서구식 식생활이 대장암 발병률을 높인다고 지적합니다.

육류 위주의 식생활을 하다 보면 대변이 장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길어지게 되고, 담즙산 등 독성물질의 분비가 촉진돼 장 점막 세포가 손상을 입는 것입니다. 담즙산은 대장 점막에 발암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대장암을 예방하고 대장을 건강하게 지키기 위해서는 ▶기름진 음식의 과다 섭취를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으로 정상 체중을 유지하고 ▶섬유질이 많은 정제하지 않은 곡류,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듬뿍 섭취하여 대장 내의 발암물질을 희석시키고 유해물질을 배설시키도록 해야 합니다. 물론 정기적인 검사도 중요합니다.

민영일 대표원장은 국내 최초로 전자 내시경을 시술하고 전파한 주인공이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센터장, 서울아산병원 검진센터 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비에비스 나무병원에서 위장관질환, 복통, 염증성 장질환 등을 전문으로 진료하고 있다.

민영일 원장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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