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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일의 오픈진료실] 찔끔찔끔 변실금 “어떡해요?”

【건강다이제스트 | 비에비스나무병원 민영일 대표원장】

얼마 전 50대 후반의 전업주부가 진료실을 찾아왔습니다. 몇 년 전부터 나오는 변을 조절하지 못해 가족들 몰래 변이 묻은 속옷빨래를 해야 했던 그녀가 최근에는 기저귀까지 차야 하는 상태가 되었다고 했습니다.

기저귀를 차니 변이 옷에 묻어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줄었지만 혹시 자신의 몸에서 냄새가 나지는 않을까 늘 노심초사하고, 하루 종일 화장실을 들락날락거리며 기저귀를 가는 것도 이제는 지쳤다고 했습니다.

이 사례처럼 변을 지리는 변실금 환자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변이 나오는 것을 느끼지 못하거나 또는 변이 나온다는 것을 알고 있더라도 참지 못하는 증상을 보입니다. 적어도 한 달 이상의 기간 동안 반복적으로 된변·무른변·방귀 등이 조절 되지 않고 나오면 변실금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유병률은 0.1~5%로 알려져 있지만, 의료 현장에서는 이보다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특히 노인이나 항문 기능이 떨어지는 사람에게서 잘 나타나고, 남성보다 여성에서 유병률이 더 높은 편입니다.

변실금을 일으키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분만 손상, 직장 및 항문 수술, 외상으로 인한 괄약근 손상이 가장 많습니다. 직장탈출증이나 심한 디스크, 신경염, 혹은 설사약이나 관장약의 남용 등도 원인이 됩니다. 또 어떤 수단으로도 원인을 찾을 수 없는 특발형도 있습니다.

주의해야 할 점은 변실금의 증상이 신체적인 불편함을 떠나서 심리적 위축감, 수치심, 우울증 등의 정신적인 문제까지 초래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변실금이 심한 환자의 경우 정신적인 충격을 받거나, 자신의 몸에서 변 냄새가 나지 않을까 두려워하며 사람들이 모인 곳을 기피하게 되기도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이나 병원을 찾기 부끄러운 생각에 변실금을 방치해 병을 키우는 환자를 많이 보게 됩니다.

병을 방치하면 증상이 점점 심해져 치료가 어려워질 수 있고, 증상이 악화됨에 따라 우울증 등도 심해질 수 있으므로 부끄러워하지 말고 병원을 꼭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변실금을 치료하고 예방하려면…

변실금은 원인에 따라 신중히 치료를 선택해야 합니다. 우선 비수술적 치료로서 음식이나 활동의 제한, 배변습관의 조절 등을 주로 하는 지지치료, 바이오피드백 치료 등이 있습니다.

바이오피드백은 부작용이 거의 없어 변실금의 유형에 관계없이 우선 적용해 볼 수 있는 치료 방법입니다. 설사나 변비 때문에 변실금이 발생한 경우에는 조심스럽게 약물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비수술적 치료가 효과가 없으면 수술을 고려해야 합니다. 수술은 괄약근이 손상된 경우에 좋은 치료법이 될 수 있습니다.

수술 중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괄약근 성형술로, 손상된 괄약근 부위를 꿰매주는 방식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다리 근육을 이용해 괄약근을 만들어주는 항문 괄약근 재건수술을 하거나, 인공항문 괄약근을 이식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천추신경 자극술로 변실금을 치료하기도 합니다. 이는 배변 기능을 담당하는 근육과 천추신경을 자극해 이상배변증상을 치료하기 위한 신경자극 술입니다.

어떠한 병이든 예방이 중요합니다. 변실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변실금의 경우 그 예방법은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첫째, 배변 습관이 지나치게 불규칙할 경우 변실금과 비슷한 증상을 경험할 수 있으므로 규칙적인 배변 습관을 갖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다이어트를 한다며 습관적으로 관장약을 복용하는 것도 자제해야 합니다. 관장약은 변이 보관되는 기관인 직장을 인위적으로 자극하는 것으로, 습관적으로 관장을 하다 보면 직장 스스로 변을 배출하게 만드는 능력을 떨어뜨리거나, 변실금 발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민영일 대표원장은 국내 최초로 전자 내시경을 시술하고 전파한 주인공이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센터장, 서울아산병원 검진센터 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비에비스 나무병원에서 위장관질환, 복통, 염증성 장질환 등을 전문으로 진료하고 있다.

민영일 원장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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