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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봅시다] 벌벌 떨게 하는 '췌장암' 어떤 사람이 잘 걸릴까?2023년 7월호 94p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이규택 교수】

국내 전체 암 발생의 3.4%(2020년)에 불과하지만 많은 사람이 두려워하는 암, 바로 췌장암이다. 췌장은 우리 몸에서 소화효소를 만드는 공장과 같은 역할을 하는 장기다.

췌장암에 대해서 조금만 알아보면 막연한 두려움을 갖기 쉽다. 조기 진단이 어려운 암, 그럼에도 치료 성과가 좋지 않은 암이 바로 췌장암이기 때문이다. 지난 몇십 년 동안 의학이 매우 발전했음에도 췌장암은 치료가 어려운 암이라는 인식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희망이 없는 건 아니다. 최근에는 조기 진단법을 찾기 위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효과적인 항암제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췌장암은 어떤 사람이 잘 걸릴까? 아직 췌장암을 일으키는 요인은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의학계는 여러 환경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췌장암을 예방하려면 어떤 사람이 주로 걸렸는지 알아보는 것도 중요하다. 췌장암에 걸린 사람들은 어떤 공통점이 있는지 알아본다.

조기 진단과 치료 어려운 췌장암

췌장암은 원래 미국 등의 서구에서 흔히 발생하는 암이었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전체 암의 10위권 밖이었다. 그러나 최근 췌장암에 걸리는 사람이 점점 증가하면서 8위(2020년)까지 올라왔다. 췌장암은 60~70대에서 주로 발생하지만 요즘은 그보다 젊은 나이에 걸리는 사람도 늘어나는 추세다.

췌장암은 발생 빈도에 비해 높은 사망률을 보여 악명이 높다. 그동안 암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기술이 눈부시게 발달했지만 췌장암의 치료 성과와 생존율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췌장암은 조기 진단이 어렵고 암의 진행이 빠르며 전이도 잘 되기 때문이다. 복부 초음파 검사를 해도 췌장의 병변을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CT나 MRI를 찍어야 알 수 있다. 또한 보통 암은 1~4기로 나눴을 때 3기까지는 수술할 수 있는데 췌장암은 대부분 1~2기까지만 수술할 수 있다. 그나마 수술할 수 있는 사람도 20%밖에 안 된다. 나머지 80%는 3~4기에 발견된다는 말이다.

치료가 어려운 암이긴 하지만 치료 성적이 완전히 제자리걸음인 것은 아니다. 20년 전에는 5년 상대 생존율이 10% 이하였지만 최근에는 15.2%(2016~2020년)까지 올랐다. 예전에는 한 가지 항암제에만 의존했다면 요즘은 다양한 항암제가 새로 나왔고 효과도 좋은 편이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이규택 교수는 “새로운 항암제 치료를 통해 예전보다 생존율이 올라갔고, 암의 크기를 줄여서 수술할 수 있는 사례도 늘었다.”며 “췌장암 진단을 받았다면 절망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췌장암 특히 주의해야 하는 사람들

췌장암에 걸려도 증상이 빨리 나타나거나 암을 잘 일으키는 위험군을 정확하게 정의할 수 있다면 조기 발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췌장암은 조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다. 위험군도 명확하게 분류하기는 어렵다. 췌장암이 발생하는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규택 교수는 “췌장암은 누구에게나 예고 없이 올 수 있는 병이지만 특히 췌장암을 더 유의해야 하는 위험 요인이 몇 가지가 있다.”고 말한다.

첫째, 흡연자다.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췌장암 발생 확률이 2~5배 높다. 흡연량이 많고 흡연 기간이 길수록 췌장암 발생 위험도는 증가한다.

둘째, 갑자기 당뇨병이 생겼다. 이규택 교수는 “당뇨병은 췌장암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췌장암이 진행되면 당뇨병이 생기기도 한다.”며 “특히 55세 이상인데 당뇨병을 처음으로 진단받았다면 췌장암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예전에 당뇨병을 진단받았지만 약이나 생활습관으로 혈당 조절이 잘 됐는데 특별한 이유 없이 갑자기 혈당 조절이 안 되거나 체중이 급격히 줄어든 사람도 췌장암 검사를 받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셋째, 가족력이 있다. 본인의 직계 가족 중에 50대 이전에 췌장암에 걸린 사람이 1명이라도 있거나 나이와 관계없이 2명 이상이 췌장암에 걸렸다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넷째, 췌장낭종이 있다. 건강검진을 통해 췌장낭종을 발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규택 교수는 “췌장에 낭종이 발견됐다고 하면 암에 걸린 줄 알고 놀라는 사람이 많은데 암은 처음부터 고체 성분으로 자란 혹이고, 췌장낭종은 췌장의 막 안에 액체가 고인 물혹”이라고 설명한다.

췌장낭종이 암으로 진행할 수는 있지만 아주 극소수라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추적 관찰은 필요하다. 췌장낭종이 커지거나, 안에 딱딱한 결절이 있거나, 벽이 두꺼워졌다면 암으로 진행할 수 있는 위험성이 높아지므로 초음파내시경 검사 후 수술 등과 같은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다섯째, 만성췌장염이거나 술을 많이 마신다. 만성췌장염은 췌장에 지속적인 염증, 섬유화 등이 생겨서 췌장의 구조와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이다. 만성 췌장염의 주요 원인은 만성적인 음주다. 만성 췌장염이 있으면 췌장암이 발생할 위험이 높으므로 지속적인 추적 검사가 필요하다.

췌장암 걱정된다면…이렇게!

현재로선 췌장암을 진단받으면 다른 암에 비해 치료가 쉽지 않다. 그래서 무엇보다 일상생활에서 췌장암과 관계있는 위험 요소를 최대한 피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규택 교수는 “흡연, 비만, 과음은 암을 발생시키는 대표적인 위험 요인이며, 췌장암도 예외가 아니다.”고 강조한다. 치료가 어려운 췌장암 예방법은 크게 4가지다.

첫째, 담배는 반드시 끊어야 한다. 흡연은 폐암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잘 알려져 있는데 췌장암은 폐암 다음으로 흡연과 연관성이 크다. 췌장암을 예방하고 싶다면 금연은 필수다.

둘째, 비만에서 벗어나야 한다. 비만은 췌장암의 위험인자인 당뇨병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비만일 경우 췌장암 발생률이 높다는 몇몇 연구 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현재 비만이라면 식이 조절, 운동 등을 통해 체지방을 반드시 줄여야 한다. 특히 과식은 다이어트에도 췌장에도 독이다. 음식을 많이 먹으면 소화효소가 많이 분비되어 췌장에 부담을 주므로 적절한 양을 먹어야 한다.

셋째, 지속적인 과음을 피한다. 알코올의 대사물인 아세트알데히드는 발암물질이며 췌장을 손상시킨다. 술자리가 매번 과음으로 이어진다면 금주를 추천한다.

넷째, 기름진 음식 섭취를 줄여야 한다. 이규택 교수는 “췌장에 좋은 음식은 소화가 잘되어서 췌장에 부담을 덜 주는 음식이고, 췌장에 해로운 음식은 소화가 잘 안 되어 췌장에 부담을 많이 주는 음식”이라고 조언한다. 췌장에 부담을 주는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지방이 많은 고기, 튀긴 음식, 밀가루 음식 등이 있다. 이런 음식은 소화효소를 과하게 분비하게 해서 췌장에 부담을 준다.

이규택 교수는 췌장암, 담낭암, 담도암, 췌장염, 췌장 양성종양, 담석증 등을 전문으로 진료한다. 삼성서울병원 췌장담도암센터장이며, 삼성서울병원 소화기센터장, 대한췌장담도학회 감사 등을 역임했다.

정유경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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