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일의 치아시크릿] 치아 건강의 대들보 잇몸 지키기

【건강다이제스트 | 연치과의원 윤종일 원장】

잇몸이 무너지면 치아 건강도 무너진다. 치아 건강을 지키기 위한 9할은 잇몸 건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잇몸을 건강하게 지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잇몸질환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방법을 소개한다.

“잇몸에 염증이 심해서 당분간 잇몸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이렇게 말하면 “잇몸 염증은 약으로 치료가 안 되나요? TV 광고에서 인OO 먹으면 잇몸 질환에 좋다고 하던데요.”라고 한다.

잇몸 질환의 주원인은 치석이다. 치석에 있는 세균 때문에 잇몸 안에 염증이나 고름이 생긴 것이고, 이는 제거해야만 잇몸이 회복될 수 있다. 약으로 치료되는 것은 아니다.

초기 잇몸 염증은 간단한 치석 제거, 항생제와 진통소염제 등의 단기 처방, 가글 용액, 올바른 칫솔질과 잇몸 마사지 등으로 회복될 수 있다.

그러나 염증이 많이 진행되면 잇몸 뼈가 파괴되기 때문에 회복이 쉽지 않다. 이럴 경우 단계적으로 잇몸 치료를 진행하게 되는데 잇몸 안쪽과 치아 뿌리에 붙어 있는 치석 및 염증 조직을 제거해야 한다. 심한 경우에는 잇몸을 절개하고 치석과 염증을 제거하는 잇몸 수술을 받을 수도 있다.

잇몸 치료는 장기전

잇몸 질환으로 잇몸 뼈가 심하게 파괴되면 잇몸 치료를 통해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어도 완전한 회복은 어렵다. 즉 파괴된 잇몸 뼈가 원래 상태로 재생되기는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잇몸 질환은 단시간에 회복되기 어려운 질환이다. 따라서 일정 기간 잇몸이 회복되는 것을 확인하면서 꾸준하게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그리고 치료 도중이나 치료 이후에 음식물 관리가 되지 않으면 쉽게 잇몸 질환이 재발할 수 있으므로 지속적인 관리가 필수적이다.

잇몸은 그야말로 살아있는 조직이어서 몸 상태나 정서적인 상태, 전신 질환, 잇몸 관리 정도에 민감하게 반응해서 시시각각 변할 수 있고, 회복되는 것 같다가도 조금만 방심하면 다시 급속도로 나빠질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의 잇몸을 지속적으로 관리해 줄 주치의를 정하고, 꾸준하게 관리를 받는 것이 좋다. 잇몸 질환은 무엇보다 치과 히스토리가 중요한 질환이다.

잇몸 약, 광고만큼 효과 있나?

잇몸 약을 먹고 나니 흔들리는 것도 줄어들고 아프지도 않다며 잇몸 치료를 안 하거나 미루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약물에 의한 증상 완화는 일시적인 것이며, 얼마 후엔 더 심한 불편감과 통증이 나타나게 된다.

잇몸 뼈가 파괴되면 반드시 잇몸 질환의 원인인 치석과 염증 조직을 제거해야 한다. 약에 의존하게 되면 근본적인 원인이 제거되지 않은 상태에서 염증이 더 진행될 시간만 벌어주게 되므로 더 큰 문제를 만들 수 있다.

광고에 자주 등장하는 잇몸 약들은 마치 비타민처럼 예방적인 측면에서 약간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근본적으로 잇몸 질환을 예방하거나 이미 진행되고 있는 잇몸 질환을 치료할 수는 없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주기적인 검진과 스케일링, 올바른 칫솔질 등을 통해서만 잇몸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치료 시기 놓치기 쉬운 잇몸 질환

치과의 여러 질환 중에서 가장 많이 치료 시기를 놓치는 질환이 바로 잇몸 질환이다. 증상이 없이 서서히 진행되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멀쩡히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청천벽력과 같은 얘기를 듣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잇몸 질환의 예방과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기초가 튼튼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자재로 건물을 지어도 의미가 없다. 마찬가지로 잇몸이 무너지면 아무리 좋은 첨단 재료로 치료를 해도 소용이 없다. 기초에 문제가 있는데 거기에 빌딩을 지으면 얼마 안 가서 무너진다.

어금니에서 수십 킬로그램의 압력으로 하루 평균 약 3,000번, 일 년이면 수십만 번 치아가 닿는 충격을 소화하려면 기초가 되는 잇몸이 튼튼해야만 한다.

잇몸 질환의 가장 큰 특징은 잇몸 뼈가 상당 부분 파괴될 때까지 별다른 증상 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의학적으로 잇몸 질환을 만성 치주염이라고 한다. 만성이란 말은 오랜 시간 동안 서서히 진행되는 것을 의미하므로 오랜 시간 동안 자각 증상 없이 진행되기 일쑤다.

그러면 자각 증상도 없는데 어떻게 알고 치과에 가야 할까?

그래서 6개월에서 1년 간격으로 정기 검진을 받으라는 것이다. 잇몸 질환을 검진할 때는 잇몸 뼈를 봐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엑스레이 검사를 받아야 한다. 대개 잇몸 질환과 같은 만성질환은 6개월에서 1년 정도 간격으로 엑스레이상에서 변화가 관찰되기 때문에 조기에 진단함으로써 더 심하게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거듭 강조하지만 잇몸 질환을 막기 위해서는 정기 검진이 최선이다.

윤종일 박사는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치의학박사,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겸임교수로 있다. 대한안면통증구강내과학회 이사, 대한치과이식임플란트학회 이사이며 서울 용산구 치과의사회 회장이기도 하다. 현재 서울 연치과의원 원장으로 진료 중이다. <잘못된 치아관리가 내 몸을 망친다>를 출간해 올바른 치아정보를 제공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윤종일 연치과의원 원장 kunkang1983@naver.com

#연치과의원 #윤종일 #잇몸 #건강다이제스트

트윗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