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원 변호사가 만난 건강피플]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곽재복 관장

【건강다이제스트 | 강지원 변호사】

노인성 치매 환자는 장애인 등록을 할 수 없을까?

노인성 치매 환자는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따른 서비스는 받을 수 있지만 장애인 등록을 하지 못해 장애인전용주차장 이용이라든가, 장애인 콜택시 이용 등이 불가능하여 논란이 되고 있다.

장애인복지법 제2조에 의하면 장애인이란 신체적·정신적 장애로 오랫동안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제약을 받는 자라고 규정하고 있으나, 보건복지부 고시는 “뇌손상, 뇌질환으로 성인이 된 후 지능 저하가 온 경우에도 지적장애에 준한 판정을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면서도 다만 “노인성 치매는 제외한다.”라는 단서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곽재복 관장은 장애인 복지 분야에서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은 말이 ‘인식 개선’이라고 말한다. 곽재복 관장은 “장애인 10명 중 9명이 후천적으로 장애를 갖게 된다.”며 “장애 문제는 남의 문제가 아니라 나와 관련이 있다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장애 당사자는 물론 지역사회가 책임감을 가지고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사회’가 되도록 관용과 배려를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다.

곽재복 관장은 “장애인이 행복하면 모두가 행복하고, 그런 사회가 건강한 사회”라며 “바쁜 일상 중에 한 번만이라도 장애인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한다. 곽재복 관장을 만나봤다.

강지원: 현재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관장을 맡고 계신데, 장애인복지관에서 일하신 지 오래되셨지요?

곽재복: 대학을 졸업한 후 38년 동안 장애인복지관에서 일했습니다. 서울장애인복지관에서 26년간 일한 후 2011년 문을 연 과천시장애인복지관의 초대 관장을 맡았다가 2018년 다시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관장을 맡아 지금까지 사회복지사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강지원: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은 어떤 곳인가요?

곽재복: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은 1982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문을 연 장애인종합복지관으로, 우리나라에만 있는 고유의 모델이기도 합니다. 서울시립기관으로 장애인이 자립하여 보통의 삶을 살도록 거들고, 지역사회의 변화를 촉진하여 통합 환경을 만들어가는 일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상담, 재활치료, 물을 이용한 수중운동, 교육, 직업, 지역사회 환경조성, 조사 연구, 국제협력 등을 진행합니다. 지금은 복지관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곳이 전국에 250개가 있습니다.

강지원: 장애 발생에 건강관리가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나요?

곽재복: 네, 보건복지부 2017년 자료에 의하면 장애인 가운데 88.1%가 후천적으로 장애를 얻은 경우이고, 그중에서 질병이 56%로 가장 많습니다. 건강관리는 장애 발생과 정말 긴밀한 관계가 있습니다. 특히 고령사회로 진입함에 따라 65세 이상 어르신 중에는 두 가지 경로의 장애가 있습니다. 우

선 장애가 없이 생활하다가 어르신이 되면 2/3는 크고 작은 노인성 장애를 갖게 됩니다. 뇌졸중으로 인한 뇌병변 장애, 당뇨 등 만성질환과 합병증으로 인한 각종 내부 신체장애와 시각장애 등 노인성 장애를 갖게 되는 것이죠. 평소의 건강관리가 장애 예방 차원에서도 정말 중요한 까닭입니다. 다른 하나는 이미 장애가 있는 분이 고령이 되면서 새로운 장애로 인한 어려움이 동반되는 것입니다. 장애 유형에 따라 다르지만, 특히 발달장애인 중에는 40대에 노화 현상을 보이기도 해서 건강에 대한 조기 개입이 필요합니다.

강지원: 특히 노화로 인한 장애 발생에 대비해 사전 예방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곽재복: 이 문제를 챗GPT에 물어봤습니다. 어떤 답이 나오나 궁금해서요. 먼저 장애로 인한 충격, 상실감, 무력감에 빠지지 않도록 하고, 누구나 장애를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을 통해 마음의 터널을 빠져나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한 근력 유지와 균형 잡힌 식단, 정기적인 검진, 보조기기의 적절한 활용 등 건강에 대한 적극적 자세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장애는 신체나 정신적 불편함의 일부일 뿐, 그 사람의 전체가 아니라는 점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하는데, 모두 옳은 말이었습니다.

▲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은 건강데이터를 측정·분석하여 건강증진 컨설팅 및 맞춤형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강지원: 장애인이 된 경우에는 장애인의 건강권도 강조되고 있지요?

곽재복: 먼저 꼭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장애인이 되었다고 해서 무조건 건강하지 않을 것이란 편견은 갖지 않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장애를 겪고 있지만 건강하게 지내시는 분도 많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장애인건강권법이 시행되면서 장애인은 최적의 건강관리와 보호를 받을 권리 주체로서 규정되어 있습니다. 또한 종전에는 장애인에 대한 지원이 재활치료와 기능의 유지에 초점을 뒀다면, 최근에는 건강관리를 통한 예방이 훨씬 효과적이고, 삶의 질이 향상된다고 보는 추세입니다.

아울러 유엔장애인권리협약 등을 통해 지구촌의 장애인이 건강하게 살 권리가 있음을 제시하고 있고, 이런 흐름에 맞추어 우리나라도 정책적으로 장애인의 건강증진을 위한 의료접근성 확보, 체육 시설 확대 등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2001년에 WHO에서 국제기능장애건강분류(ICF)를 통해 장애 유무에 관계없이 건강과 건강 관련 상태를 중심으로 모든 사람에게 두루 적용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한 영향도 있습니다.

강지원: 장애인복지관에서는 장애인에 대한 건강지원을 어떻게 하고 있나요?

곽재복: 저희 복지관에서는 예방적 접근으로 건강상태 측정 및 꾸준한 건강증진 활동으로 수중운동과 성인운동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여러 전문가의 협업을 통해 건강관리 프로그램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과 강동구보건소 등 관련 기관은 협력 활동으로 퇴원 후 지역사회 안에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안전망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특히,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발달장애인에게는 건강이해 교육 및 의료접근권 향상을 위한 그림카드 등을 활용한 의사소통을 지원하여 팬데믹 상황에서도 필요한 검사와 치료를 이어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2019년부터는 과일 전문 기업인 돌코리아가 지원해서 매년 30명이 건강검진 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덕분에 초기 위암, 담낭 결석, 고혈압, 지방간 등 다양한 질병을 조기 발견하고 치료하면서 건강한 삶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강지원 tonggogmoo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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