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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가 사는 법] 심혈관 전쟁에서 이기게 하는 명의 명지병원 가정의학과 김홍배 교수“심혈관에 좋은 습관은 많이 실천할수록 좋습니다”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사진 | 명지병원 제공】

여기 우리가 맞이하게 될 두 가지 숫자가 있다. 83.5년과 66.3년. 첫 번째 숫자 83.5년은 한국인의 ‘기대 수명’이다. 두 번째 숫자 66.3년은 한국인의 ‘건강 수명(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사는 기간)’이다. 이제 계산할 차례다.

아픈 몸을 이끌고 살아야 하는 기간이 자그마치 17년이 넘는다. 그리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정해졌다. 어떻게든 건강 수명을 늘려야 한다.

명지병원 가정의학과 김홍배 교수는 기대 수명과 건강 수명과의 간극을 좁히려면 심혈관 질환과의 전쟁에서 이겨야 한다고 강조하는 의사다. 최근에는 전 세계에서 발표된 다양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심혈관 전쟁에서 이기는 비결을 담은 <심혈관 전쟁>을 발간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전 세계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하는 심혈관 질환과의 전쟁에서 이기는 법을 김홍배 교수에게 들어 봤다.


젊다고 안심할 수 없는 심혈관 건강

심혈관 질환과의 전쟁은 현재진행형이다. 시작된 지도 한참 됐다. 심혈관 질환은 전 세계 사망 원인 1위이고, 이는 전체 사망자 3명 중 1명에 해당한다. 심근경색증, 협심증과 같은 심혈관 질환이 찾아오면 삶의 질이 큰 폭으로 떨어지기 마련이다. 응급실, 중환자실에 가야 하는 경우가 흔하고 이는 환자 자신뿐 아니라 가족에게도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젊은 심혈관 질환 환자가 늘어난 것도 큰 문제다. 김홍배 교수는 “최근 20년간 18~50세의 심혈관 질환 발생과 사망은 줄어들지 않거나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를 보인다.”고 설명한다. 김홍배 교수 역시 진료실에서 젊은 심혈관 질환 환자가 늘어난 것을 실감하고 있다. 심혈관 건강이 나빠진 20~30대 청년이 치료받으려고 오는 일이 결코 적지 않다. 2020년 20대 심장 질환 환자 수는 2016년에 비해 26% 증가했다.

젊은 연령의 심혈관 질환자 증가 요인은 비만, 운동 부족, 건강하지 못한 식사 습관, 수면 부족, 전자담배 보급 등과 최근 이슈가 되는 마약 복용을 꼽을 수 있다. 어린 10대라도 비만, 운동 부족, 담배, 술 등 심혈관 건강을 해치는 습관에 노출되면 심혈관 건강 지표(혈압, 맥박 수 증가, 맥파 전달 속도 증가)가 나빠질 수 있다.

김홍배 교수는 “지금처럼 심혈관 건강을 해치는 나이가 갈수록 젊어지면 심혈관 질환을 더 일찍, 더 심하게 겪는 사람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한다.

심혈관 질환의 심각한 위험성이 알려지면서 예방법에 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건강관리를 좀 하고 있다는 사람이면 자신의 심혈관 건강을 위해 한 가지 정도는 노력한다. 꼬박꼬박 밖에 나가 걷기 운동을 하고, 착실하게 매일 당뇨 약, 고혈압 약을 챙겨 먹고, 살을 빼기 위해 좋아하는 음식도 외면한다. 칭찬받아 마땅한 습관이다. 하지만 이렇게 심혈관에 좋은 습관을 실천하고 있을 때는 ‘이 정도면 됐다.’는 생각을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

심혈관 지키는 습관은 ‘다다익선!’

‘저는 운동을 열심히 하니까 담배는 좀 피워도 괜찮겠죠?’

‘저는 음식 관리를 잘하니까 술은 좀 먹어도 되지 않나요?’

김홍배 교수가 자주 듣는 말이다. 그럴 때 김홍배 교수는 이솝 우화 이야기를 꺼낸다. 한 농부가 싸움을 일삼는 세 아들에게 나뭇가지 하나와 나뭇가지 여러 개를 한꺼번에 부러뜨리라고 한 이야기다. 세 아들은 나뭇가지 하나는 쉽게 부러뜨렸지만 나뭇가지 여러 개는 부러뜨릴 수 없었다.

심혈관 전쟁을 위한 준비도 이와 같다. 김홍배 교수는 “한두 가지 위험 요인을 없앤다고 해서 병이 찾아올 위험이 많이 줄어들지 않는다.”고 말한다. 할 수 있는 것을 대부분 다 할 때 비로소 심혈관 전쟁을 승리로 이끌 방어막이 제대로 형성된다.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좋은 습관은 ‘다다익선(多多益善)’이 핵심이다.

흔히 심혈관 질환 예방법을 이야기할 때 정상 체중 유지, 식단 조절, 운동, 절주, 금연 정도만 언급한다. 그러나 김홍배 교수는 “심혈관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추가로 신경 써야 할 일은 생각보다 많다.”고 조언한다.

첫째, 심혈관 건강을 위협하는 주범인 만성 염증을 예방한다. 만성 염증은 올바른 식이요법, 규칙적인 운동, 적절한 체중 유지 등을 통해 줄일 수 있다.

둘째, 심혈관 질환과 연관이 깊은 장내미생물총을 다양하고 균형 있게 유지한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충분히 먹고 소식과 운동을 실천하면 좋다.

셋째, 심박 수를 낮춘다. 심박 수가 증가하면 체내 염증이 증가하고 동맥경화를 일으킨다. 심박 수를 낮추려면 걷기 운동과 같은 유산소 운동을 하고 잠을 충분히 자야 한다.

넷째,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해결한다. 스트레스는 흡연, 과음, 폭식과 같은 다른 행동 습관에 악영향을 준다. 명상, 휴식, 운동, 사회적인 접촉 등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다섯째, 햇볕을 쬔다. 햇볕은 우리 몸에 산화질소(강력한 혈관 확장 물질), 세로토닌, 멜라토닌, 비타민 D가 생성되게 해서 심혈관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여섯째, 잠을 충분히 잔다. 수면 부족은 염증 증가, 장내 미생물 악화 등으로 이어져 심혈관 질환 위험에 노출시킨다. 규칙적인 시간에 자고 일어나야 하며, 잠자리 환경을 조용하고 어둡게 바꾸면 좋다.

일곱째, 규칙적으로 산다. 하루 생체 주기에 맞게 자고, 먹고, 햇볕을 쬔다. 특히 아침 식사는 꼭 챙겨 먹는다.

여덟째,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인다. 좌식 생활이 심혈관 질환에 미치는 영향은 흡연과 맞먹는다. 조금이라도 더 걷고 더 서 있어야 한다.

김홍배 교수는 “건강 습관이 하나씩 늘어날 때마다 심혈관 질환 발생과 사망 위험이 더 줄어든다는 점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심혈관 건강법 직접 실천해 보니…

김홍배 교수는 <심혈관 전쟁>이라는 책을 준비하면서 책에 쓴 내용을 그대로 실천하기 시작했다. 기본적인 원칙은 역시 다다익선이다. 책에서 다룬 내용을 모두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김홍배 교수는 “양가 할아버지 두 분이 뇌졸중으로 돌아가셔서 원래 심혈관 질환에 대한 경각심이 있었다.”며 “심혈관에 좋은 생활을 습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 명지병원 가정의학과 김홍배 교수.

먼저 아침에 일어나면 햇볕을 쬐려고 노력하고 밤 11시 전에는 잔다. 자기 전에는 숙면을 위해 최대한 스마트폰을 안 보고 야식은 안 먹는다. 대신 아침 식사는 거르지 않는다. 밥은 한 그릇을 다 먹지 않고 10~15% 덜어 먹고 천천히 먹는다. 채소, 과일, 견과류 등을 주로 먹고 가당 음료는 어쩌다 한 번씩 먹는다. 병원 식당에서는 보통 한식 메뉴를 선택한다. 하루에 커피는 1~2잔 정도 마시고 녹차를 주로 마신다.

식사하고 20분 이상은 앉아 있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는 가능한 타지 않는다. 일주일에 2번 이상은 조깅과 근력 운동을 하려고 한다.

마음 건강을 유지하려고 할 수 없는 것은 과감히 내려놓고 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한다. 대신 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확장하려고 애쓰고 있다.

그리고 김홍배 교수가 특별히 심혈관 건강을 위해 챙겨 먹는 식품이 세 가지가 있다. 사이다 식초,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 그리고 다크 초콜릿(카카오 함량 90% 이상)이다. 이 세 가지를 병원에 두고 틈틈이 먹는다. 김홍배 교수는 “사이다 식초,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 다크 초콜릿을 신경 써서 챙겨 먹은 덕분인지 콜레스테롤 수치가 경계선에 많이 내려왔다.”며 “건강기능식품, 비타민 보충제보다 더 투자할 가치가 있는 식품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심혈관 전쟁에서 이기는 법

김홍배 교수는 우보천리(牛步千里) 자세로 건강 습관을 실천하길 제안한다. 소의 걸음으로 천 리를 가듯 서두르지 않고 꾸준히 건강 습관을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행히 심혈관 질환은 좋은 습관을 통해 70~80%까지 예방할 수 있다. 김홍배 교수는 “빠른 속도가 생명인 시대를 살고 있지만 건강 습관은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실천해야 더욱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나폴레옹은 말했다. “우리가 어느 날엔가 마주칠 재난은 우리가 소홀히 보낸 어느 시간에 대한 보복”이라고. 김홍배 교수는 나폴레옹의 말을 이렇게 바꾼다. “우리가 어느 날엔가 마주칠 심혈관 질환은 젊을 때 건강을 챙기지 않고 소홀히 보낸 시간에 대한 보복”이라고.

소리 없이 생명을 노리는 심혈관 전쟁에서 승리하는 요행은 없다. 되도록 일찍, 되도록 많이, 되도록 성실하게 건강 습관을 실천하는 것뿐이다. ‘혈관 건강을 위해 나는 뭐부터 해야 할까?’ 심혈관 전쟁을 대비해야 하는 우리가 지금 답을 떠올려야 하는 질문이다.

정유경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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