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성형외과 전문의인 심영기 박사는 일찍부터 조금 다른 길을 걸었다. 90년대 초반 성형외과를 개원했지만 얼마 안 가 미용성형이 아닌 하지정맥류, 림프 부종 등과 같은 난치성 질환을 전문 치료 분야로 선택했다.
독일, 프랑스 등에 있는 석학을 찾아다니고 외국에서 열리는 세미나와 연수를 다니면서 치료 노하우를 개척했다.
2000년에는 한국 최초로 중국 대련에 하지정맥류 전문병원을 설립하고, 2001년에는 동료 의사들과 대한정맥학회를 창립했다.
하지정맥류뿐 아니라 치료가 어려운 림프 부종을 치료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해서 치료 노하우 10여 가지를 개발하기도 했다.
이러한 심영기 박사는 몇 년 전부터 통증 치료까지 전문 진료 영역을 넓혔다. ‘엘큐어리젠요법’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엘큐어리젠요법의 치료 사례를 엮어 <세포충전건강법>이라는 책도 냈다. 엘큐어리젠요법에 대해 심영기 박사에게 직접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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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성형외과를 개원했는데 결국 하지정맥류와 림프 부종으로 전문 진료 분야가 바뀌었습니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심영기 박사: 성형외과를 개원하고 피부 레이저 치료를 주로 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어느 날 중년 여성으로부터 독일에는 다리에 있는 보기 싫은 혈관을 없애는 주사가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주사로 혈관을 없애는 치료는 금시초문이었고 여기저기 다른 의사에게 물어봐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독일에 있는 지인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 그게 바로 혈관 경화요법이었습니다.
치료법을 배우고 싶은 마음에 독일로 가서 연수를 수십 차례 받았고 혈관 경화제를 구해서 치료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가 1995년이었고 국내 최초로 하지정맥류 치료를 시작한 개인병원 의사가 된 셈입니다. 이후 독일, 프랑스 등을 방문해 석학들로부터 더 다양한 치료법을 배우고 국내 실정에 맞게 수정해서 치료해 왔습니다.
오랫동안 다리 혈관을 잘 고치는 병원으로 알려진 덕분인지 다리가 붓는 림프 부종 환자들도 병원에 찾아오기 시작했습니다. 국립의료원에서 근무할 때 미세림프문합술을 해 본 경험이 있어서 림프 부종 환자도 치료하게 되었습니다.
Q. 지금은 하지정맥류와 림프 부종뿐 아니라 엘큐어리젠요법을 통해 급성 통증과 만성 통증을 전문으로 치료하고 있습니다. 엘큐어리젠요법은 어떻게 개발하게 되셨나요?
심영기 박사: 림프 부종 치료법을 연구하다가 엘큐어리젠요법까지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림프 부종은 암 수술이나 항암 치료의 후유증으로 주로 나타나며 잘 알려졌다시피 치료가 어렵습니다. 부종을 제대로 관리해 주지 않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악화됩니다. 림프 부종 치료를 시작한 후 미세림프관 연결 배액 수술, 미세 림프절 이식 수술 등을 했지만 결과가 썩 만족스럽지는 않았습니다.
한동안 실의에 빠져 있다가 림프 부종은 림프액이 고인 것이 아니고 림프 슬러지 즉 림프 찌꺼기가 고인 것이라는 개념으로 관점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림프 찌꺼기를 해결하려면 일반적으로 화학적인 약품을 사용하게 되는데 물리적인 방법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전기치료가 떠올랐습니다.
전기치료가 부종 및 림프 찌꺼기를 녹일 수도 있다는 전제를 세우고 수소문 끝에 고전압 발생기를 림프 부종 치료에 적용했습니다. 그 결과 고전압 발생기가 부종을 제거하는 것뿐 아니라 통증에도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이후 전기치료기기의 장점을 살려서 현재의 엘큐어리젠요법을 개발하고 전 세계 의사들이 쉽고 정확하게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통증치료기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Q. 전기로 부종과 통증을 해소한다는 사실이 생소합니다. 엘큐어리젠요법은 어떤 원리로 부종과 통증을 치료하는 건가요?
심영기 박사: 엘큐어리젠요법은 우리 몸의 세포는 배터리처럼 전기 충전이 충분히 되어야 건강한 세포이며, 세포가 방전되면 질병, 통증, 암이 생긴다는 전기생리학적 원리에 기초한 진단법 및 치료법입니다.
인체의 모든 세포는 전기학적 성질을 띠고 있습니다. 질병이나 통증이 생긴 세포는 전위가 낮습니다. 이때 강력한 전기를 피부에 대면 전위가 떨어진 곳으로 음전하를 띠고 있는 전자가 들어가서 림프 찌꺼기를 녹이면서 세포막 전위를 높게 해주는 것입니다.
엘큐어리젠요법은 정형외과나 한의원의 물리치료실에서 사용하는 전기 물리치료기와 치료 개념이 다릅니다. 엘큐어리젠요법은 1500~3000볼트 고전압 전기 충전 방식으로 과거에 사용하던 전기 물리치료기의 전압에 비해 10배 이상 높습니다. 이는 피부 저항을 극복하고 몸속 깊은 곳에 있는 세포에 미세 전류를 효과적으로 보내기 위해 채택한 방식입니다. 전압은 아주 높지만 전류의 세기는 매우 낮기 때문에 안전합니다.
고전압 전기가 피부에 닿으면 전기가 모자라는 부위에 있는 세포들이 전기를 잡아당기면서 세포가 충전됩니다. 이때 이온화 현상으로 전기가 오듯 찌릿찌릿 통증이 느껴지면서 아주 빠른 속도로 충전이 됩니다.
쉽게 말해 우리 인체의 세포는 전기생리학적으로 봤을 때 배터리로 비유할 수 있고 엘큐어리젠요법은 세포를 충전시키는 충전요법입니다. 세포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세포 발전소인 미토콘드리아의 활성도가 떨어지면서 ATP 생산량이 줄어듭니다. 이렇게 에너지가 떨어지면 이온이 세포막에서 원활하게 교환되지 않고 세포 주위에 림프 찌꺼기가 축적되어 결과적으로 세포 전기량이 줄어듭니다. 이런 현상으로 세포의 에너지가 떨어지고 힘없고 병든 세포로 변하게 됩니다.
엘큐어리젠요법은 막전위가 낮아진 상태의 병든 세포에 음전하를 충전시켜 막전위를 높여줌으로써 세포 주위에 축적된 림프 찌꺼기를 녹여주는 것과 동시에 세포를 활성화하는 치료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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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영기 박사는 세포에 전기 에너지를 충전하는 엘큐어리젠요법을 개발해 통증 치료에 활용하고 있다. |
Q. 엘큐어리젠요법으로 어떤 통증과 질환을 치료할 수 있나요?
심영기 박사: 두통, 대상포진 후유증, 메니에르병, 삼차신경통, 턱관절 장애, 목 디스크, 오십견, 척추 디스크, 척추협착증, 좌골신경통, 무릎 퇴행성관절염, 하지정맥류, 팔·다리 림프 부종, 뇌졸중 후유증 등 수많은 질병과 통증을 엘큐어리젠요법으로 치료한 바 있습니다.
전기 충전을 통해 각종 스트레스와 염증으로 인해 전위가 떨어져 있던 세포가 정상화되면 통증이 줄어듭니다. 또한 세포 재생 효과를 발휘해 림프 순환을 촉진시켜 부종을 완화합니다. 그 외에 자율신경 조정, 호르몬 분비, 면역계 활성 등을 통해 산성화된 혈액의 알칼리화, 면역력 증진 등 긍정적인 변화를 유도합니다.
Q. 유튜브, 인터넷 카페 등에서 엘큐어리젠요법이 유명해지게 된 데는 통증 유발점을 찾는 기능도 한몫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엘큐어리젠요법으로 어떻게 통증 유발점을 찾을 수 있나요?
심영기 박사: 통증이 심한 부위는 전기를 많이 흡수하게 되고 전기를 당기는 현상으로 인해 피부 마찰이 발생합니다. 반면, 정상 부위나 통증이 없는 부위는 전기를 당기는 현상인 전인현상이 없으므로 피부 마찰이 거의 없습니다.
이 원리를 이용하면 해부학적으로 형태 변화를 보는 CT, MRI로 진단할 수 없는 통증유발점을 전기생리학에 기반을 둔 기능의학, 즉 전류의 세기 변화 현상을 이용하여 정확히 찾아낼 수 있습니다.
전인현상을 이용하면 림프 찌꺼기가 많이 분해되는 부위에서는 전류가 많이 흘러 통전통이 크고, 정상 부위에서는 통전통이 발생하지 않으므로 통증의 세기를 진단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22년에는 이 원리를 이용한 ‘고전압 미세전류 통증 진단기기’ 발명 특허를 획득하기도 했습니다.
엘큐어리젠요법 전기자극기로 통증유발점을 찾아낸 후 그 부위에 통전을 1분 정도 시키면 통전통이 심하다가 서서히 줄어들게 됩니다.
Q. 통증이 심한 경우나 만성 통증이라면 어느 정도 치료를 받아야 효과를 볼 수 있을까요?
심영기 박사: 한 번의 통전 시술로 모든 통증이 완치될 수는 없습니다. 통전한 후 약 2~5일 후에는 다시 전위가 떨어지게 되므로 최소 2~5일에 한 번씩 통전 치료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지속적으로 반복치료를 하면 그 전위의 유지 기간이 점점 늘어나고 세포 자체가 활성화되면서 세포 내 전위가 정상으로 유지되어 통증이 치유됩니다.
심영기 박사는 지난 6년간의 엘큐어리젠요법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세포충전법>이라는 책을 내면서 상당히 망설였다고 한다. 기존의 약물치료, 그중에서도 스테로이드 중심의 신경 차단 치료가 주가 되는 통증 의학계가 엘큐어리젠요법을 하나의 ‘반란’으로 받아들일지 아니면 ‘혁명’으로 받아들일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존 치료에 효과가 없고 약물 중독과 약물 부작용이 심한 환자들에게 전기자극 세포충전요법인 엘큐어리젠요법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확신으로 책을 내기로 결심했다. 물론 엘큐어리젠요법이 모든 병을 고치는 것은 아니며 질병의 유형이나 증상에 따라 완치가 힘든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심영기 박사는 현대 의학이 해결하지 못하는 난치병, 불치병에 새로운 엘큐어리젠요법을 시도해 볼 가치가 있다고 본다. 그리고 엘큐어리젠요법을 통해 더 많은 사람에게 통증 없는 세상과 행복한 삶을 선물할 수 있길 바란다.
정유경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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