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아름다운 性
[아담과 이브사이] 배우자가 있어도 외로울 때…토닥토닥 솔루션2023년 2월호 p114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굿상담클리닉 김미영 소장】

미혼일 때 외롭다고 하면 어김없이 이 말이 터져 나온다. “빨리 결혼해!” 결혼하기 전에는 평생을 함께할 배우자가 생김과 동시에 외로움이 사라질 거라고 기대하지만 현실은 좀 다르다. 둘이 있는데 두 배로 외롭다는 사람도 있다.

인간은 원래 외로운 존재다. 외로움은 평생 스스로 이겨내야 할 숙제나 다름없다. 만약 행복한 결혼 생활이 펼쳐진다면 외로움을 잠시 잊을 수 있다. 그런데 많은 이가 결혼한 순간부터는 외로움의 모든 책임을 나를 혼자 내버려 둔 배우자에게 돌려버린다. 이러면 ‘외로움’에다가 결혼을 잘못했다는 ‘괴로움’까지 더해질 수밖에 없다.

배우자가 있어도 외로움이 사무칠 때 꼭 알아야 할 사실들을 소개한다.

CASE 1. 외로운 아내를 둔 외로운 남편 이야기

60대 남편 흥선 씨(가명)는 아내 때문에 우울하다. 은퇴하면 좋아하는 운동도 자주 하고 모임도 많이 하면서 즐길 생각에 들떴는데 집에서만 지내고 있다.

아내는 성인이 된 자녀를 독립시킨 후부터 가족을 위해 헌신한 자신의 인생이 너무 불쌍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잃어버린 세월을 남편인 흥선 씨가 모두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흥선 씨도 할 말이 있다. 아내는 전업주부로 살았고 흥선 씨는 그동안 가정의 경제를 책임졌다. 은퇴할 때까지 죽어라 열심히 일해서 벌어다 준 돈으로 편안하게 살게 해줬는데 희생만 했다는 아내가 이해되지 않았다.

그래도 거기까지는 참을 수 있었다. 아내는 집에 혼자 있으면 외롭다면서 흥선 씨가 어딜 가든 따라나서려고 했다. 오지 말라면 화를 내고 뒤끝이 오래 갔다. 아내와 싸우면 골치가 아파서 이리저리 핑계를 대고 모임에 나가지 않고 있다. 밖에 나가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니 외로워서 우울증이 올 지경이다.

CASE 2. 스마트폰에 중독된 남편을 둔 아내 이야기

40대 직장인 중미 씨(가명)는 퇴근하고 집에 올 때마다 한숨이 나온다. 현관에 들어서면 소파에 누워 스마트폰을 하는 남편이 정면으로 보인다. 남편은 스마트폰에 중독됐다. 스마트폰을 보느라 중미 씨와 사춘기 아들들에게 관심이 전혀 없다. 집에 오면 자기가 좋아하는 낚시, 축구, 주식 동영상을 보거나 모바일 게임만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밥 먹을 때도 스마트폰을 보고, 화장실에 갈 때도 스마트폰을 가지고 들어간다.

적당히 보라고 여러 번 말도 해봤다. 그럴 때마다 스마트폰을 보는 걸로 스트레스를 푸니까 상관하지 말라는 말이 돌아왔다.

남편은 스마트폰에 중독되고 아이들은 공부하느라 늦게 들어오면서 중미 씨는 늘 혼자였다. 장 보러 마트도 혼자 가고 경조사도 혼자 참석하고 TV도 혼자 봤다. 시간이 갈수록 외롭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최근에는 결국 남편을 향한 원망이 폭발했다. 저녁 산책을 나갔는데 비가 쏟아져 남편에게 우산을 가지고 나오라고 하자 귀찮다는 말이 돌아왔다. 순간 너무 화가 나 소리를 냅다 지르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비를 쫄딱 맞고 집에 와 보니 남편은 아무 일 없는 듯이 식탁 의자에 앉아 스마트폰을 하고 있었다. 이렇게 살다가는 외로워서 병이 나거나 화가 나서 병이 나겠다는 절망감이 들었다.

결혼해도 외로운 사람들

혼자 이 세상에 왔다가 혼자 저 세상으로 돌아가는 인간에게 어쩌면 외로움은 숙명이다. 평생 한 사람만 사랑하며 살겠다고 맹세하는 결혼이라는 제도와 배우자라는 존재는 외로움을 잊게 해주는 ‘외로움 해결사’로 여겨진다. 현실은 이런 환상을 무너뜨린다.

모든 것은 변하기 마련이다. 계절이 변하고, 아이가 어른이 되고, 팽팽했던 얼굴에 주름살이 생기듯 인간의 내면과 외면은 변한다.

굿상담클리닉 김미영 소장은 “새 옷은 처음에는 마음에 들지만 시간이 지나면 처음과 다르게 지겹기도 하고 색이 바래기도 한다.”며 “부부 관계 역시 그렇다.”고 말한다.

흔히 건강, 가족, 일, 명예, 돈 중에서 마지막까지 버릴 수 없는 것은 가족이라고 생각하지만 정작 가족을 가장 함부로 대하고 사는 사람이 많다. 덜 소중한 것(돈, 친구, 명예)을 붙잡으려고 더 소중한 것(가족과 가정의 행복)을 놓치면서 역기능 가정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김미영 소장은 “역기능 가정이란 사람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신체적, 정서적 욕구가 충족되지 않는 가정을 뜻한다.”고 설명한다. 역기능 가정에서는 가족의 정서적인 욕구가 무시되고 관심, 지지, 사랑이 부족하여 가족 개개인은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메시지를 가지게 된다. 외롭다는 생각, 마음 둘 곳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해를 바라보는 해바라기처럼 배우자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을 기대하는데 배우자가 이런 마음을 몰라주면 불평이 늘어나고 대화가 안 되고 싸움이 잦아진다. 배우자를 보는 마음이 부정적으로 바뀌게 되고 한 공간에 있는 것조차 싫어질 수 있다. 섹스리스 부부, 쇼윈도 부부는 보통 이러한 과정을 겪는다.

나를 외롭게 하는 나?

결혼 생활에서 외로움을 가장 많이 호소하는 남녀의 연령대가 있다. 김미영 소장은 “상담 현장에서 보면 아내는 갱년기 전후에, 남편은 은퇴 후 1~3년 사이에 외롭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흔히 배우자가 외롭게 만들었다고 생각하지만 나 때문에 외로울 수 있다. 배우자와 지나칠 정도로 친밀한 관계를 맺어야 안심이 되고 내가 배우자를 사랑하는 만큼 배우자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으면 불안하고 외롭다.

배우자가 외로움을 증폭시키는 일도 흔하다. 가정은 등한시하고 일에만 너무 몰두하거나 성공에 집착하거나 술과 친구를 좋아해서 밖으로만 도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밖에서 자신의 존재를 찾느라 배우자에게 소홀하면 배우자를 외롭게 만들 수 있다.

김미영 소장은 “보통 아내가 남편보다 외로움을 많이 호소하는 편이며 아내의 연령이 높을수록 배우자 때문에 외롭다기보다는 자신의 불안한 정서가 외로움을 만드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한다.

외로움이 사무칠 때는 이렇게~

첫째, 배우자에게 너무 의존하며 살지 않았는지 돌아본다.

누구의 아내, 누구의 엄마로만 사는 것에서 벗어나 자기 인생을 살아본다. 배우자나 자녀를 나와 동일시하지 말아야 한다.

둘째, 하고 싶은 일을 찾아본다.

친구 만들기, 자격증 공부하기, 운동하기, 모임에 나가기 등 배우자가 없어도 즐거운 일을 찾아본다.

셋째, 배우자와 둘이 보내는 시간을 늘린다.

배우자에게 자신의 외로움과 공허함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외롭게 만든 배우자를 비난하지 말고 어떻게 해주면 외롭지 않을지 구체적인 방법도 제시하면 좋다. 서로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데이트를 하는 등 둘이 있는 시간을 늘려본다.

배우자가 외로워할 때는 이렇게~

첫째, 외로움의 원인을 함께 찾아본다.

김미영 소장은 “배우자가 외로움을 토로한다면 먼저 외로움의 원인이 배우자인지 자신인지 알아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다음에는 외로움을 해결할 대안을 찾는다. 보통 외로움의 원인을 함께 찾아보고 걱정해주는 것만으로도 배우자의 외로움은 많이 줄어든다.

둘째, 외로움의 원인이 누구에게 있든 부부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한다.

부부가 함께 산책하고, 문화생활을 하고, 취미생활을 하면 좋다. 감정을 나눌 수 있는 분위기도 자주 만든다.

셋째, 배우자가 듣고 싶은 말을 해준다.

“사랑해.” “가족을 위해서 힘들게 일하느라 고생 많았어.” “당신밖에 없어.” 등 배우자를 향한 애정, 관심, 고마움을 말로 표현한다.

김미영 소장은 굿상담클리닉(구 서울가정문제상담소) 대표 소장이며 부부상담, 가족치료, 상담심리전문가다. 서울동부지방법원 이혼상담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국가인권위원회 전문상담위원, 서울경찰청 경찰상담위원 등으로 활동한 바 있다.

정유경 기자  kunkang1983@naver.com

<저작권자 © 건강다이제스트 인터넷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부부상담#굿상담클리닉#김미영#건강다이제스트

정유경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여백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