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최도식】
저의 일상은 6년 전이나 지금이나 거의 변함이 없습니다. 다만 예기치 못한 뇌경색이 발병하여 지금도 걷는 데 약간의 불편함을 느끼고 있지만 건강관리는 2016년 8월호에 기고했던 내용처럼 꾸준히 규칙적으로 실천하고 있습니다.
뇌졸중에 대해서는 축적된 자료들로 어느 정도 안다고 자부했지만 막상 닥치고 보니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습니다. 후회막급이고 변명의 여지도 없지만 이런 수치스런 사실을 고백함으로써 애독자님들께서는 저와 같은 불행을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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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14일…오전 10시 30분경 TV를 시청하던 중 화면이 이중으로 보이고 벽이 빙글 도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잠시 눈을 감고 소파에 기대 있다가 눈을 떴는데 그 현상이 멈추지 않아 119로 연락을 했습니다. 곧 119 대원이 초인종을 눌러 나가니 제 손을 잡고 어떠냐고 묻기에 “지금은 좀 괜찮다.”고 했더니 “증상이 나타나면 다시 전화하라.”고 하면서 되돌아갔습니다. 이것이 바로 제가 가장 크게 실수한 무지의 단면이었습니다. 또 119 대원의 잘못도 아니었습니다.
뇌경색 증상은 잠깐 나타났다가 대략 60초에서 180초 사이의 아주 짧은 시간이 지나면 증상이 사라지기 때문에 저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별것 아닌 것처럼 지나치기 쉽다는 걸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입니다.
복시 현상은 뇌경색의 전조증상이기 때문에 증상이 사라졌어도 반드시 전문병원에 가서 정밀검사를 받고 처방을 받아 관리해야 재발과 후유증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간과했던 것입니다. 그 후환은 3개월 후 일생일대의 위기로 찾아왔습니다.
2017년 3월 31일…오전 11시 30분경 친구와 점심을 먹으러 나가다가 신호등에 걸려 건널목에 잠시 서 있었는데 왼쪽 다리가 아스팔트 바닥에 붙어 떨어지지 않는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직감하고 친구의 팔을 붙잡고 바닥에 주저앉아 119를 불렀습니다.
그 길로 충남대학병원 심뇌혈관 전문병원에 도착하여 곧바로 정밀검사를 받았고, 응급실에서 누운 채로 3일간 치료를 받다가 일반병실로 옮길 수가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2일간 입원 후 4월 6일 퇴원을 했습니다. 병원에서 알게 된 최종 진단명은 ‘중대뇌동맥의 상세불명 폐쇄 또는 협착에 의한 뇌경색증’이라고 했습니다.
퇴원을 하면서 고비는 넘겼지만 걸을 때 왼발이 조금 불편해지고 말았습니다. ‘앞으로 좋아지겠지.’ 했지만 그 후유증으로 5년이 지난 지금도 직선으로 걷기는 하는데 몸이 회전할 때는 발의 움직임이 불편합니다. 또 1시간 이상 걷기도 힘이 들고, 달리기는 꿈조차 못 꿉니다. 예를 들자면 사교춤을 추던 사람이 춤을 출 수 없을 정도로 발목의 유연성이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저는 원래 달리기를 15년 정도 하면서 하프코스는 수십 차례 완주를 했고, 풀코스도 3번이나 완주했던 달리기 마니아였습니다. ‘2005년 백제마라톤대회’에 출전, 풀코스를 완주한 후 왼발에 족저근막염이 생기면서 달리기가 힘들어졌습니다. 그 당시 나이도 57세여서 무릎 관절도 보호해야 한다는 의사의 조언에 따라 달리기를 포기하고 간단한 조깅이나 걷기를 생활화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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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도식 님은 한전에서 33년 9개월을 재직하다 정년퇴임 후 현재 대전에 거주하면서 화목하게 살고 있다. |
어찌 보면 별 것 아닌 것 같은 내용을 이렇게 장황하게 늘어놓은 것은 꼭 말하고 싶은 두 가지가 있어서입니다.
첫째, 뇌경색 전조증상이 발생하면 무조건 119를 이용하여 시도마다 운영하는 심뇌혈관 전문병원 응급실로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119를 이용하면 구급 대원이 환자의 인적 사항과 혈압 등 기본적인 검사를 기록하여 응급실 담당자에게 인계하기 때문에 환자는 병원에 도착하면 별도의 수속 절차 없이 즉시 전문의 진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분초를 다투는 뇌경색 치료를 신속하게 받을 수 있고, 그래야 후유증도 가볍게 나타납니다. 자가용을 타고 병원에 가는 것은 절대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응급실 진료를 받기 위해 여러 가지 수속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진료가 지연될 수 있습니다.
둘째, 후유증의 최소화입니다. 저는 다행히 병원에 일찍 도착하여 신속한 치료를 받았기 때문에 6일 만에 퇴원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치료를 받아야 하고, 그만큼 후유증도 더 심하고 중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뇌세포는 한 번 괴사하면 다시 복구할 수 없어 심하면 반신불구가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뇌경색은 뇌세포가 괴사한 부위에 따라 반드시 한쪽으로 증상이 나타납니다. 말을 더듬거나 한쪽 팔이나 다리를 제대로 쓸 수 없는 등 회복이 불가능한 심각한 후유증을 반드시 겪게 된다는 점을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복시 현상이 있었을 때 병원에 갔더라면…
퇴원 후에는 정기적으로 검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외래진료를 받을 때 담당의사가 했던 말은 많은 후회를 하게 했습니다. 담당의사는 “복시 현상이 있었던 사실이 CT, MRI 상에 남아 있다.”며 “그것이 바로 뇌경색 전조증상이었다.”고 했습니다.
이 말을 들으면서 가슴을 치며 후회를 했습니다. ‘그때 곧바로 병원에 갔더라면… 그랬으면….’ 지금도 그 당시에 무지했던 저 자신을 생각하면 너무도 많은 회한이 남습니다.
뇌경색의 후유증은 너무도 무섭고 평생 회복할 수 없는 장애를 줍니다. 평범했던 일상을 송두리째 뒤흔들어놓고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어렵게 만들기도 합니다.
물론 뇌경색이 발생하지 않도록 평소 각별한 신경을 쓰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세상이치입니다. 나이가 들면 어쩔 수 없이 겪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뇌경색 전조증상은…
뇌경색의 전조증상에 대해 상세히 알려드리면서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증상을 느꼈을 때 ‘괜찮겠지.’라는 일시적인 편한 생각이 영원히 불구로 만들어 평생 후회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을 꼭 기억했으면 합니다.
전조증상 비슷한 거라도 느꼈다면 즉시 119를 이용해 심뇌혈관 전문병원 응급실로 직행해야 합니다. 그래야 최선의 치료를 할 수 있고, 재발 및 후유증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뇌경색 전조증상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참고로 이 내용은 건강다이제스트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복시(複視) 현상 | 뇌에 문제가 생기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두 눈으로 보았을 때 사물이 이중으로 보입니다. 한 눈으로도 이중으로 보일 때는 안과 질환일 수 있습니다.
운동장애(한쪽 팔다리의 반신마비) | 몸의 좌우 한쪽을 움직일 수 없게 되거나 힘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감각장애(한쪽 팔다리의 반신 저림) | 피부 감각이 마비되거나 저린 상태로 몸의 어느 한쪽에만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뇌졸중은 양쪽 팔다리가 저리거나 손가락 하나만 저리는 일은 없습니다. 몸의 좌우 한쪽이 저리고 감각이 없습니다.
언어장애 | 말을 할 수 없습니다. 혀가 돌아가지 않습니다. 실어와 구음장애가 있습니다. 말이 잘 되지 않거나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시야장애 | 시야의 절반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반맹(半盲 : 한쪽 눈이 보이지 않음)입니다. 좌우 어느 한쪽 눈 또는 두 눈 시야 중 오른쪽 반 또는 왼쪽 반이 안 보이는 증상입니다.
평형감각 장애 | 갑자기 현기증이 나타납니다.
현기증(회전성 현기증과 유동성 현기증) | 뇌간과 소뇌의 장애로 일어납니다. 주위가 빙글빙글 도는 회전성 현기증과 자신의 몸이 흔들리는 것처럼 느껴지는 유동성 현기증이 있습니다.
운동실조(運動失調) | 몸이 흔들리거나 비틀거리며 걷습니다. 소뇌의 경색과 출혈로 일어납니다. 의자에 앉아도 흔들리는 것처럼 느껴지고 걸을 때도 비틀거리게 됩니다.
심한 두통 | 특히 40대 이후에 여태껏 경험한 적 없는 심한 두통이 나타난 경우는 거미막하출혈(뇌졸중의 일종)을 의심해야 합니다.
갑작스런 건망증 |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는 건망증은 뇌졸중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서서히 진행하는 건망증 증상은 알츠하이머병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실행(失行)과 실인(失認) | 한쪽 팔다리를 쓸 수 없고, 사물을 인지하지 못합니다. 실행은 팔다리를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 수 없게 되어 팔다리를 제대로 쓸 수 없게 되는 증상이고, 실인은 왼쪽과 오른쪽, 손가락 이름, 공간 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증상입니다.
뇌경색의 결정적인 징후인 ‘일과성 뇌허혈 발작’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또한 꼭 기억해야 합니다.
□ 신체 반신의 팔다리가 움직이지 않는다.
□ 신체 반신의 팔다리가 저리다.
□ 한쪽 눈이 보이지 않는다.
□ 시야의 절반이 보이지 않는다.
□ 말이 안 나오고 상대의 말을 이해할 수 없다.
*이상의 증상이 갑자기 나타났다가 24시간 이내에 사라지면 일과성 뇌허혈 발작입니다. 증상이 지속되는 시간은 2~15분으로 아주 짧습니다. 이러한 발작을 방치할 경우 5년 내에 3명 가운데 1명(약 30%) 정도가 뇌경색에 걸린다고 하니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50~60대 대부분이 ‘숨어 있는 뇌경색’
뇌경색을 겪게 되면서 알게 된 사실은 뇌경색은 갑자기 발병하지만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에 걸쳐 조금씩 진행되는 병이라는 것입니다.
뇌경색의 초기 단계는 뇌로 가는 혈관이 막혀 몇 mm 정도의 작은 혈전이 여러 군데에서 발견된다고 합니다. 이 단계를 ‘미세 뇌경색’이라고 부른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이때는 이렇다 할 자각증상이 없기 때문에 ‘숨어 있는 뇌경색’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미세 뇌경색은 MRI와 같은 검사를 통해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다고 하니 참고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미세 뇌경색이 발견되면 곧바로 식사부터 신경을 써야 합니다. 청국장 같이 혈전을 녹이는 항혈전 식품을 많이 먹는 것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도 중요한 대처법이라고 합니다.
□ 가끔 손발에 마비가 일어난다.
□ 손발이 자주 떨린다.
□ 가끔 손발이나 얼굴에 천이 덮여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 최근 계산이 서툴러졌다.
□ 가끔 현기증이 나타난다.
□ 식사 중에 젓가락을 자주 떨어뜨린다.
□ 컵에 물을 따르다가 넘친 적이 여러 번 있다.
□ 문턱에 발이 걸려 넘어지는 때가 많다.
□ 슬리퍼가 자주 벗겨진다.
□ 계단을 오를 때 불안을 느낄 때가 있다.
□ 코를 심하게 곤다.
□ 최근 불면증이 심해졌다.
□ 잠이 잘 오지 않고 밤늦게까지 잠을 이루지 못한다.
□ 때때로 사물이 2개로 보인다.
□ 종종 시야가 이상하게 느껴진다.
□ 말이 금방 나오지 않는다.
□ 혀가 말린다.
□ 최근 건망증이 심해졌다.
*갑자기 머리가 묵직하게 느껴진다든가, 간헐적으로 두통이 엄습해 오고, 입 주위에 마비 증세가 나타나는 등 두드러진 증상이 있을 때는 이미 뇌경색이 상당히 진행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곧바로 전문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뇌경색은 혈전이 뇌혈관을 막아 생깁니다. 눈앞에서 까만 물체가 어른거리는 것처럼 느껴지거나 손에 들고 있던 물건을 갑자기 놓치는 경우는 뇌경색의 전조증상일 수 있습니다.
뇌경색은 발병 후 8시간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 시간 내에 치료를 받으면 뇌기능의 대부분이 회복될 수 있다고 합니다.
뇌경색은 치료가 가능한 시간이 비교적 짧아서 치료가 늦어질 경우에는 치료할 수 없습니다. 이 점을 꼭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뇌경색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혈관 유지가 관건입니다. 자기 전에 멀쩡했다가 아침에 일어나 보니 발병한 경우도 있는 것이 뇌경색입니다.
뇌경색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진 음식은 메밀, 현미, 녹두, 다시마, 꽁치, 고등어 등이 있습니다.
저 또한 뇌경색의 재발을 막기 위해 평소 적잖은 노력을 기울이는 편입니다. 그중에서 몇 가지만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혈압, 고지혈증, 콜레스테롤 관리를 주기적으로 합니다.
둘째, 식이요법으로 실천하는 것 중에 소개하고 싶은 것은 네 가지입니다. 매일 마늘 한 쪽을 먹습니다. 혈전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고등어 반 토막을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먹습니다. 청국장을 말려 가루 내어 저녁마다 한 숟가락씩 먹습니다. 짜고 기름진 음식은 삼갑니다.
셋째, 운동장에서 맨땅 걷기를 매일 한 시간씩 실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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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멜라토닌이 뇌경색을 예방하므로 하루 20분 정도 햇볕을 쬐면서 운동을 합니다.
이외에도 배마사지하기, 소장마사지하기, 모관운동하기 등 다양한 건강요법들을 상황에 맞춰 실천하면서 뇌경색 재발을 막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부디 이 글이 뇌경색에 대한 경계를 환기시키고 그래서 뇌경색의 덫에 빠지지 않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최도식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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