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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나눔터] 아내를 잃은 남편이 기록한 ‘담도암과 146일의 사투’2022년 9월호 p114

【건강다이제스트 | 김기영】

이 글은 2020년 5월 14일부터 10월 5일까지 장장 146일 동안 담도암과 사투를 벌이다 세상을 떠난 아내 김영순 씨에게 배우자 김기영(84세) 씨가 눈물로 쓴 글입니다.

2020년 5월 14일…건강하던 집사람이 체중이 줄고, 소화가 안 되고, 명치끝이 아프다고 해서 병원에 가서 위내시경을 포함한 종합검사를 했습니다. 그때 아내의 나이는 70이었습니다.
소화기 내과 과장은 검사 결과 아무 이상이 없고, 위에 약간의 염증이 있다면서 염증 약을 1개월분 처방을 해주어서 복용하게 되었습니다.

2020년 5월 30일…갑자기 전신이 가렵고, 커피색 소변이 나오고, 황달 증세가 나타났습니다. 급히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은 결과 간수치 급상승, 담낭, 췌장 이상 소견으로 진료의뢰서를 써주었습니다.

그 길로 S대 응급실로 가서 혈액검사, CT, MRI 검사를 했고, 그 결과 암이라고 했습니다. 담도암이라고 했습니다. 수술은 안 된다고 했습니다. Y자 부위에 암이 생겼다고 했습니다. 결국 담도에 스텐트 2개, 췌장에 1개를 시술했습니다.

2020년 6월 13일…항암치료를 시작하면서 위급한 상황은 수시로 나타났습니다. 40도를 오르내리는 고열로 응급실 음압 병실에서 코로나 검사 후 협력병원으로 이송되어 염증 치료도 해야 했습니다.

다행히 일주일 만에 퇴원을 했지만 일주일 후 또다시 40도를 오르내리는 고열로 응급실로 향해야 했습니다. 곧바로 입원하여 1차 항암주사를 맞았고, 일주일 만에 퇴원을 했습니다.

2020년 7월 8일…또다시 40도 고열로 응급실로 향했고, 6월 13일 시술했던 스텐트를 제거한 후 재시술을 했습니다. 다음 날 인천에 있는 H병원으로 이송되었다가 10여일 후 퇴원했습니다.

2020년 7월 20일…3차 항암치료 때 케모포트(chemoport)를 시술하고 2주에 1회씩 항암주사를 맞고 1주는 쉬는 치료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때부터 구토로 음식 섭취가 힘들어졌고, 변비 때문에 하루에도 수십 번 화장실을 들락거렸으나 허사였습니다.

항암주사는 일반 세포까지 죽여서 몸무게는 10kg 이상 줄어들었고, 전신에 힘이 없어 움직이기도 힘들어 계속 침대에 누워 있었습니다.

그렇게 6차 항암치료까지 진행한 후 CT를 촬영했는데 담당의사는 처음과 변동이 거의 없다고 했습니다. 많이 실망했지만 최선을 다하자는 각오로 치료에 임했습니다.

2020년 9월 7일…8차 항암치료를 했습니다. 그 후부터 아내는 계속 아랫배 통증을 호소했습니다. 결국 9월 10일 응급실로 갔습니다. 검사 결과 복막염이라고 했습니다. 대장을 잘라내는 수술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로부터 일주일 후 CT 검사에서는 혈전이 폐를 막고 있다고 하여 심장 초음파 검사 후 혈전용해제를 복용했습니다.

그러나 입, 코, 장에서 출혈이 심하여 혈전용해제 복용은 중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소변까지 안 나와 소변줄을 달아야 했습니다.

2020년 10월 5일…S대 병원 응급실에 갔습니다. 하지만 폐, 간, 신장 등의 손상으로 인해 소생실로 옮겨졌으나 연명치료를 한다고 해도 몇 시간을 더 버틸지 알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의료진은 아내에게 연명치료 의향을 물었지만 아내는 거절했습니다.

그러자 곧바로 독실로 옮겨졌고, 가족들에게 임종 연락을 하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가족들이 도착하기도 전에 아내는 운명하고 말았습니다.

어떻게 한 사람의 목숨이 이렇게 허무하게 세상에 이별을 고할 수 있는지 지금도 저는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30여 년을 함께 산 아내가 담도암 진단을 받고 6개월도 채 안 돼 세상을 떠난 것을 어느 누가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까?

담도암은…담도암은 간과 십이지장 통로에 생기는 암이라고 했습니다. 지방의 소화를 돕는 담즙이 간에서 생성되면 담도를 통해서 십이지장으로 분비됩니다.

아직까지 조기 발견이 어렵고 항암화학요법이 치료에 효과적이지 못하고 굉장히 고통스러우며 암의 성장이 빨라 예후가 좋지 않은 암이라는 것도 아내가 이 암에 걸리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여러 자료에 의하면 발견 시점부터 50%는 몇 개월 내에 사망하고, 나머지 50%도 생존율이 아주 낮다고 합니다.

초기 증상으로는 소화불량, 명치 통증, 체중 및 식욕 감소 등인데 이들 증상만으로 담도암을 알아내기는 어려운 점이 많다고 합니다. 위장병일 때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과 너무 흡사하기 때문입니다.

증상이 심해지면 황달과 가려움증, 커피색 소변이 나오는데 이때는 치료도 힘든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되면서 너무도 많은 원망을 했습니다. 5월 14일 첫 증상이 나타나 병원에 가서 종합검사를 했을 때 발견하지 못한 것이 너무도 안타까웠습니다.

‘그때 발견했더라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지금도 가슴을 시리게 합니다.

증상이 심해져 커피색 소변이 나오고 황달 증상이 나타나 담도암 진단을 받았을 때는 보호자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었습니다.

입원 중일 때는 매일 아침 8시에 병원에 도착해 2~3시간 대화를 하곤 했지만 고통스러워하는 아내에게 보호자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이 너무도 없어 눈물만 흘렸습니다.

오히려 환자가 보호자에게 “울지 마, 나 꼭 이겨낼 거야.” 하면서 손을 꼭 잡고 위로를 해줄 정도였습니다.

뼈만 남은 앙상한 손으로 제 손을 꼭 잡고는 “당신 손이 따뜻해서 좋다.”면서 힘없이 웃었지만 그 말을 들으면서 피눈물을 흘리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요?

입원 중인 아내는 매일 밤마다 “이겨내겠다” “사랑한다”는 문자를 수없이 보냈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고작 성경 구절과 찬송가 등으로 응원하고 위로하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것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너무도 속상했습니다.

▲ 김기영 님은 2년 전 담도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내의 사연을 편집부로 보내 왔다.

병원에서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했을 때는 참으로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임종을 앞둔 아내의 손을 잡고 “이대로 가면 안 된다.”고, “보호자로서 당신을 지키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피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런 제게 아내는 “당신은 최선을 다했다.”고, “그동안 고생했다.”는 말로 위로를 했습니다.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내가 얼마나 당신을 사랑했는지 알지?”라고 했을 때는 억장이 무너졌습니다. 겨우 “나도 사랑해. 그리고 미안해.”라는 말을 듣고 아내의 손에서 힘이 빠졌습니다. 산소호흡기 주머니도 힘없이 꺼지자 의사가 “03시 30분 임종하셨습니다.”라고 했습니다.

누구나 한 번은 가야할 길이지만 너무나 허망하고 불쌍해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이 슬픔은 그 누구와도 나눌 수 없는 배우자 혼자만 감당해야 할 고통임도 잘 압니다.

벌써 아내를 보낸 지 2년이 됐습니다. 무심한 세월은 잘도 흘러갑니다. 하지만 텅 빈 제 마음은 아직도 그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도 텅 빈 집에 들어가면 아내의 웃는 얼굴이 사무치게 그립습니다. 아내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아내가 없는 집은 지금도 낯섭니다. 아내와 행복했던 추억은 너무나 가슴 아픈 상처로 남았습니다.

아직도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이 고통과 상처는 어떻게 치유해야 할까요? 과연 치유가 될 수는 있을까요?

먼저 하늘나라로 간 아내에게 오늘도 나직이 말해봅니다. ‘모든 게 미안하오.’

___

김기영 님은 오랫동안 공직에 몸담아 부이사관(경무관)으로 정년퇴임했다. 공직에서 퇴임 후에는 경찰대학 교수, 용인대학 교수, 청와대 비서관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김기영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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