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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희망가] 위암 수술 후 5년, 김성탁 교수가 사는 법“더 조심하고 더 관리하면서 전화위복이 됐어요”

【건강다이제스트 | 허미숙 기자】

2017년, 위암 진단을 받았다. 39세에. ‘30대에 암?’ 너무 막막했다. 믿기지도 않았다. ‘왜 내게?’ 너무 억울했다. 이럴 수도 있나 싶었다. 결국 위 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했다. 그 후환은 말로 다 못 한다.

180도 달라져버린 삶! 마음 놓고 먹을 수 없는 몸이 됐다. 조금만 과식해도 탈이 났다. 하루하루 살얼음판 인생이 되고 말았다. 그런 세월을 살아낸 지도 어느덧 5년! 올 12월이면 위암 완치 판정도 앞두고 있다.

충남대학교 응용화학공학과 김성탁 교수(44)가 그 주인공이다. 위암 수술로 위 전체를 절제했지만 5년 암 완치를 목전에 두고 있는 김성탁 교수를 만나봤다.

2017년 12월 6일에…

건강검진을 했다. 1년마다 하는 직장 건강검진이었다. 위내시경도 했다. 수면내시경으로. 그런데 깨어나자마자 간호사가 상담을 해야 한다고 했다. 보호자와 함께 왔는지도 물었다.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지만 ‘별일 있겠어?’ 했다.

진료실에서 만난 의사는 내시경 화면을 보면서 “위축성 위염은 있지만 이런 건 아무 것도 아니고, 점막 부분에 변형된 부분이 보이는데 주로 위암에서 발견된다.”며 “이런 경우는 거의 100% 위암”이라고 했다.

김성탁 교수는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실감이 나지 않더라.”고 말한다. 한참 후에 ‘아, 그렇군요.’ 했다고 한다.

그 후의 일은 지금도 잊히지 않은 기억의 파편으로 남아 있다. 허겁지겁 대학병원 암병동으로 가서 초진 예약을 했고,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그냥 한 방향으로 무작정 걸었고, 집으로 가는 버스도 반대 방향을 타 한참을 돌기도 했다.

녹초가 되어 집에 도착했을 때는 한겨울의 어둠이 내려앉아 있었다. 아내는 “왜 이렇게 늦었냐?”며 “어디서 놀다 왔어?” 묻기까지 했다.

그런 아내에게 김성탁 교수가 한 말은 “여보, 내시경 했는데 위암이래.”였다고 한다. 김성탁 교수는 “위로 받고 싶고 기대고 싶은 마음이 너무 절실했던 것 같다.”고 말한다.

결국 아내에게 1cm 크기의 조직 변형이 위암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과, 조직검사 결과는 일주일 뒤에 나온다는 것까지 모두 털어놓았다.

김성탁 교수는 “놀란 마음을 숨기고 ‘일단 밥부터 먹어요.’라며 식탁으로 이끌던 아내의 의연함은 큰 위로가 됐다.”고 말한다.

위암 1기인데 위 전절제술

조직검사 결과가 나오기로 한 날, 오전 10시경 한 통의 전화가 왔다. 검진센터였다. 전화기를 통해 들려온 말은 “안타깝지만 악성종양입니다.”였다.

진짜로 위암? 고작 39세에? 무서웠다. 시간이 멈춰버린 것 같았다.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두려웠다.

김성탁 교수는 “머리를 감싸 쥐면서 느꼈던 아득한 절망감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고 말한다.

직장에 반차를 내고 대학병원으로 가면서 오만 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왜 내게?’ 납득도 안 됐다. 아무런 증상도 없었다. 술을 많이 마시는 편도 아니었다. 담배를 피우는 것도 아니었다. 위암을 의심할 만한 속 쓰림이나 소화불량, 구토, 심지어 체중감소도 없었다.

그냥 잘 먹고, 잘 소화시키고, 잘 싸고, 몸무게를 줄여보려고 애쓰는 보통의 건강한 30대 후반의 남자였다. 표준체중에 혈압, 당뇨, 중성지방, 근육량 등 모든 수치가 ‘이 사람은 건강합니다.’를 말해주는 그런 몸이었다.

제발 오진이기를 바라고 또 바랐지만 대학병원에서 나온 결과도 달라지지 않았다. 선암이라고 했고, 분화도가 안 좋은 반지고리형 암세포라고도 했다. 내시경으로 봐서는 크기가 작아 보이지만 조직 안으로 암세포가 퍼져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그래서 내린 결론도 절망적이었다. 위암 1기이지만 위 전절제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위를 전부 들어내야 한다는 거였다. 충격이었다. 귀에서 삐 소리가 나고 눈앞이 깜깜했다.

이제 좀 살만하니 암이었다. 공학도로 성공하기 위해 아내와 함께 미국에서 5년 동안 유학생활을 하면서 하루하루 전쟁을 치르듯 살아낸 그였다. 연구와 논문 집필, 육아까지 하다 보니 잠을 제대로 잔 날도 거의 없었다. 걸핏하면 연구실에서 밤을 지새우기 일쑤였다. 무얼 위해 그 고생을 했는지 허무했다. 김성탁 교수는 “결국 2017년 12월 20일 위 전체를 절제하는 위암 수술을 했다.”며 “위를 다 잘라내고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까 암담한 생각밖에 안 들더라.”고 말한다.

▲ 위암 수술 후 5년 완치 판정을 앞두고 있는 김성탁 교수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반드시 해결책은 있으므로 희망을 버리지 말라고 당부한다.

위암 수술 후 180도 달라진 삶

위 전체를 절제했지만 10일 만에 퇴원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 암 전이 소견이 없어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를 하지 않은 것도 행운이었다.

하지만 위를 다 잘라낸 후유증은 참담했다. 밥 먹고 일상생활 하는 것 자체가 힘들어졌다. 음식 먹기가 두려워졌다. 먹는 방법도 다시 익혀야 했다.

너무나 달라져 버린 삶! 김성탁 교수는 “식사 중이거나 식사 후에는 바로 일어나지도 못하는 현실이 기가 막혔다.”고 말한다.

무얼 먹은 후에는 20~30분이 지나야 비로소 움직일 수 있었다. 위와 소장 사이의 유문이 없어진 탓에 무얼 먹고 바로 움직이면 음식이 소장으로 곧바로 내려가서 쇼크가 왔다.

그래도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며 모든 에너지와 정신을 집중했다는 김성탁 교수! 하루하루 극한의 고통을 겪으면서도 살기 위한 노력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한다.

첫째, 식습관을 바꿨다. 위가 없다 보니 뭘 먹으면 자꾸만 탈이 났다. 식습관을 새롭게 배워야 했던 이유다. 규칙적인 식사 습관을 실천했다. 하루 6끼를 먹으면서 과식 안 하기, 천천히 꼭꼭 씹어 먹기, 식간에 수분 섭취하기 등을 실천했다.

조심해야 할 식품은 일절 금했다. 직화구이, 기름진 음식, 달거나 짠 음식, 튀긴 음식, 면류, 국물류, 날것, 자극적인 것은 안 먹었다.

김성탁 교수는 “정해진 시간에 죽을 먹고, 정해진 시간에 물을 마시고, 죽 한 입을 씹고 또 씹어서 목 넘김을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살기 위해 실천했고, 습관을 들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한다.

둘째,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처럼 운동을 했다. 걷기 운동을 했다. 수술 후 한 달 동안은 거동도 불편해 집안에서 걷기 운동을 했다. 이 악물고 하루 만보 걷기를 실천했다. 힘들어도 지겨워도 운동만큼은 하루도 빼놓지 않고 실천했다.

김성탁 교수는 “수술로 흐트러진 몸 안의 장기들이 제 자리를 찾고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데 운동은 큰 도움이 됐다.”며 “꾸준한 운동은 5년 완치를 바라볼 수 있게 한 마법이 되어주었다.”고 말한다.

셋째, 수술 전과 다른 삶을 살자 결심했다.

위암 수술 후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비로소 알았다. 수술 전과 똑같은 삶을 살아서는 안 된다는 것도 알았다.

김성탁 교수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새로운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즐길 수 있고, 좋아하는 일을 하자.’였다. ‘보수가 많은 직장을 갈망하지 말고, 사회적 평판과 지위에 연연해하지도 않는 삶을 살자.’ 결심했다.

2019년도부터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충남대학교 응용화학공학과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에너지와 환경을 연구하는 연구자의 길로 들어섰던 이유다.

그렇게 살아가는 방식을 새롭게 바꾸고, 새로운 습관도 하나둘 몸에 익히면서 조심조심 살아온 지도 어느덧 5년! 2022년 7월 현재 김성탁 교수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똑같은 실수 반복하지 않으려고…

현재 충남대학교 응용화학공학과 교수로 있는 김성탁 교수는 에너지 및 환경 분야 연구에 집념을 쏟아 붓고 있는 공학도다. 수소에너지 생산 및 활용, 온실가스 전환 및 활용 등은 주 연구 분야다. 건강은 괜찮을까?

김성탁 교수는 “1년마다 하는 건강검진에서 큰 이상은 없다는 말을 듣고 있다.”며 “학생들을 가르치고 연구 활동을 하는 데도 지장은 없다.”고 말한다.

그 비결은 뭘까? 김성탁 교수는 “아마도 더 조심하고 더 관리하며 살아온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다시는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자 결심했다고 한다. 생활습관도 바꾸고 생각습관도 바꿨던 이유다.

첫째, 몸의 한계 이상을 요구하는 일은 하지 않기로 했다.

둘째,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주는 모든 것과는 마주하지 않기로 했다.

셋째, 달콤하고 짭짤한 가공식품들은 멀리하기로 했다.

넷째, 평생 술은 마시지 않기로 했다.

김성탁 교수는 “항상 지켜야 할 수칙들도 정리하여 휴대폰 바탕 화면에 띄워놓고 날마다 복기하며 산다.”고 말한다.

첫째, 항상 즐거운 일만 생각하기

둘째, 어떻게 하면 매순간 잘 놀고 잘 먹을지 궁리하기

셋째, 잠 잘 자기

넷째, 천천히 자주 먹기

다섯째, 어떤 상황에서도 주 5회 운동하기

여섯째, 어떤 상황에서도 아내와 아이를 이해하고 지지해 주기

일곱째, 동료들의 장점을 보려 애쓰고 칭찬하기

이 같은 노력 덕분일까? 김성탁 교수는 “지금의 몸 상태는 수술 전 몸 상태의 70~80% 정도 회복됐다.”며 “이 정도도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고 말한다. 특히 재발·전이도 없이 5년 암 완치를 바라볼 수 있게 된 것은 꿈만 같다.

그래서일까? 김성탁 교수가 전하는 메시지도 분명하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해결책은 반드시 있다는 것이다. 스스로 노력해서 찾으면 살 길도 열린다는 것이다.

그 방법을 찾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자신의 투병 과정을 책으로 펴내기도 했다. <아빠 잠깐 병원 다녀올게>라는 제목으로.

▲ 김성탁 교수는 암 진단 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막막한 사람이 참고할 수 있도록 자신의 투병 과정을 담은 <아빠 잠깐 병원 다녀올게>를 펴냈다.

김성탁 교수는 “막상 위암 진단을 받고 보니 어떻게 대처하고 어떻게 치료해야 할지 막막하더라.”며 “그 막막함을 덜어주기 위해 수술 후 1년의 기록을 생생하게 담은 책을 펴내게 되었다.”고 말한다.

암 진단을 받으면 어떤 과정을 겪게 되고 어떤 대처를 해야 하는지 앞서 경험한 사람으로서 도움이 되고 싶었다는 것이다. 얼마든지 완치될 수 있다는 것도 알려주고 싶었다는 것이다.

김성탁 교수는 “절망 대신 희망을 갖는 것은 언제든 옳은 선택”이라며 “암과의 싸움에서도 희망만은 절대 내려놓지 말 것”을 당부한다.

허미숙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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