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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브리핑] 원숭이두창 습격, 똑똑한 대처법2022년 8월호 56p

【글 | 양기화 박사(전 심평원 평가위원, 병리학·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 지샘병원 병리과 과장)】

세계보건기구는 7월 23일 원숭이두창에 대해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원숭이두창은 중앙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의 일부 국가에서 생기는 풍토병으로 알려졌던 것인데, 올 5월부터 유럽을 중심으로 남북 아메리카 대륙과 호주, 아시아 등지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가 원숭이두창의 확산에 긴장하는 이유는 과거 천연두의 유행으로 치명적인 피해를 입었기 때문입니다.

유럽에서는 18세기 이전까지 매년 40만 명 이상이 천연두로 사망하였고, 시각장애인의 3분의 1이 천연두가 원인이었습니다. 천연두의 치사율은 30%에서 상황에 따라서는 100%에 이르렀습니다.

과거 우리나라에서는 두창(痘瘡), 두질(痘疾), 창진(瘡疹), 완두창(豌豆瘡), 두질(痘疾) 등이라 했는데, 마마(媽媽)라고도 불렀습니다. “호환마마보다 무서웠다.”라는 비유가 있는 것을 보면, 사람들이 두창을 얼마나 무서워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1977년에 마지막 환자가 발생한 것을 끝으로 아직까지 발생보고가 없어 인류가 처음 박멸한 전염병으로 기록되었습니다.

원숭이두창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고, 우리나라에도 확진자가 유입되었다는 점에서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Q 원숭이 두창은 어떤 전염병인가?

원숭이두창은 폭스비리대(Poxviridae)에 속하는 오르토폭스바이러스(Orthopoxvirus) 속의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병입니다. 천연두, 우두창, 마두창, 낙타두창, 원숭이두창 등 12종류의 바이러스가 여기에 속합니다.

원숭이나 설치류 등에서 감염을 일으키던 원숭이두창이 어떤 경로를 통해 사람에게 전파되면서 인수공통전염병이 되었습니다. 풍토병으로 발생하던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주로 보균동물과 접촉을 통하여 감염되었지만, 간혹 사람 사이의 접촉으로도 감염된 사례가 있었습니다.

유럽에서는 주로 사람 사이의 접촉으로 전파되고 있습니다. 초기 확진자들은 확진된 남성과 성관계를 가진 남성들에서 감염이 확인되었다고 합니다.

원숭이두창은 천연두 환자의 증상과 흡사한 증상을 보입니다. 다만 임상적인 심각도는 천연두보다 떨어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최근 유행하고 있는 원숭이두창의 치명률은 3~6% 정도입니다. 코로나의 치명률을 상회하기 때문에 결코 무시할 수준이 아닙니다. 신생아, 어린이를 비롯하여 면역이 떨어진 사람에게는 치명적일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유행이 확산될 경우 치명률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6월 21일 독일에서 온 항공기 편으로 인천공항을 통하여 입국한 두 명의 원숭이두창 의심환자 가운데 한 명은 원숭이두창으로 확진되었고, 나머지 한 명은 수두로 확인되었습니다.

수두는 원숭이두창과 흡사한 증상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발열기에 나타나는 증상은 동일하지만 발진이 나타나는 발진기에는 차별화된 증상을 나타내게 됩니다.

림프절이 커지는 증상은 수두에서 나타날 수도 있지만 원숭이두창에서는 특징적으로 나타납니다. 손바닥이나 발바닥에 나타나는 발진도 수두에서는 흔치 않습니다만, 원숭이두창 환자의 75% 정도에서 볼 수 있습니다.

피부발진은 반점→수포→농포→딱지의 순서로 발전해 가는데, 원숭이두창 환자에서는 동일 부위에서 비슷한 단계로 발전해가는 반면 수두에서는 동일 부위에서 다양한 단계의 병변을 보일 수 있습니다.

수두 외에도 대상포진, 홍역, 2기 매독, 말라리아 등의 감염질환에서도 발열과 발진을 보일 수 있어 감별진단이 필요합니다.

Q. 원숭이두창의 주요 증상은?

전형적인 사례에서는 ▶발열(38.5℃ 이상) ▶격렬한 두통 ▶근육통 ▶허리 통증 ▶림프절 커짐 ▶무력증 ▶발진으로 시작한 피부병변에 농이 생겼다가 가피를 형성하면서 말라 떨어집니다.
피부발진은 얼굴, 손바닥, 발바닥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는데, 입을 비롯한 생식기 주변, 눈에서도 발견됩니다.

피부의 병변은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로 오염된 물질 혹은 사람과 접촉한 부위에서 시작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증상은 보통 2~4주 동안 지속되다가 별다른 치료 없이도 사라지게 됩니다.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에 따라 발열기에는 열이 나기 시작하면서 무기력, 피로감을 느낍니다. 그리고 두통, 근육통, 인후통이 나타납니다. 이어서 피부에 발진이 생기게 되는데 팔다리, 얼굴, 몸통, 생식기와 항문 주변 피부, 그리고 입안 점막 등에서 나타납니다. 발진은 고름이 잡히는 농포의 단계를 지나 딱지가 앉게 됩니다. 딱지가 떨어져 나가면서 회복이 됩니다.

Q. 원숭이두창의 감염경로는?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환자의 병변이나 체액, 호흡기의 비말을 통하여 감염됩니다. 환자와 껴안기, 키스, 성관계 등의 밀접한 접촉을 통하여 감염되며, 환자가 사용한 침구 등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질과의 접촉으로도 감염이 이루어집니다. 환자의 호흡기를 통하여 공기 중으로 배출되는 비말로 감염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감염되고 초기 증상이 나타나기까지의 잠복기는 통상 6~13일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5~21일이 걸리기도 합니다. 아프리카에서는 원숭이두창에 감염된 동물과 접촉하거나 부적절하게 조리된 감염동물의 고기를 먹고 감염된 사례가 있습니다.

Q. 원숭이두창을 예방하려면…

우리나라의 경우 원숭이두창이 발생한 경우가 없기 때문에 해외로부터 유입을 차단하는 것이 방역의 우선 순위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한 방역기준이 완화되면서 해외로부터 유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무증상기의 환자가 공항이나 항만 등의 출입국 과정에서 걸러지지 않고 들어올 수도 있습니다.

원숭이두창에 감염되지 않기 위하여 일단은 원숭이두창 발생국으로의 여행을 자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부득이하게 여행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원숭이두창의 위험요인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비말을 통하여 전파될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해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부 물체에 노출되기 쉬운 손을 알코올 등으로 수시로 닦고, 외출에서 돌아와서는 몸을 씻는 것이 좋겠습니다.

38.5℃의 고열이나 두통, 림프절 비대, 요통, 근육통, 무기력감을 비롯하여 얼굴이나 손바닥, 발바닥, 성기 주변 등에 발진 등의 증상을 보이는 가운데 21일 이내에 다음의 조건에 해당한다면 원숭이두창일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① 원숭이두창으로 확진된 환자와 접촉하였거나

② 원숭이두창이 발생한 국가를 여행하였거나

③ 다수 혹은 익명의 성행위 상대가 있는 경우

④ 아프리카 원산의 야생동물 혹은 반려동물과 접촉한 사실이 있는 경우
이런 환자들은 검역당국이나 관할보건소에 신고하여 반드시 원숭이두창 검사를 받도록 합니다.

또 원숭이두창으로 확진된 환자(첫 증상으로부터 피부의 가피가 떨어질 때까지의 어느 시점이든지)와 직·간접적인 접촉이 있었다면 21일간 관리의 대상이 됩니다. 다음의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입니다.

① 성관계를 포함한 직접 접촉이 있었거나

② 환자의 의복이나 침구류 등과 접촉하였거나

③ 적절한 보호구를 착용하지 않은 채 1m 이내의 대면접촉을 한 경우

④ 오염된 환경에서의 흡입이나 점막 노출이 있었던 경우

노출의 위험도별 수준에 따라서 ① 격리 ② 격리 없이 근무 제한 ③ 격리 없음의 단계로 관리해야 합니다.

원숭이두창을 예방하기 위한 예방접종은 아직 개발된 바가 없습니다. 과거 천연두를 예방하기 위하여 우두 바이러스를 약독화시킨 예방접종을 시행하였습니다. 천연두 환자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아 박멸되었다고 선언된 1980년대 무렵부터는 천연두 예방접종을 중단하였습니다. 따라서 천연두 예방접종을 받은 40대 이상에서는 원숭이두창에 저항력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보건당국에서는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한 천연두 예방접종의 전반적 시행을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Q. 원숭이두창 치료는?

대부분의 원숭이두창 환자는 2~4주에 걸쳐 증상이 발전하다가 자연적으로 좋아집니다. 다만 발열이나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해열제나 진통제를 사용하여 증상을 가라앉게 할 수 있습니다. 피부의 발진이 심한 경우에는 습포를 덮어서 피부를 보호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합니다. 피부, 눈, 입안의 병소를 자극하지 않도록 합니다. 코르티코스테로이드제가 포함된 구강청정제나 안약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소아, 면역 저하 환자 등에서는 폐렴, 뇌병증, 패혈증 등의 중증감염으로 발전할 수도 있습니다. 이와 같은 중증의 환자는 바시니아 면역글로블린(Vaccinia immune globulin, VIG)의 사용이 권장됩니다. 천연두를 치료하기 위하여 개발된 항바이러스제(tecovirimat)가 2022년 1월 원숭이두창의 치료제로 승인되었습니다. 우리 보건당국은 원숭이두창 치료제의 확보를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코로나19에 이어 원숭이두창까지 전염병의 역습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부디 철저한 생활 방역과 면역력 관리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할 것입니다.

양기화 의학박사는 병리학과 진단검사의학과를 전공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국립독성연구원 연구부장으로 근무했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평가책임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현재 군포 지샘병원에서 병리과 과장으로 진료 중이다. 주요 저서는 <치매 당신도 고칠 수 있다(2017)>, <우리 일상에 숨어 있는 유해물질(2018)> 등을 출간했다.

양기화 박사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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