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만 보는 초보운전자, '목디스크' 조심하세요

【건강다이제스트 | 최민영 기자】 2020년 기준 우리나라의 운전면허 소지자는 3천만 명이 훌쩍 넘는다.

바야흐로 국민 5명 중 3명이 운전면허를 가지고 있는 시대를 맞이했으며, 이 수치는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다.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있는 만 18세 이상의 10대부터 70대 이상의 고령 운전자까지 자동차 운전이 일상생활의 일부가 되었다는 의미다. 흥미로운 것은 해마다 잘못된 운전 자세로 인한 목디스크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도 늘고 있다는 것이다.

안산튼튼병원 최수영 원장은 "목이 뻐근하고 어깨에 통증도 나타나면서 급기야 운전대를 잡은 손과 팔이 저려 병원을 찾았다는 환자들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사회적 거리 두기의 영향으로 대중교통보다 자동차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증가세는 더 뚜렷해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퇴행성 질환인 목디스크는 노년층에서 주로 나타나지만, 최근 젊은 층이나 청소년 환자들의 발병률도 높아지고 있다.

퇴행성 변화 등으로 디스크가 탈출하여 신경을 압박하면 통증을 일으키고 목디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 ▲외부 충격이나 교통사고로 목을 다친 경우 ▲고개를 쭉 빼거나 한 쪽 방향으로 고정된 채 모니터를 보는 자세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장시간 내려다보는 자세 ▲엎드려 자거나 높은 베개를 사용하는 경우 등 잘못된 자세 역시 목디스크의 주요 원인이다.

특히 장시간·야간 운전 등으로 머리, 목을 앞으로 내미는 습관을 가진 운전자나 서툰 운전 실력 때문에 몸이 바짝 긴장한 상태에서 전방만을 주시하는 습관을 가진 초보운전자의 경우 목과 어깨에 힘이 들어가 경추와 주변 근육을 긴장시켜 거북목증후군이나 일자목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습관이 오래 지속되면 결국 급정거나 과속방지턱을 넘는 순간에, 또는 고개를 돌려 후방을 살펴야 하는 순간에 목에 심한 통증을 느껴 목디스크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목디스크는 단순히 목이 불편한데 그치지 않고 목에서 손가락까지 이어지는 방사통을 유발하는 것이 특징이다. 목의 뻐근함과 결림에서부터 시작하여 어깨 부분에 통증이 발생하고, 나중에는 팔이 아프고 손가락까지 저려 온다. 심한 경우 팔에 힘이 빠지거나, 물건을 집는 동작이 어려워지고, 손과 팔에 마비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다만 주로 엄지, 검지, 중지, 손바닥 부위의 저림 증상이 심한 '수근관증후군'이나 목에서 팔로 이어지는 혈관, 신경이 목과 가슴뼈를 지나가다 압박되어 팔과 가슴에 통증을 느끼는 '흉곽출구증후군'과는 구별할 필요가 있다.

목디스크 증상이 가벼운 경우 약물치료, 물리치료, 보조기 사용 등과 함께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잘못된 운전 자세가 원인이라면 잠시 정지할 때마다 고개를 젖히거나 좌우로 부드럽게 흔들어 스트레칭하는 습관을 들이고, 가족이나 지인 등에게 옆좌석에 동행해 자세를 모니터링해달라고 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긴장한 상태에서 급정거나 부주의하게 과속방지턱을 넘는 일을 피하고, 사이드미러나 후방을 살펴볼 때 천천히 고개를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

도수치료는 전문 물리치료사가 수기를 통해 경추의 틀어짐을 바로잡고, 근육이 짧아지거나 경직된 경우 근육을 이완시켜 주어 목디스크 치료에 효과적이다. 30분 내외의 짧은 시간에 치료를 받을 수 있어 바쁜 직장인이나 시간에 쫓기는 학생에게 특히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근육이 뭉치고 결리는 통증이 이어지는 등 호전이 없다면, 비수술적 치료를 진행하게 된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영상 장치를 보면서 특수한 카테터(가느다란 관)를 이용하여 유착 및 염증을 제거하는 치료 방법이나 미세 주삿바늘을 디스크 안으로 삽입한 후 신경을 압박하는 디스크 수핵을 고주파 에너지를 이용하여 빠르게 분해하여 제거하고 수핵을 수축 응고시키는 치료 방법을 적용한다. 시술 시간이 짧고 피부를 절개하지 않기 때문에 수술에 대한 두려움, 부담감을 가지고 있는 환자에게 적합하다.

3개월 이상 비수술적 치료로도 효과가 없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 봐야 한다.

최수영 원장은 "통증이 심하여 일상생활에 지장이 많은 경우나 신경증상 또는 근력 약화가 동반된 경우에는 인공디스크를 삽입하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다만 모든 목디스크에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므로 환자의 척추, 근육, 근막, 신경 등 정밀검사와 통증 정도에 대한 전문의의 정확한 검사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도움말 | 안산튼튼병원 최수영 원장]

최수영 원장은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졸업 후, 가천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을 거쳐 가천대학교 길병원에서 신경외과 전문의를 취득했다. 가천대학교 길병원 신경외과 척추센터 전임의를 지냈으며, 대한신경외과학회와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정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최민영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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