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가천대 길병원 신경외과 김영보 교수】
코로나 이후 혼자 하는 일이 많아졌다. 혼밥이라고 하는 식사가 대표적이다. 혼자 먹어도 다양한 영양소가 들어 있는 음식을, 건강한 조리법으로, 천천히, 꼭꼭 씹어서 먹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마음 편하게 나홀로 먹는 식사의 명과 암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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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바꾼 음식 문화
안 먹고는 살 수 없다. 코로나가 심해도 먹고는 살아야 한다.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우리가 먹는 음식도 많이 변했다. 배달음식, 포장음식은 전성시대를 맞았고, 새로운 식문화의 트렌드도 등장해 변화를 이끌고 있다.
요리에 필요한 손질된 식재료와 양념을 세트로 구성해서 파는 ‘밀키트’ 제품과 이미 조리되어 있어 데우기만 하면 되는 가정간편식(HMR)이 간편성과 편리성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모든 게 집에서 밥을 먹어야 해서 벌어진 변화다.
나홀로 먹는 밥은 음식의 종류뿐 아니라 먹는 습관도 바꿔놓았다. 혼자 먹으니까 대충 먹고, 빨리 먹고, 많이 먹는 사람이 많아졌다. 코로나 이후 집에만 있다보니 너무 많이 먹어서 살이 쪘다는 사람을 흔하게 볼 수 있다. 계속 이렇게 먹어도 될까? 나홀로 식사에 숨어 있는 함정과 그 대책을 소개한다.
나홀로 식사 때 흔히 하는 실수 5가지
혼자 살다 보면 나쁜 식습관을 유지하고 있어도 나쁘다는 것 자체를 모르거나 알아도 고치기 쉽지 않다. 다음의 5가지 실수 중에 해당되는 게 있다면 오늘부터는 건강한 식습관으로 바꿔보자.
1. 배달식을 주로 먹는다면?
돌밥! 돌아서면 밥을 해야 한다는 코로나 시대의 신조어다. 혼자 사는 사람이 세끼를 해 먹으면 ‘돌밥돌밥돌밥’이다. 이 돌밥에서 손쉽게 해방되는 방법이 배달식이다.
가천대 길병원 신경외과 김영보 교수는 “요즘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보면 음식점에 대한 후기, 유명세 등을 쉽게 파악할 수 있어서 배달 음식을 시킬 때는 인기 있는 음식 위주로 시키는 경향이 있다.”며 “인기가 아닌 전체적인 자신의 영양 균형을 고려해서 배달식을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조언한다.
배달식은 대부분 고칼로리 음식이므로 너무 많이 시켜먹는다면 특정 요일, 특정 날짜에만 시키는 등 점차 줄이려는 노력을 해본다.
배달음식은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아야 하므로 자극적으로 조리하는 곳이 많다. 배달 메모에 ‘싱겁게 해 주세요.’ ‘달지 않게 해 주세요.’와 같은 말을 쓰면 덜 자극적으로 먹을 수 있다.
2. TV나 스마트폰을 보면서 먹는다면?
혼자 사는 연예인의 일상생활을 보여주는 TV프로그램을 보면 우리 같은 일반인과 공통점을 발견하곤 한다. 밥을 먹을 때 한 손에는 TV리모컨이나 스마트폰을 쥐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식사 습관은 위장 건강에 좋지 않다. TV나 스마트폰에 몰입한 채로 음식을 먹으면 천천히 꼭꼭 씹어 먹기가 힘들다. 자기도 모르게 빨리 먹고 많이 먹어버린다.
식사할 때는 천천히 꼭꼭 씹어서 먹는 데 집중하고 식사가 끝난 후 편안한 위장 상태로 TV나 스마트폰을 보자.
3. 귀찮다고 식사를 대충 때운다면?
식사를 대충 때워야 할 때는 보통 빵, 떡, 라면, 도넛 등과 같은 탄수화물 위주의 음식이 생각난다. 5분도 안 돼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대충 때운다고 표현하지만 사실 대충 때운 게 아니다. 대충 때우면 살이 안 쪄야 하는데 이렇게 매일 대충 때우면 살은 점점 찐다.
식사 시간이 짧거나 골고루 먹을 형편이 안 되면 빵, 라면 대신 달걀, 샐러드, 요거트, 과일 등을 먹는 게 좋다. 요즘에는 달걀, 샐러드도 빵이나 라면처럼 마트, 편의점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4. 식사 대신 혼술 혹은 식사+술을 마신다면?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혼자 집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 술이 밥친구가 된 것이다. 혼술을 하면 말리는 사람이 없으므로 급하게 마시기 쉽고 절제가 어렵다. 중독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가끔이 아니라 혼자 매일 술을 마시고 있다면 이미 중독의 길에 접어들었을 수도 있다.
김영보 교수는 “과유불급이라는 말처럼 뭐든지 과하면 좋지 않은데 혼술도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속상한 일이 있으면 술이 아닌 전화 통화나 운동으로 기분을 풀고, 갈증이 나면 맥주가 아닌 물을 마시자.
5. 식사량이 늘어나 살이 쪘다면?
요즘은 못 먹어서 죽겠다는 사람은 없다. 다들 많이 먹어서 문제다. 김영보 교수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이 생겨 합병증으로 오래 고생하는 사람을 많이 본다.”며 “이러한 대사장애의 기저에는 비만이 있다.”고 말한다.
적당히 먹는 게 어렵다면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과도한 스트레스는 식욕을 증가시켜서 비만을 유발할 수 있다. 넘치는 식욕을 주체하지 못한다면 스트레스 관리부터 해보자.
코로나 시대 혼밥족의 면역력 높이는 식사법
특정한 음식이 면역력을 쑥쑥 올려주면 편하겠지만 우리 몸의 면역력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면역력은 인체 내부의 미시적 시스템과 외부의 환경 시스템, 그리고 우리와 공존하는 박테리아와 같은 미생물 집단 등의 영향을 동시에 받는다.
김영보 교수는 “면역력을 올리고 싶다면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균형 있고 과하지 않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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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보 교수는 가천대 길병원에서 뇌졸중·두통·어지러움 등을 전문으로 진료한다. 가천대학교 뇌과학연구소 부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길병원 인공지능병원추진단 연구센터장, 대한뇌기능매핑학회 부회장, 대한의료인공지능학회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유경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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