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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과 이브사이] 바람의 기억 지우고 부부 관계 회복법2021년 3월호 92p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밝은희망부부클리닉 목동점 강지영 부부상담사】

결혼생활은 이해의 연속이다. 달라도 너무 다른 남녀가 만나 함께 살려면 이해는 필수다. 이해해 주고 이해를 바라면서 사랑이 쌓이고 믿음이 쌓인다. 그러다 배우자가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 잘못을 저지르는 경우도 있다. 바람이 대표적이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배신감이 들지만 이혼은 쉽지 않다. 결혼이 현실이듯 이혼도 현실이기 때문이다.

오랜 고민 끝에 바람피운 배우자를 용서하기로 했다면 바람의 기억을 잊어야 한다. 분노뿐인 과거에 사로잡혀 살면 이혼하는 것보다 더 불행해질 수도 있다. 바람의 기억을 깨끗이 지우고 깨진 관계를 다시 단단하게 붙이는 방법을 알아본다.

CASE 1. 꽃을 든 아내를 본 남자 이야기

몇 주 전 늦은 밤, 성국 씨(가명)는 편의점에 다녀오다가 이상한 장면을 봤다. 퇴근한 아내가 집으로 들어가지 않고 분리수거장으로 가고 있었다. 아내의 손에는 꽃다발이 들려 있었다. 성국 씨가 보고 있는 것을 모르는 아내는 꽃은 쓰레기통에, 포장지는 분리수거 통에 넣고 유유히 집으로 들어갔다.

가까이 가서 보니 싱싱한 꽃이었다. 꽃을 좋아하는 아내가 꽃을 버리는 게 의아했다. 설마 남자한테 받은 꽃? 증거 인멸?

다음 날 아내를 유심히 살피니 정말 이상하긴 했다. 휴대폰을 무음으로 해놓고 화장실에 갈 때도 가지고 들어갔다. 휴대폰도 잠겨있었다. 아내가 휴대폰 잠금 패턴을 해제할 때마다 안 보는 척하며 유심히 봤다.

깊은 밤 아내가 잠들자 성국 씨는 휴대폰 잠금 패턴을 풀었다. 성공의 기쁨도 잠시! 메신저를 보자마자 기함했다. 아내는 진짜 바람을 피우고 있었다. 주체할 수 없이 화가 나서 아내의 휴대폰을 그대로 바닥에 던져버렸다. 휴대폰이 깨지는 소리에 잠에서 깬 아내에게 그 남자의 이름을 말하자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펑펑 울며 너무 외로워서 그랬다고 했다.

아내에게는 이혼하자고 했지만 초등학생 딸아이 때문에 차마 이혼할 수는 없었다. 부모님에게도 이혼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다.

그렇다고 아내를 용서할 수도 없었다. 아내에게는 이혼을 안 하는 게 아니라 잠깐 보류라고 못을 박았다. 아내도 성국 씨처럼 지옥을 맛보길 바랄 뿐이다.

CASE 2. 낯선 남자의 전화를 받은 아내 이야기

2주 전 은화 씨(가명)는 낯선 전화를 받았다. 남자 목소리였다. 그 남자는 자신의 아내와 은화 씨의 남편이 바람을 피웠다고 했다. 방금 두 사람과 만나고 나오는 길이라고 했다. 남편에게 상간자 소송을 할지 말지 결정하지 못했으니 혹시 은화 씨가 자기 아내에게 소송할 거면 미리 알려달라는 말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

정신을 차리고 상황을 정리했다. 내 남편이 유부녀와 바람을 피웠고 그 유부녀가 남편에게 바람피운 것을 들켰다? 그리고 오늘 셋이 삼자대면을 했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남편에게 전화했다. 전화를 안 받았다. 한참 후 남편이 번호 키를 누르고 집으로 들어왔다.

남편은 오자마자 무릎을 꿇었다. 어떻게 된 거냐고 묻자 남편은 친구가 영업에 도움이 되라고 여자 동창을 소개해서 몇 번 만났는데 그 여자가 일방적으로 매달렸다는 거였다. 결국 그 여자의 남편이 알게 돼 오늘 삼자대면까지 한 거라고 했다. 그 여자의 남편이 은화 씨 연락처를 알려주지 않으면 당장 소송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전화번호를 알려줬다고 했다.

기가 막혔다. 떳떳한 사이였으면 그 여자의 남편에게 휘둘릴 일도 없었을 거였다. 은화 씨가 당장 이혼하자고 하자 남편은 이혼은 안 된다고 울먹였다. 남편과 눈이 마주칠 때마다 소름이 끼쳤다. 대충 짐을 싸서 남편을 밖으로 내쫓았다.

남편을 쫓아낸 지 2주일이 지났지만 은화 씨는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잘못도 없는 자신이 이혼녀가 되는 건 너무 억울했다. 용서할 자신도 없고 용서 안 하고 예전처럼 살 자신도 없는 은화 씨는 남편에게 결국 무기한 별거를 통보했다.

바람이 부부에게 미치는 영향

배우자의 바람이 지나간 자리는 불행하기 그지없다. 분노, 수치심, 질투심, 배신감, 두려움 같은 격렬한 감정에 휩싸인다. 허탈감, 억울함, 상실감이 들어서 불면증, 화병,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신경과민 등을 동시에 겪는 경우도 흔하다.

밝은희망부부클리닉 목동점 강지영 부부상담사는 “배우자의 외도는 그동안의 결혼 생활 중 느꼈던 부정적인 감정 중 가장 고통스러운 감정을 느끼게 한다.”고 설명한다.

배신감에 사로잡혀 힘든 시간을 보내지만 막상 이혼이 쉽지는 않다. 이루 말할 수 없는 상처를 받았어도 이혼하지 않거나 이혼을 미루는 사람이 많다. 가장 흔한 이유는 자녀를 위해서다. 자녀에게 상처를 주기 싫어서 자녀가 성장한 다음 그에 상응하는 행동을 하기로 다짐한다. 이혼 후에 닥칠 급격한 변화도 이혼을 망설이게 한다. 가족이나 주변에 아무도 이혼한 사람이 없다거나 결혼 생활을 통해 알아 온 지인과의 단절, 혼자 사는 어려움 등으로 인해 이혼까지는 안 가고 쇼윈도 부부 같은 정서적 단절을 선택하기도 한다.

강지영 부부상담사는 “아내는 자녀 양육과 재산과 같은 이혼에 따른 불이익, 역할의 상실, 다시는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할 거라는 불안감 때문에 이혼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남편은 아내를 아직 사랑하거나 자녀 양육과 일상생활의 어려움, 주변의 시선, 외로움 때문에 이혼하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고 말한다.

만약 배우자가 바람을 피웠지만 가정을 지키기로 동의했다면 두 사람이 알아야 할 사실이 있다.

먼저 외도한 사람은 가정을 지키고 싶다면 왜 지키고자 하는지, 배우자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할 수 있는지, 앞으로도 신뢰를 줄 수 있도록 노력할 수 있는지를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 이런 마음 없이 이혼을 막는 데만 급급하면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또 다시 줄 수 있다.

배우자의 외도를 알게 된 사람은 외도한 배우자가 아무리 미워도 이성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망신시키기, 욕하기, 때리기 등과 같은 모욕적인 대처는 상대의 마음을 완전히 닫게 할 수 있다. 아무리 화가 나도 화해에 방해가 되는 행위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바람의 기억 지우는 법

강지영 부부상담사는 “외도는 인생에서 가장 용서하기 힘든 일 중 하나”라고 말한다. 결혼 생활이 안정되고 신뢰 관계가 두터웠거나 바람난 배우자의 잘못이 막중하다고 느끼면 용서가 더 힘들다.

그럼에도 다시 잘 살아보기로 마음먹었다면 바람난 배우자는 꾸준히 노력해야 하고, 상처 받은 배우자는 어떤 상황에서든 침착해야 한다. 강지영 부부상담사가 추천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바람으로 상처 준 배우자라면…

첫째, 잘못을 책임져야 한다. 상처 입은 배우자의 마음을 다독이고 안정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 자신의 실수를 책임지려는 태도는 관계 회복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둘째, 정직해야 한다. 잘못해 놓고 또 순간을 모면하려고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 신뢰 회복을 위해 반드시 정직한 의사소통을 해야 한다.

셋째, 오해를 살 행동을 하지 않는다. 문제가 될 상황과 장소는 피해야 한다. 메일, 문자, 사진 등 바람의 증거는 모두 깨끗이 지운다.

넷째, 배우자의 분노를 인정한다. 분노를 표현하면 배우자가 아파하는 과정이라고 여기고 조용히 다 들어 준다. 변명이나 방어는 하지 않는다.

다섯째, 힘든 마음을 이해한다. 배우자가 힘들다고 말하는 것을 잘 들어주고 이해하려고 애쓴다. 함께 보내는 시간과 스킨십을 늘리고, 돈을 쓰면 내역을 모두 공개한다.

여섯째, 잘못을 고백한다. 잘못을 고백할 때는 부부 관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고백해야 한다. 죄책감을 해결하려고 고백해서는 안 된다. 가장 이상적인 고백은 잘못을 인정하는 회한의 사과다.

배우자의 바람으로 상처 입었다면…

첫째, 바람 상대를 향한 관심을 끈다. 둘이 무엇을 했으며 왜 좋아했냐고 집요하게 묻는 사람이 있다. 이는 자존감 회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외도 파트너와 경쟁을 한다든지 그의 흔적을 찾으며 자신을 비참하게 만들지도 말아야 한다.

둘째, 바람의 잘못을 자신에게서 찾지 않는다. 과거를 후회하며 보내면 우울증과 같은 마음의 병에 걸릴 수 있다. 명상, 운동 등으로 상처받은 자신의 마음을 돌보는 데 집중한다.

셋째, 감정이 정리된 상태에서 배우자와 대화한다. 배신에 대한 충격,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는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다 보면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기능이 마비된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생각을 정리한 후 심정을 표현한다.

바람난 사실을 알릴 때는 신중!

화가 나 상대 배우자의 바람을 양가 부모님에게 알리면 집안싸움이 되기 쉽다.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 양쪽 집안이 갈등할 수 있고 외도한 쪽이 수치스러워서 마음을 닫아버리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강지영 부부상담사는 “외도 사실을 들으면 해결책을 주고 싶어 이런저런 조언을 하는 사람이 흔한데 이성적인 사고를 못 하는 상황에서 잘못된 조언대로 행동한다면 더 큰 혼란에 빠지거나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불러 올 수 있다.”고 조언한다.

위기 중에 중대한 결정을 내릴 때는 부부 두 사람의 마음과 행복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강지영 부부상담사는 밝은희망부부클리닉 목동점에서 부부 대화, 부부 갈등, 관계 회복을 전문으로 상담한다. 한국상담학회 전문상담사 1급, 한국가족치료학회 부부가족 전문상담사 2급 등의 자격이 있다.

정유경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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