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기에 앉아 스마트폰 보는 습관, 치핵 발병 방아쇠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스마트폰 블루라이트(청색광)에 장시간 노출되어 발병할 수 있는 안과 질환, 과도하게 고개를 숙이며 스마트폰을 이용함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거북목증후군 등이 대표적이다.

그 뿐만 아니라 항문 질환인 치핵 역시 스마트폰 장시간 사용의 부작용으로 지목된다. 대변을 보며 변기에 오래 앉아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습관이 바로 그 것이다.

치핵은 농양, 치루, 치열 등 항문에 발병하는 질환인 치질의 한 유형이다. 이는 항문 상부 점막층 아래 정맥 혈관들이 덩어리를 이루며 나타나는 질환인데 전체 치질 환자 10명 중 7~8명이 이에 해당할 정도로 흔하게 발병하는 것이 특징이다.

발병 시 항문에 혈전이 생겨 마치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다. 병증이 지속되면 이러한 혈전이 항문 바깥으로 돌출되기도 하는데 항문 입구 주변 톱니 모양의 치상선을 경계로 위를 내치핵, 아래를 외치핵이라고 부른다.

특히 발병 시 항문 주변에 가려움을 느끼는 소양증 증세가 두드러진다. 또 항문 주변 불편감, 통증, 배변 후 출혈, 항문 주위 덩어리 등이 주로 나타난다.

그렇다면 오랜 시간 변기에 앉아 있을 경우 치핵 발병률이 상승하는 것은 어떠한 이유일까?

이 질환은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데 잘못된 배변 습관으로 인한 발병이 대표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특히 화장실에 장기간 쪼그려 앉아 있는 자세가 발병을 부추기는 리크스로 꼽힌다.

오래 앉아 있는 습관을 지속적으로 영위하면 굵고 딱딱한 변이 항문으로 배출될 때 괄약근 주변 혈관이 항문 밖으로 빠지기 쉽다.

즉 항문 또는 직장 내 정맥 혈관 압력이 크게 증가하여 구조적 이상을 야기시키는 것이 치핵의 주된 발병 기전이다. 따라서 장기에 걸친 설사 증상 및 비만, 임신 등도 해당 질환을 부추기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만약 항문에서 이유를 알 수 없는 출혈이 발생하거나 변에 피가 관찰되는 경우 치핵을 의심하고 외과에 내원해 정밀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엇보다 배제적 진단을 통해 직장암 등 다른 소화기 질환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 핵심이다.

치핵 진단 및 타 질환 감별을 위해 고려할 수 있는 검사 방법으로 직장 수지 검사, 항문경, 직장경, 대장내시경 등이 있다. 발병 초기 상태라면 좌욕, 약물요법 등의 보존적 치료를 시행한다. 상기할 점은 이미 출혈이 나타난 경우 조직이 늘어진 3~4기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해당 질환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라면 수술적 방법을 고려해야 하는데 다행히 수술의 예후는 좋은 편이다. 다만 통증 및 회복 지연 문제를 배제할 수 없다.

보편적인 치핵절제술이 늘어진 조직을 절제하는 원리인 만큼 봉합에 따른 회복 지연, 출혈, 통증 등의 일상생활 속 불편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무통 치료법인 리가슈어 치질 수술도 등장하며 이러한 치료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다. 리가슈어란 대장암, 위암 등 조직 절제 및 지혈이 핵심인 외과 수술에서 활용되는 초음파 절삭기다.

열을 이용해 조직을 절제하는 가운데 즉각적인 혈액응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출혈 및 봉합에 따른 흉터 부담을 덜어내는 것이 해당 수술의 장점이다. 즉 기존 치핵절제술의 문제로 꼽혀 온 통증 및 치료 지연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글 | 용인항외과 김성래 대표원장]

김성래 용인항외과 대표원장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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