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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 이야기] 초유 영양제, 효능에서 한계까지2020년 6월호 60p

【건강다이제스트 | 차움 면역증강클리닉 오수연 교수】

엄마가 아기에는 주는 면역력 선물 초유!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초유 영양제에 대한 관심도 증폭되고 있다. 코로나19를 이길 최강의 면역력을 초유 영양제로부터 얻을 수 있을까? 초유 영양제에 숨어 있는 효능과 한계에 대해 알아본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항바이러스제·항말라리아제를 투약하며 치료 중이나, 임상경과가 좋지 않은 환자들에게 코로나 감염에서 회복된 사람의 혈장을 투약하고 급격하게 회복된 사례가 보고되었다. 도대체 혈장에 있는 특별한 치료물질이 무엇일까?

바로 항체이다. 그런데 혈장에는 코로나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다른 유해균을 잡는 항체도 들어있다. 그 항체들 중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를 잡는 항체만 대량생산하여 치료제로 만들자는 것이 항체 치료제이다.

항체의 다른 이름은 ‘면역글로불린(Immunoglobulin)’으로 내 몸이 생산해내는 면역기능 단백질이다. 항체는 적응면역세포(adaptive immune cell)인 B림프구가 만들어낸다. 유해균이 처음 침입하면 적응면역세포인 T림프구와 B림프구는 균을 알아보지 못한다. 그래서 선천면역세포가 먼저 면역반응을 일으키고, 유해균이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모양인지 적응면역세포에게 알려준다. 유해균의 특징이 되는 모양 부분을 항원이라고 부른다.

B림프구는 퍼즐 맞추기처럼 유해균의 모양, 즉, 항원의 모양에 딱 들어맞는 항체를 만들어낸다. 이것을 항원-항체 반응의 특이성이라고 부른다. T림프구는 B림프구와 함께 선천면역세포의 작용을 돕는다.

이렇게 적응면역세포는 유해균을 학습하는 시간이 필요하므로 선천면역세포보다 반응이 조금 늦다. 그러나 일단 학습이 끝나면 다량의 항체를 생산해내므로 적응면역세포는 선천면역세포보다 훨씬 강력한 면역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그리고 적응면역세포는 한 번 침입했던 유해균을 기억하고 있다가 다음 번 침입 때 바로 반응할 수 있는 기억력도 획득한다. 이것이 바로 예방접종의 원리이기도 하다.

예방접종은 우리 몸이 병원균에 노출되기 전 소량의 약독화된 균이나 죽은 균체의 일부를 몸에 주사함으로써 균체의 모양을 적응면역세포에게 교육하는 과정이다. 예방접종은 능동면역이라 부른다. 면역세포가 스스로 능동적으로 균체에 반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기 때문이다.
반대로 수동면역도 있다. 수동면역은 내 몸 밖에서 이미 만들어진 항체를 투약해주는 것이다. 따라서 투약된 항체가 모두 소모되면 면역효과도 끝난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를 치료하는 혈장치료와 현재 개발 중인 항체치료는 수동면역을 활용한 치료법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앓고 회복한 사람의 혈장에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항할 수 있는 항체가 다량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수혈의 방식으로 혈장을 투약함으로써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을 치료하는 것이다.

그런데 수혈 방식은 공급의 제한이 있고 부작용도 고려해야 한다. 혈장치료제의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는 것이 항체치료제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잡을 수 있는 항체를 인공적으로 생산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능동면역과 수동면역을 치료에 활용하는 보다 흔한 예는 B형간염이다. B형간염 산모에게서 아기가 태어날 때 출산과정을 통해 아기가 B형간염에 감염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B형간염 예방접종으로 능동적인 면역력을 키워주고, B형간염에 대한 항체를 투약해주는 수동면역으로 즉각적인 면역력을 키워준다.

그런데 수동면역치료제가 앞에서 언급한 특수한 질환이 있을 때만 경험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 모두 수동면역의 혜택을 생에 한 번은 경험한다. 바로 우리가 태어나는 시점에 말이다.

초유가 뭐길래?

인간은 태어나기 전 어머니 자궁 안에 있을 때 태반을 통해 어머니의 항체를 전달받는다. 그리고 태어난 이후 한 번 더 다량의 수동면역을 받게 되는데, 바로 초유(colostrum)를 통해서이다.
초유는 출산 후 약 2~3일 동안 분비되는 모유를 말한다. 초유는 이후 분비되는 모유에 비해 지방의 함량은 적고, 단백질이 풍부하다. 특히 면역글로불린, 락토페린 등 유해균에 항균작용을 가지는 면역물질을 다량 포함하고 있다.

아기가 태어나면 면역세포들도 처음 만나는 유해균을 학습하면서 조금씩 항체를 생산해내기 시작한다. 그러나 태어나서 약 6개월의 시간까지는 아기가 만들어낸 항체만으로는 유해균을 이겨내기가 어렵다. 바로 그 시간 동안 엄마로부터 전해 받은 항체가 아기를 보호해주는 것이다.

엄마로부터 받은 항체는 점차 줄어들어 생후 4~6개월 정도 시점에 이르면 거의 없어져 아기 체내 항체 역가도 최저수준에 이른다. 이때가 바로 아기가 가장 감염증에 취약해지는 시기이다.

그리고 아기의 항체 생산량은 점차 늘어 생후 12개월이 되면 성인의 약 60% 수준에 이른다. 실제로, 조산아에서 경구로 초유 수유를 받을 경우 그렇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농도가 줄어드는 것이 확인되어, 초유 수유가 면역계 발달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해석되었다.

초유 영양제 효과는?

그렇다면 초유 영양제의 효과는 어떠할까? 시중에 유통되는 초유 영양제는 사람이 아닌 소로부터 얻은 것이다. 소는 태반을 통해 송아지에게 항체를 전해줄 수 없어 송아지는 초유 섭취가 반드시 필요하다. 만약 초유를 먹지 못하면 95% 이상이 감염증으로 죽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만큼 소는 송아지를 위해 다량의 초유를 만들어내고 그 일부를 우리가 빌리는 것이다.
이러한 소의 초유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사람과 소에게 감염증을 일으키는 유해균이 비슷해 가지고 있는 항체도 유사하기 때문이다.

초유 영양제의 효과를 확인하고자 했던 여러 연구는 사람의 호흡기 및 소화기의 감염성 질환을 치료 또는 예방하는 데 소의 초유가 효과가 있다고 보고하였다.

한 메타분석은 운동선수가 소의 초유를 복용할 경우 감기와 같은 상기도 감염증 발생률이 38%까지 감소한다고 보고하였다.

또 다른 메타분석은 로타 바이러스(Rota virus) 또는 대장균(Escherichia coli)에 의한 감염성 설사를 앓는 아동에게 소의 초유를 복용시킬 경우 설사의 발생을 71%나 줄여준다고 보고하였다.
이외에도 여행자 설사를 일으키는 대장균 감염, 항생제 연관 설사, 진통소염제(NSAID) 투약으로 인한 장점막 손상의 예방 또는 치료 등 다양한 장질환에서도 소의 초유가 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소의 초유는 비피더스균, 유산균 등 유익균의 생장을 도와주어 유해균의 증식을 막고, 소화관에서 알레르기 항원과 결합하여 중화시키는 작용으로 알레르기 예방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렇게 소의 초유로 만든 영양제가 사람에게 건강 효과를 가질 수 있다는 보고들이 있기는 하지만, 연구의 수나 피험자의 수, 연구 설계 면에서 아직 제한점이 많다. 또, 얼마만큼의 양을 어느 정도의 기간 동안 복용하는 것이 적절한지도 아직 확립되지 않았고, 장기간 복용 시 안전성에 대해서도 연구된 바가 없다.

무엇보다 소의 초유가 어떠한 메커니즘으로 건강 효과를 나타내는지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초유 복용 후, 초유 속 항체의 상당 부분은 장을 지나는 동안 파괴되지 않고 형태가 유지된 상태로 변에서 검출된다. 즉 인후두와 소화기를 지나는 동안 소의 항체가 유해균을 중화시키는 작용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소의 초유를 섭취한 성인의 혈액에서 소의 항체는 확인되지 않고, 섭취량과 비례하여 혈중 아미노산 농도가 증가했다는 연구도 있다. 즉 소의 항체도 단백질이기 때문에 일정 부분 소화관에서 단백분해효소에 의해 파괴되고, 아미노산으로 분해되어 우리 몸으로 흡수될 수 있지만, 소의 항체가 그대로 우리 몸에 흡수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최근 많은 매체에서 소의 초유에 IGF-1과 같은 성장인자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거론하고 있으나, 성장인자는 암의 성장을 촉진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으므로 신중함이 필요하다.

다행히도 성인에서 초유 복용 후 IGF-1의 혈중농도는 상승하지 않았고, 방사선 동위원소로 표지한 IGF-1을 성인에게 복용시켰을 때 혈중에서는 기능할 수 없는 분절된 형태로 검출되었다.
이러한 연구는 IGF-1같은 성장인자도 인체에 그대로 흡수되기는 힘들고, 다만 장관 내의 점막세포 건강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위시하여 면역력에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잦은 감기, 구내염, 방광염, 단순포진, 50대도 되지 않았는데 발생한 대상포진 등의 면역력 저하와 잦은 알레르기 등 면역력 이상반응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도 많아졌다. 치료제를 써도 그때뿐이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감염증으로 고생한다.

이렇게 예방에 대한 마땅한 대안이 없는 경우도 많은데 그럴 때 조심스럽게 1~2달 정도 초유 영양제를 복용해 보실 것을 추천드리기도 한다. 그리고 의외로 좋은 반응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것이 바로 초유에 포함된 항체가 주는 수동면역의 효과일 것이다.

오수연 교수(내과 전문의)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차의과학대학교 교수로 차움의원 면역증강클리닉에서 진료하고 있다. 만성적인 위장장애, 통증, 피로감, 면역력 저하 등으로 병원을 찾는 많은 이의 불편 증상의 원인이 상당부분 마음에서 기인함을 깨닫고, 심신의 치유를 위해 명상을 진료에 접목하고 있다.

건강다이제스트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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