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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로애락 상담실] 코로나와 봄2020년 6월호 135p

글 |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성준 교수

국내에 코로나19가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 겨울이었습니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습니다. 지금 우리는 너무도 많이 변해버린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사람 간에 전파 및 감염이 이뤄지기 쉽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되었고, 일상생활에서도 '개인위생'이 강조 되었습니다. 꼭 만나서 해결하지 않아도 되는 일은 온라인이나 유선 상으로 해결하였고, 비대면으로 많은 업무가 진행되기 시작하였습니다. 간혹 사람들과 만나더라도 악수는 하지 않고 새로운 인사법들이 소개되었고 답답하더라도 마스크를 쓰고 업무를 보는 일들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이 새로운 형태의 재난 상황 속에서 인터넷, SNS, 화상 채널 등은 개인 사이에서 새로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습니다.

코로나가 변화시킨 것들

처음 코로나19가 등장했을 때만 해도 '사스, 메르스 사태만큼 영향력이 커질까? 잠시 시끄럽다가 조용하겠지.'하는 마음이 컸습니다. 이제 와서 보니 그게 '바람'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점차 걷잡을 수 없이 급변하자 이내 '바람'은 '불안'으로 바뀌었습니다. 그 불안은 우리를 힘들게 한 측면도 있지만, 개인 위생의 중요성을 새롭게 자각하는 계기가 됐고,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도 일어나면서 일면 긍정적 기여를 한 측면도 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우리에게 안긴 불안은 이제 점차 '피로'로 치환되어 가고 있습니다. 언제, 어떻게 진행될지, 어떤 모습으로 종식이 될지, 우리나라야 그렇다 치더라도 해외까지 눈을 돌려보면 우리가 알던 세상과 다른 세상이 될 것이라는 말들이 무성합니다.

그간 어렵게 버텨내던 사람들도 이제 한계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생업 포기, 활동 제한 등으로 초래된 후유증이 하나둘 불거지기 시작했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적잖은 사회적 갈등도 노출되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러한 사회적 갈등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코로나 사태 속에서 마음의 변화가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럴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준비하고 들여다볼 수 있어야 합니다.

코로나와 봄

이제 계절이 바뀌어 봄이 왔고 여름이 옵니다. 우리의 이번 봄은 평소와 달리 '새출발', '신학기', '탄생'과 같은 이미지들을 떠올릴 여유들이 없었는지 모릅니다. 그러는 동안 많은 사람들이 최선을 다해 최전선에서 큰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노력했고, 물리적으로 함께 하지 못한 사람들은 마음으로 힘을 보태고 일상에서 기본 수칙들을 실천하며 삶을 지키도록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우리 사회는 붕괴되지 않고 위기를 잘 극복해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코로나 사태는 어떻게 변화할지 모릅니다. 성급한 판단도, 방심도 이릅니다. 여전히 약간은 긴장 상태를 유지해야 하고, 예전보다 일상생활에서 신경 쓸 부분도 많습니다. 그 행동들은 조금 힘들지 몰라도 우리 스스로를 위한 일이고,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을 위한 일입니다. 억지로 힘들게 지켜나가기보다는 이타심을 가지고 행동에 옮길 필요가 있습니다.

따뜻한 봄이 왔지만, 마음의 봄은 아직입니다. 언제 푸르름을 온전히 즐기고, 편안하게 사람들을 만나고, 당연한 것들을 당연히 누릴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마음의 봄도 찾을 수 있도록 우리가 서로 응원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보고, 온전한 마음으로 하루하루 실천해 나갈 수는 있다는 점입니다. 지금은 코로나가 우리의 봄을 가져간 것처럼 보이겠지만 우리는 우리의 봄을 우리 마음으로 찾을 수 있습니다.

조성준 교수는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로 삼성기업정신건강연구소,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책연구소 간사, 홍보기획 위원, 여성가족특임위원, 대한사회정신의학회 정신보건 이사 등 다양한 직책을 맡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건강다이제스트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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