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이버섯 식중독 논란…버섯 먹어도 괜찮을까?

미국 질병예방센터 CDC는 한국산 팽이버섯을 먹고 4명이 사망하고 2명이 유산했다고 발표하면서 한국산 팽이버섯을 먹지 말라고 공개적으로 경고하고 나섰다. 그 이유는 일부 한국산 팽이버섯에서 리스테리아균이 검출되었다는 것이다.

CDC의 발표에 따르면 미국에서 판매된 일부 한국산 팽이버섯을 먹고 지금까지 17개 주에서 36명이 식중독을 일으켰고, 모두 4명이 사망했으며, 임산부 6명이 감염 증세를 일으켜 2명이 유산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소식이 국내에도 전해지면서 버섯류 전반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 ‘한국산 팽이버섯 먹고 4명 사망, 2명 유산…’ 이 자극적인 제목을 통해서 우리가 알아야 할 사실은 뭘까?

익혀서 먹으면 ‘안전’

버섯은 항암식품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버섯에 들어있는 베타글루칸 성분이 뛰어난 항암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가격도 저렴해서 우리 식탁에 자주 오르는 대표적인 건강식품이다.

그런데 갑자기 전해진 팽이버섯의 식중독 사건은 그동안 버섯을 즐겨 먹었던 사람들에게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건강에 좋다고 즐겨 먹었는데 괜찮을까?’ 불안하고 걱정스럽다. 아마도 그 걱정과 불안은 앞으로 식탁에서 버섯을 배제하는 쪽으로 흘러갈 것이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우리가 제대로 알아야 할 사실도 있다. 농촌진흥청 버섯과 공원식 박사는 “다른 버섯에서는 리스테리아균이 검출된 바가 없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 버섯을 익혀서 먹기 때문에 문제될 것은 없다.”고 말한다.

이번에 팽이버섯에서 문제가 된 식중독 균인 리스테리아균은 70도 이상에서 10초간 가열하면 90% 이상 사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문제가 된 것은 샐러드 등 생으로 먹은 것이 원인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유통 과정에서 혹은 냉장고 속 보관 과정에서 식중독 균이 증식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시점에서 자극적으로 발표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게 공원식 박사의 입장이다.

사실 이번에 발표된 팽이버섯 식중독 건은 2016년 1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지난 3년간 조사가 진행 중이던 사건이고, 지난 3년간의 통계를 이 시점에서 발표한 것이다.

3년간의 조사 결과 식중독을 일으킨 사람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22명 중 12명(55%)이 팽이버섯 등 버섯을 먹었다는 답변이 나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부 한국산 팽이버섯에서 검출된 리스테리아균이 식중독을 일으킨 범인으로 지목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하지만 인과관계가 정확히 밝혀지기까지는 수많은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꼭 한국산 팽이버섯에서 검출된 리스테리아균이 식중독 원인물질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는 일이다. 물론 식중독 원인물질 중 하나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다른 버섯은 안전한가?

일부 한국산 팽이버섯이 식중독 균인 리스테리아균에 오염됐다며 절대로 먹지 말라는 미국질병예방센터의 경고는 우리나라 사람에게도 즉각적인 효력을 나타내고 있다. 팽이버섯뿐 아니라 다른 버섯류까지 옮겨가며 소비 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공원식 박사는 “과도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버섯은 다른 어떤 식품의 재배 방식보다 청정하게 재배되는 식품이기 때문이다.

버섯의 경우 여러 가지 재배 방식이 존재한다. 표고버섯처럼 원목재배를 하는 경우도 있고, 균상재배, 봉지재배를 하는 경우도 있다.

팽이버섯이나 큰송이버섯, 느타리버섯 등은 병재배를 통해 재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병재배란 완전 멸균을 시킨 톱밥이나 배지를 병에 넣고 순수한 버섯균을 접종한 후 청정 클린룸에서 배양을 하고 재배지에서 약 45일 정도 자라면 상품으로 시장에 나온다.

오로지 수분과 산소로 재배되지만 간혹 재배과정에서 작업자가 손으로 만지는 과정에서 혹은 공기 중에 떠도는 병균이 붙을 수는 있다. 하지만 대부분 조리하는 과정에서 제거되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다만 생으로 먹거나 냉장고에 오랫동안 보관했다가 먹을 경우 식중독 균에 노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공원식 박사는 “소비자가 마트에서 사 먹는 버섯의 경우는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며 “가열해서 먹고, 인증마크·무농약 마크 등을 참고하면 보다 안전하게 먹을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공원식 박사는 “버섯은 최고의 면역식품이어서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이 시점에서 전 국민이 반드시 많이 먹어야 하는 식품”이라며 “익혀서 먹으면 아무 문제가 없으니 즐겨 드셨으면 한다.”고 당부한다. 건강

도움말 주신 농촌진흥청 버섯과 공원식 박사는 팽이버섯의 세계적인 석학으로 버섯산업 발전에 앞장서고 있는 인물이다.

허미숙 기자 kunkang198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