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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특집] 세계 장수촌 사람들 장수 비결 알아보니…2019년 10월호 33p
   
 

우리 모두는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원한다. 그런데 각자의 삶의 길이는 다르다. 장수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짧은 생을 살다가 떠나는 사람도 있다.
삶의 길이를 결정짓는 요소는 무엇일까?
수많은 학자들 혹은 연구가들은 삶의 길이, 즉 장수를 결정짓는 요소들을 찾고 있다. 세계의 장수촌이라 불리는 곳, 그곳의 장수 비결은 무엇일까?
지금까지 보고된 세계적인 장수촌은 에콰도르 빌카밤바, 파키스탄의 훈자, 코스타리카의 니코야 반도, 일본의 오키나와, 그리스의 이카리아,
미국의 로마린다 등이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장수 비결을 알아봤다.

 

 장수촌  에콰도르 빌카밤바

에콰도르의 ‘빌카밤바’ 장수촌의 한 노인은 자칭 126세라면서 장수의 비결이 “열심히 일하는 것, 많이 걷는 것, 그리고 남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답하면서 “단, 여자에게는 마음을 빼앗기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우스갯소리를 했다. 이곳은 해발 1,500~1,700m로 에콰도르 최남단에 위치하고 있으며, “신이 내려 준 초원”이라는 뜻의 빌카밤바로 천혜의 기후조건(연중기온 18~22℃, 습도 66% 내외)과 자연조건을 가지고 있어서 미국과 유럽 은퇴자들이 가장 살고 싶어 하는 마을로 명성이 자자하다. 커피와 와인이 유명하고 과일, 채소, 발효식품이 주를 이룬다. 평온함이 유지되고 인간에게 최적의 물도 가지고 있다.

 장수촌  파키스탄 훈자마을

파키스탄 훈자마을에 대해서 어느 여행가는 “절대적 순수함을 간직한 곳”이라고 평가하였는데 이곳은 10명 중 1명이 100세 이상 장수하고 있는 마을이다. 주목할 만한 것은 이곳의 장수는 질병이나 질환에 시달리면서 연명하는 것이 아니라 눈·귀는 밝고 심장은 튼튼하며 팔다리는 40대 청춘 못지않다는 것이다. 즉 농사 등 육체노동을 감당하면서 즐겁게 살아간다.

전문가들의 분석 자료에 의하면 이곳의 장수 비결은 ▲눈과 빙하가 녹아 흘러내리는 최적의 물을 마시고 ▲껍질째 빻은 밀에 엷은 자연향초를 넣어 만든 흑빵을 주식으로 하고 감자, 달걀, 채소, 고기 등을 곁들이며 신맛 나는 과일, 특히 매실과 살구를 거의 매일 섭취하는 균형 잡힌 식생활 ▲ 몸을 부지런히 움직이며(노동) ▲낙천적이고 쾌활한 성격을 소유하고 ▲노인이 편안하게 삶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오랜 풍습 등을 꼽고 있다. 이 중에서 가장 핵심요소는  노인을 마을 공동체생활 중심에 두고 활동함으로써 소외나 외로움 등 문명사회에서 문제시되는 것을 훈자마을에서는 겪지 않게 하는 사회제도나 관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장수촌 코스타리카 니코야 반도

열대우림이 우거져 있는 코스타리카 니코야 반도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중의 하나다. 이렇게 아름다운 환경에서 주민 대부분은 코스타리카 전통  적인 농경사회의 생활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이곳의 밥상은 달걀, 쌀, 콩류, 옥수수, 호박, 파파야, 얌, 바나나, 복숭아야자 등으로 코스타리카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밥상과 차이점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런데 수명은 코스타리카에서 가장 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학자들은 왜 이런 현상, 즉 니코야 반도 사람들이 유사한 조건에서도 더 장수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궁금증이 많았다.

인간 수명을 연구하는 인구통계학자 풀랭 박사가 니코야 반도 95세 이상 주민들을 상대로 인터뷰한 결과를 가지고 분석한 결과 장수 비결은 “사회적·가족 간의 연대”라는 결론을 내렸다. 

풀랭 박사는 그들의 지독한 가족 챙기기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생활방식의 결과로 보이며 지역과 가족 구성원들 간의 친밀도, 배려 등 전통생활 방식에서만 찾을 수 있는 연대감이 특히 높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풀랭 박사는 “니코야 반도의 개발이 진행됨에 따라 이곳 주민들을 대상으로 장수 비결을 알아낼 기회는 점점 줄어들 것이다.”고 말했다.

 장수촌 그리스 이카리아

이카리아는 그리스 서해안에서 약간 떨어진 작은 섬이다. 이 작은 섬이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해왔던 것과는 너무나 상이한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많은 연구가들은 장수의 가장 큰 요소로 음식을 꼽고 있으며, 따라서 무엇을 먹느냐에 연구를 집중했다.
그런데 이카리아는 감자, 염소젖, 꿀, 콩류, 약초, 레몬, 페타 치즈, 과일, 생선 등을 주로 섭취하지만 음식만으로 장수의 비결을 꼽을 수는 없는 것이라는  데 확신을 주고 있다. 이곳은 “사람들이 죽는 것을 잊어버린 섬”이란 제목으로 소개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워싱턴포스트도 이카리아 주민들의 장수비결을 11개 항목으로 정리해 보도하기도 했다.
11개 항목은 ①충분한 휴식 ②채소 위주 식단 ③설탕, 밀가루, 고기를 섭취하지 않음 ④올리브오일, 염소젖 등 지중해 식단 ⑤가공식품이 없음 ⑥낮잠 자는 습관 ⑦성생활(특히 65세 이상에서도 성생활을 즐긴다) ⑧활발한 사회생활 ⑨운동  ⑩스트레스 받지 않기 ⑪이런 습관들의 상호강화작용 등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카리아섬 주민들의 생활방식과 공동체 생활에 있다. 그들만의 특별하고 특이한 생활방식과 공동체 생활이 건강하게 장수하는 핵심요소라는 것이다.
“밤늦게까지 어울려 춤추며 놀다가 오전 11시 전에 일어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사생활이란 표현 자체가 없을 정도로 이웃과 밀접하게 연결된 삶을 산다.”
“실업률이 40%가 넘지만 불행한 사람은 없다. 서로가 나눔에 익숙해져 쓰고 남은 돈은 언제든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준다.”
이러한 몇 가지 사례만으로도 그들의 공동체 생활이 얼마나 남다른가를 알 수 있다. 서로가 서로에게 건강한 장수를 할 수 있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장수촌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마린다

로마린다는 ‘아름다운 언덕(Beautiful Hill)’이라는 뜻의 스페인어에서 유래된 지명이다. 전통적으로 포도·감귤류의 재배와 와인 생산이 이루어졌으며, 두부, 아보카도, 연어, 견과류, 콩류, 오트밀, 통밀 빵, 두유를 즐겨 먹어왔다. 1905년 제7안식일 예수재림교회가 로마린다 요양소를 설립하면서 전통적으로 의료 및 요양산업이 발전했다. 따라서 제7안식일 예수재림교회가 추구하는 가치, 즉 채식(베지테리언) 중심의 식습관이 이 도시의 주된 밥상으로 자리매김함으로써 장수마을이 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세계 장수촌을 통해 우리가 알아야 할 사실들 

이상의 장수마을은 각각 나름대로의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공통된 요소 몇 가지를 발견할 수 있다. 그 공통점이라는 것은 첫째, 사람에게 최적화된 물을 마시고 있으며 둘째, 채소, 콩, 견과(과일), 통곡을 주로 섭취하고 셋째, 발효식품을 적절히 활용하며 넷째, 육류 섭취를 많이 하지 않는 것 등이다.

또한 이들은 ▶폭식이나 과식을 하지 않고 ▶음식을 적게 먹으며 ▶간헐적으로 금식을 하고 ▶음식을 먹을 때는 천천히 오랫동안 씹는다는 점이 대체로 일치한다. 이미 음식문화, 식생활문화가 건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은 장수의 기조가 무너졌지만 대표 장수마을이었던 오키나와의 경우 소식, 즉 음식을 배불리 먹지 않고 위의 80% 정도만 채운다는 생각으로 섭취하는 것을 장수의 요소로 꼽기도 했었다.

종교적인 이유도 장수의 요소가 되는데 이카리아는 그리스정교의 영향을 받아 간헐적 금식을 해왔고, 로마린다는 제7안식일 예수재림교회의 영향을 받아 채식 중심의 밥상을 유지해왔다. 이런 것들도 장수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우리들의 상식선에서 이해할 수 없는 것 한 가지는 훈자마을의 부지런함과 그리스 이카리아의 느긋함의 습성이 함께 장수 비결에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부지런함이나 게으름의 문제가 아니라 성격이나 성향, 그리고 사람이나 사물을 대하는 태도와 마음에 달렸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은 아닐까? 즉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나 적당히 일하고 즐겁게 노는 것이나 대상자의 마음, 즉 심리 상태에 따라 인체의 에너지대사작용이 충분한가, 부족한가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성생활도 엇갈리는 부분이다. 빌카밤바는 절제를, 이카리아는 즐기는 성생활을 하고 있으나 모두 장수마을이다. 이것 역시 성생활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마음가짐에 달린 것은 아닐까?

중국의 한 고전에 기록된 장수 비결은 △절제된 성생활 △적게 먹는 것(소식) △깊은 잠(숙면)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장수 비결은 수없는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이루어진 것이니 특정 몇 가지 요소만으로 장수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몇 가지 분명한 것은 다음 7가지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1. 천혜의 자연환경과 오염되지 않은 공기와 좋은 물
2. 문명의 이기가 스며들지 않았거나 덜 스며든 곳
3. 그 지역의 전통밥상(껍질을 벗기지 않은 통곡물과 염소나 양젖, 버터, 치즈 등의 발효식품 )
4. 채소와 적절한 과일
5. 적게 먹는 습관(소식)
6. 사회적·가족 간의 유대관계
7. 노인을 배려하는 지역문화

이상의 요소들이 어우러져 장수라는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요소들을 종합하여 볼 때 물질은 작고 마음은 커야 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고, 평안한 마음으로 즐겁고 재미있게 살아갈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지 않을까? 뭐, 이런저런 장수 비결을 서술한다 해도 내 인성이, 내 습성이, 내 성격이 그에 맞출 수 없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장수마을이 많은데 장수마을의 공통적인 특징은 ▶잡곡밥이나 흰쌀밥에 조리된 채소 ▶김치·간장·된장·고추장 같은 발효식품은 필수다. 특히 된장국과 김치는 장수식품으로 꼽히는데 오늘날 인스턴트 가공식품, 패스트푸드, 레토르트식품 등이 범람함으로써 우리의 밥상이 바뀌고 있다는 것은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우리 고유의 전통밥상을 살려내고 함께 어우러져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공동체마을이 조성된다면 100세 이상 장수인구는 꾸준히 늘어날 것이다.

건강다이제스트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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