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라이프] 자외선 차단제 똑똑한 사용설명서

피부 지키는 비밀병기로 꼽히는 자외선 차단제!
피부과 전문의로서 사계절 내내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라고 권한다.
자외선은 주름이 생기게 하고 잡티도 생기게 하기 때문이다.
피부 노화의 주범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필수품으로 떠오른 것이 자외선 차단제다. 그렇다면 우리는 자외선 차단제를 제대로 사용하고 있을까?
자외선 차단제 똑똑한 사용설명서를 소개한다.
글│퓨어피부과 이수현 대표원장

피부의 적 자외선?
태양광선은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피부에서 비타민 D 합성을 유도하며, 건선이나 백반증의 광선치료에 이용되기도 하는 등 유익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광과민질환, 광노화, 피부암 발생 등 해로운 점도 있다.

태양광선을 파장에 따라 분류하면 자외선, 가시광선, 적외선으로 나눈다. 이 중 자외선은 파장이 200~400nm로 인간의 피부에 광생물학적 반응을 유발하는 중요한 광선이다.

오존층에 의해 제거되는 제일 짧은 파장인 자외선 C(200~290nm), 유리창에 의해 제거되는 중간 파장인 자외선 B(290~320nm), 가장 긴 자외선인 자외선 A(320~400nm)로 세분화되기도 한다. 지구상의 자외선은 90% 이상이 자외선 A이며, 10% 이하가 자외선 B이다.

자외선 차단제가 답?
자외선 차단제는 자외선 A와 B를 차단하는 유기성분(과거 화학적 차단제)과 무기 성분(과거 물리적 차단제)이 혼합된 제품이다.

적절한 자외선 차단제의 규칙적인 사용은 광선각화증 및 피부암의 발생을 감소시키고, 노화를 예방하며, 소아에서는 모반의 숫자도 감소시키는 등 피부를 생각하는 사람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다. 항노화 전략 중 가장 중요한 것 역시 자외선 차단제를 열심히 바르는 것이다.

미국은 FDA에서 차단제 성분을 승인하는데 매우 신중해서 현재까지 승인 받은 성분은 17가지밖에 없다.

자외선 차단제는 물리적 차단제와 화학적 차단제로 나눌 수 있다.

▶물리적(무기) 차단제는 가시광선, 자외선과 적외선을 광범위하게 주로 흡수하고 일부 산란시키는 불투명한 흰색 입자이다.

물리적 차단제의 장점은 광범위한 파장대의 태양광선을 차단할 수 있고, 감작반응(알레르기)을 잘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단점은 흰 색깔 때문에 미용적으로 적당하지 않고(백탁현상), 밀폐로 인한 모낭염이나 땀띠 등이 생길 수 있다. 최근에는 입자의 지름을 작게 만들어서 가시광선의 반사를 감소시켜 백탁현상이 최소화되어 미용적 측면이 개선되고 있다.

▶화학적(유기) 차단제는 자외선을 흡수하여 피부를 통과하는 자외선 양을 줄인다. 단점은 광불안정성인데 특히 옥티녹세이트(octinoxate)와 아보벤젠(avobenzone)의 조합은 차단제를 빛에 불안정하게 만들어 자외선 노출 시 광화학적 반응이 일어나 피부에 광독성, 광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기도 한다.

광알레르기 반응의 흔한 원인은 옥시벤존(oxybenzone)과 파바(PABA)이다. 참고로 물리적 차단제는 피부 각질층을 뚫고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에 알레르기 접촉 피부염이 드물다.

이상적인 자외선 차단제는 UVB-UVA에 걸친 광범위 파장대를 모두 차단하기 위해 ‘물리적+화학적’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일반적이나 접촉성 피부염이나 안면홍조가 있는 등 피부가 민감한 사람이나 어린이는 물리적 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자외선 차단제 똑똑한 사용설명서
올바른 자외선 차단제를 선택하기에 앞서 고려해야 할 키워드는 ‘효과’와 ‘안전’ 이다.

1. PA와 SPF는…
자외선 차단제를 보면 SPF(Sun Protection Factor)지수와 PA(Protection Grade of UVA) 지수가 표기되어 있다. SPF지수는 자외선 B 차단 효과를 의미하고, PA 지수는 자외선 A 차단 정도를 나타낸다.

FDA에서는 자외선 A 차단이 되지 않는 경우 ‘이 제품은 일광화상을 막는 경우에만 도움이 되며, 노화나 피부암의 예방에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라는 경고 문구를 적어 놓도록 함으로써 자외선 A 차단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결국 자외선 A의 차단 여부에 따라 일광화상에만 도움이 되는 자외선 차단제인지 혹은 광노화와 피부암까지 예방이 가능한 자외선 차단제인지 나누어진다고 볼 수 있다.
기존에는 자외선 A 차단등급을 PA(Protection Grade of UVA)로 표현하여 다음과 같이 나누었다. 자외선 A 차단등급은 자외선 A에 의해 발생하는 지속적 색소침착(Persistent Pigment Darkening, PPD)을 이용하여 보통 +, ++, +++로 표시되는데 이는 각각 PPD 2-4, PPD 4-8, PPD 8+를 의미한다.

홍반량을 비교하는 SPF는 수치가 높아질수록 자외선 B의 차단 정도는 높아지지만 그 정도가 비례하지는 않는다. SPF 4는 75%, SPF 15는 93.3%, SPF 30은 96.7%, SPF 45는 98%, SPF 60은 98.3%의 UVB를 차단한다.

SPF 30에서 SPF 60으로 증가해도 추가적으로 차단되는 UVB의 양은 단지 1.6% 정도에 불과하다. 이와 같은 현상 때문에 어느 정도의 SPF가 적정한지에 대한 논란이 존재한다.

하지만 실제로 사용하는 용량이 권장량보다 늘 적다는 사실을 볼 때 SPF가 높아질수록 적은 양만 사용해도 적정한 자외선 차단이 가능하다. 자외선이 많은 환경에서 자외선 차단제를 재도포하지 못하게 한 경우 SPF 85가 SPF 50에 비해 훨씬 더 뛰어난 보호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도 있다.

SPF는 자외선 B에 대한 보호 효과로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는 SPF를 측정할 때 자외선 A도 10~20% 섞여 있는 솔라시뮬레이터(solar simulator)를 이용하기 때문에 자외선 A도 상당히 차단해야 SPF 15 이상을 얻을 수 있다.

2. 도포량은…
자외선에 대한 피부 보호 효과는 실험실에서 차단제를 1cm2당 2mg을 발랐을 때 나오는 수치이다. 얼굴 전체에 도포를 하려면 한 번에 700~900mg 정도를 발라야 하는데 실제로는 이 양의 20~50%만 바르기 때문에 효과가 지수 곡선을 그리며 현저히 감소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한 번에 500원 동전 1개 크기 정도로 많은 양을 바른다.

3. 내수성과 지속 내수성
자외선 차단제의 효과는 바르는 양과 횟수뿐만 아니라 날씨나 외부 활동 등 다양한 외부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실제 수영을 하거나 타월로 닦아낸 경우 바른 자외선 차단제의 85%까지 제거된다.

자외선이 강한 여름에는 땀도 많이 나고 수영, 등산 같은 야외 활동이 늘어나기 때문에 땀이나 물에 지워지지 않고 효과가 유지되는 자외선 차단제가 중요한 선택이 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지속되는 시간에 따라 ‘내수성’과 ‘지속내수성’의 두 종류로 구분을 하고, FDA의 경우 ‘Water-resistant(40min)’와 ‘Water-resistant(80min)’의 두 가지로 구분하여 표기한다.

내수성, Water-resistant(40min)의 경우 20분씩 2번, 총 40분간 물에 들어가 활동을 해도 효과가 유지되는 경우를 말한다. 지속내수성, Water-resistant(80min)의 경우 20분씩 4번, 총 80분간 물에 들어가 활동을 해도 효과가 유지되는 경우를 말한다.

내수성 표기 실험에서 물은 공기 중에서 자연건조를 시켜야 하고 타월로 닦아내서는 안 되므로 실생활에서 내수성 표기가 된 자외선 차단제일지라도 타월로 물을 닦아내는 경우라면 바로 차단제를 덧발라주는 것이 좋다.

정리하면 자외선 차단제는 UV index (자외선 지수, 태양고도가 최대인 남중시각 지표에 도달하는 자외선B복사량을 지수식으로 환산한 0에서 9까지의 10등급) 가 2보다 높은 날엔 항상 바르고, 적어도 SPF30 이상의 제품을 사용해야 광범위 차단 효과를 볼 수 있다.

수영, 등산 등 야외활동을 할 때는 SPF50 제품을 사용하면 무난하다. 외출 30분 전에 500원 동전 1개 크기 정도로 덜어서 얼굴에 균일하게 꼼꼼히 바르고, 땀을 흘리거나 수영을 할 때는 2시간마다 다시 도포해야 보호 효과가 지속된다.

자외선으로 달아오른 피부 진정법

냉찜질 : 휴가가 끝나기 전 혹은 당장 병원에 갈 수 없을 때 집에서 할 수 있는 팁이다. 깨끗한 거즈에 차갑게 보관한 멸균생리식염수를 적셔 냉찜질을 한다. 흐르지 않을 만큼의 양을 적셔서 10~15분 정도 문제가 생긴 부분에 올려놓아 주면 된다. 자외선으로 달아오른 피부의 온도를 낮추어 주고 열기를 제거해 주면 진정에 도움이 된다. 천연 재료를 사용하는 경우 피부가 약해진 상태에서 자극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천연팩을 했을 때 따갑거나 가려우면 바로 중단하고 씻어내자.

세안, 스크럽, 각질 제거 조심하기 : 열감이 가라앉을 때까지는 물로 세안하고 자극이 적은 스킨케어 제품을 사용한다. 과도한 비누 세안이나 스크럽, 각질 제거는 피부를 자극할 수 있으므로 피한다. 급성기에는 미백 성분이 들어있는 화장품의 사용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보습제 수시로 바르기 : 냉찜질 후 보습제를 수시로 바르면 피부 장벽 회복이 한결 빨라진다.

이수현 원장은 연세대학교 의학과 대학원 피부과학 석사학위를 취득했고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피부과 전문의 과정을 수료했다. 연세의료원 친절교직원상 및 우수인턴상 수상, 연세의료원 홍보모델로 활동하기도 했으며 미국 New York Presbyterian Hospital Weil Cornell Medical Center 피부과에서 연수했다. CNP 차앤박화장품 자문의이기도 하며 현재 서울 청담동에 있는 퓨어피부과(www.pureclinic.kr) 대표원장으로 진료 중이다.

건강다이제스트 kunkang1983@naver.com

트윗하기

건강다이제스트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