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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요청취재] 대상포진 급증세! 왜?

【건강다이제스트 | 허미숙 기자】

【도움말 | 경북대병원 피부과 장용현 교수】

서울 신길동에 사는 김나은 씨(40세)는 요즘 수시로 통영에 사는 아버지께 안부 전화를 건다. 아버지가 대상포진으로 죽을 고비를 넘기고 난 뒤부터는 마음이 놓이지 않아서다.

지난해 연말 그녀의 아버지는 대상포진이 심해져 유언까지 했고, 가족들은 혼비백산했다.

대상포진인 줄 알았을 때는 이미 치료시기를 놓친 뒤였다. 처음에는 배가 살살 아프다고 했다. 병원에 갔더니 대장내시경 검사를 해보자고 했고, 검사 결과는 별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

하지만 배 아픈 증상은 점점 더 심해졌고, 안되겠다 싶어 큰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아본 결과 대상포진이라고 했다. 이미 바이러스가 내장의 장기까지 침범한 상태라고 했다.

그 후의 일은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꼭 돌아가시는 줄 알았다. 먹지도 못하고 자지도 못했다. 무엇보다 극심한 통증으로 너무나 고통스러워했다. 살고 싶지 않다고 했다.

암도 아닌 것이, 당뇨·고혈압도 아닌 것이 그렇게 무서울 줄 정말 몰랐다. 불행 중 다행으로 신경차단술까지 온갖 치료법을 다 동원하고서야 아버지는 2개월 만에 퇴원을 할 수 있었다.

그로부터 5개월이 지났지만 아버지는 일주일에 한 번씩 읍내 병원에 다니면서 진찰을 받고 약을 처방받는다.

지금도 여전히 뜨끔뜨끔 타는 듯한 통증이 있다면서 힘들어하신다. 식사도 잘 못하시고, 예전의 그 강했던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이 사라졌다. 그것이 너무도 가슴 아프다는 김나은 씨. 그런 그녀가 대상포진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고 본지로 문의를 해왔다.

급증세 대상포진 왜?

비단 김나은 씨뿐만은 아닌가 보다. 강원도 동해시에 사는 고재일 님(77세)도 대상포진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며 한자 한 자 정성껏 쓴 애독자 엽서를 보내왔다.

요즘 들어 대상포진에 쏟아지는 관심이 뜨겁다. 아마도 대상포진 환자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증가세는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08년 41만 명을 조금 웃돌던 환자수가 2012년 57만 명을 크게 웃돌아 불과 4년 만에 40%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단일질환으로는 단연 톱이다. 왜일까?

경북대병원 피부과 장용현 교수는 “대상포진 환자의 급증세는 최근 빠르게 진행되고 노인인구의 증가와 암이나 당뇨, 고혈압 등 소위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떨어뜨리는 만성병 환자의 증가와도 결코 무관하지 않다.”고 말한다.

대상포진은 면역력 저하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몸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혹은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주로 발병하는 특성이 있다.

그 매개가 되는 병원균은 수두 바이러스로 알려져 있다. 수두라고 하면 아마 어릴 적 맞았던 수두 예방주사부터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바로 그것이다. 어릴 적 거의 대부분이 한 번쯤은 앓고 지나가거나 혹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앓기도 하는 수두. 얼굴이나 몸통에 피부 발진이 생기고 물집이 잡히고 딱지가 생기면서 마무리가 되는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만약 어릴 적 수두를 앓은 적이 있다면 그 사람은 대상포진 위험군이다. 대상포진은 어릴 적 수두를 일으킨 바이러스가 없어지지 않고 몸속 어딘가에 잠복해 있다가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때 우리 몸의 면역력 저하는 절호의 찬스가 된다. 전반적으로 면역력이 저하되는 노년층, 당뇨·고혈압·암·항암치료·후천성면역결핍증 등과 같은 질환을 앓고 있다면 특히 문제가 된다. 수두 바이러스가 다시 활동할 수 있는 방석을 깔아주기 때문이다.

그동안 면역체계에 의해 활동이 억제되어 있다가 면역력이 약해지면 그 틈을 타서 다시 활동을 재계하는 것이다.

장용현 교수는 “잠복해 있던 수두 바이러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신경계를 타고 나와서 피부에 물집과 같은 발진을 일으키면서 심한 통증을 유발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대상포진”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수두 바이러스와 대상포진 바이러스는 동일 바이러스다. 소아에서는 수두를, 성인에서는 대상포진을 일으킨다. 그래서 그 명칭도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로 불린다.

모두에게 두려운 대상포진 왜?

사실 알고 보면 대상포진은 그렇게 무서운 질환이 아니다. 이 또한 바이러스성 질환의 일종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일까? 대상포진은 지금 우리 모두에게 두려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나이 든 노년층에서는 경계1호 질병이 되고 있다.

장용현 교수는 “이 같은 두려움의 배경에는 대상포진이 바늘로 콕콕 찌르는 듯한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대상포진의 초기 증상은 감기와 비슷하다. 피부 발진이 생기기 전에는 온몸이 쑤시고 몸살에 걸린 것처럼 아프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 통증이 특정 부위에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바늘로 콕콕 찌르는 듯 강한 통증이 나타난다. 타는 듯한 통증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이렇게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이유는 뭘까?

장용현 교수는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는 수두에 걸린 후 몸의 신경세포 어딘가에 숨어 있다가 면역체계가 약해질 경우 신경세포를 파괴시키면서 피부에 발진과 물집을 만들게 된다.”고 밝히고 “그런 탓에 대상포진은 신경세포 손상으로 인한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게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같은 통증도 조기에 치료하면 비교적 간단히 나을 수 있다. 항바이러스제를 쓰면 된다.

문제는 치료시기를 놓쳤을 때다. 그때는 돌이킬 수 없는 화근이 된다. 시력과 청력을 잃을 수도 있고 안면장애, 배뇨장애 등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도 있다.

특히 통증의 왕으로 불리는 대상포진 신경통으로 진행되면 사정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옷깃이 피부를 살짝 스치기만 해도 자지러질 정도로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기 때문이다.

장용현 교수는 “대상포진 신경통으로 진행되면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받아야 할 만큼 상상 불가능한 최악의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고 밝히고 “대상포진 치료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때 그 마의 시간대는 72시간, 3일로 알려져 있다. 피부에 발진이 나타난 지 3일 안에 손을 쓰지 않으면 안 된다. 3일 내에 항바이러스제를 써서 활동을 시작한 바이러스를 약화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혹시 나도 대상포진 위험군?

대상포진의 골든타임은 72시간, 3일이다. 이 시간 안에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

장용현 교수는 “대상포진은 치료가 늦어질수록 이곳저곳에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가능성이 크다.”며 “평소 대상포진을 의심해볼 수 있는 증상이 나타나면 최대한 빨리 치료대책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한다.

여기 소개하는 증상이 나타나면 일단 대상포진을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

1. 물집이 나타나기 전부터 감기 기운과 함께 일정한 부위에 심한 통증이 느껴지는 경우

2. 작은 물집들이 몸의 한쪽에 모여 전체적으로 띠 모양으로 나타나는 경우

3. 물집을 중심으로 타는 듯하고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지는 경우

4. 어렸을 때 수두를 경험했거나 과거 대상포진을 앓았던 경험이 있는 경우

5. 평소 허약하거나 노인인 경우, 혹은 암 등의 질병으로 면역력이 약한 경우

항바이러스제에서 신경차단술까지…대상포진 대처법

장용현 교수에 따르면 “대상포진은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치료 가닥이 정해진다.”고 말한다. ▶통증 억제 ▶바이러스 확산 방지와 이차적 세균 감염 억제 ▶신경통 등의 합병증 예방이 바로 그것이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하는 처치는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를 약화시키는 일이다. 주로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하여 신경 손상을 최소화하는 데 중점을 둔다. 항바이러스제 투약은 첫 번째 피부 발진이 나타난 후 3일 이내에 꼭 시작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 같은 초기 치료를 잘하지 못했을 때다. 만성으로 진행돼버리면 치료도 어렵고 환자도 고통스럽다. 통증의 왕으로 불리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평생 극심한 고통을 겪기도 한다. 주로 고령일수록, 초기 피부발진이나 통증이 심할 경우 대상포진 후 신경통의 발생빈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초기 치료를 잘 못하여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발생했다면 이때도 가능한 한 치료는 빨리 하는 것이 좋다. 이때는 주로 항경련제, 항우울제, 마약성 진통제의 복용, 국소 마취제나 신경차단술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여 치료를 하게 된다.

노년기 복병 대상포진 미리미리 예방법

주로 노년층에서 많이 발생하면서 노년기 건강을 위협하는 복병으로 떠오른 대상포진.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85세 이상 노년층에서 걸릴 확률은 50% 이상인 것으로 밝혀져 경각심을 더해주고 있다.

따라서 노년기라면 대상포진도 각별히 조심해야 할 질병 목록에 올리도록 하자.

그리고 평소 대상포진을 예방하는 생활 실천법을 꼭 기억하고 일상생활 속에서 적극적으로 실천하자. 이때 그 지침이 되는 가이드라인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평소 손을 깨끗이 씻어 세균이 내 몸을 공격하지 못하게 한다.

2. 만병의 근원 스트레스는 최대한 줄이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면역력을 강화한다.

3.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한다.

4. 잡곡밥이나 녹황색 채소를 많이 섭취한다.

5. 50세 이상은 대상포진 예방주사를 맞도록 한다.

우리나라는 50세 이상의 성인에서는 대상포진 예방을 위해 대상포진 백신을 투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예방 효과는 약 70% 정도로 보고돼 있다. 따라서 50세 이상은 수두를 앓았던 앓지 않았던 백신을 맞는 것이 좋다.

장용현 교수는 경북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피부과학교실 교수로 현재 경북대학교병원에서 대상포진과 건선, 아토피피부염, 탈모 등의 피부질환을 진료하며 대한피부과학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허미숙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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