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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리포트] 잊을 만하면 또… 우리 집에서 화학물질 “확 줄이기” 대책2017년 11월 건강다이제스트 열매호 147p
  • 문종환 칼럼니스트
  • 승인 2017.11.22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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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다이제스트 | 건강칼럼니스트 문종환】

화학물질에 대한 경고음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만약 우리가 이러한 신호를 무시하고 화학물질 사용을 줄여나가지 않는다면 더 큰 재앙이 닥쳐오게 될 것이다. 가습기 살균제, 살충제 달걀, 구충제 닭고기, 독성 생리대, 최근엔 중국산 방부제 범벅 김치 사고까지 터졌다. 먹을거리 혹은 생활용품 등에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는 화학물질,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L 씨의 충격

최근에 암 진단을 받은 L 씨(47세)는 화학물질이 암 발생에 주요 원인 중의 하나라는 사실을 알고 암 치유를 위해서 가장 먼저 화학물질을 줄여나가기로 마음먹고 주위 환경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에 나선 L씨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생활 속에서 화학물질이 아닌 게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 방이나 거실, 주방은 물론 화장실, 세탁실, 화장품, 밥상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화학물질로 거의 도배가 돼 있다시피 했다. 조사를 마친 L 씨는 이런 환경에서 살고 있었다니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

우리집에서 발견한 화학물질들

아파트 분양을 받고 이사했던 L씨는 새집증후군을 만드는 문제의 화학물질인 포름알데히드를 알게 됐다.

가구 접착제 등에 주로 쓰이는 포름알데히드는 1급 발암물질이다. 장기간 인체에 노출되었을 때 기억력 상실, 정서적 불안을 비롯해 환각 상태에 이를 수도 있다. 물론 이것뿐만이 아니다. 장판이나 페인트 등에도 문제가 되는 화학물질은 무수히 많다.

최근에 문제가 된 독성 생리대의 벤젠과 톨루엔은 염색약이나 농약, 합성수지에도 사용되고 있는 유기화합물이다. 이들 물질은 피부나 눈에 어떤 이상 증상을 초래하고 유전자 손상과 생식세포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등의 문제를 발생시킨다.

또한 요가매트에서 발견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역시 생식세포에 악영향을 미쳐 정자수감소증, 성조숙증, 불임, 조산 등을 유발한다. 화장품·장난감·세제를 포함 여러 건축자재에도 들어가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주범인 CMIT·MIT도 유독물질이다. 호흡기계 이상을 초래하는 이들 물질은 치약이나 구강청결제, 화장품 등에도 사용되고 있다.

염료제조에 사용되는 벤지딘은 발암물질로 청바지 등의 의류에서 검출되기도 한다.

밥상을 위협하는 화학물질들

살충제 달걀 사건이 많은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달걀은 가장 많이 섭취하는 식재료의 하나로 달걀이 들어가지 않은 가공식품은 거의 없을 정도로 수요가 많다.

그런데 살충제 달걀 파동은 우리 식탁을 송두리째 위협하고 있고, 그 후유증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 문제가 된 살충제 성분은 피프로닐·비펜트린으로 독성이 아주 강한 화학물질이다. 체내 유입되면 구토와 어지러움증, 그리고 유입량이 많아지면 간과 신장이 손상된다.

2005년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중국산 장어의 말라카이트그린은 섬유·종이·목재 등의 염색제로 사용되거나 어류의 알에 감염된 세균을 제거하는 살균제로 사용되는 염기성 염료인데 수산용으로 사용되는 것이 금지됐다.

멜라민이 포함된 분유나 과자는 물론 최근에 다시 문제가 된 방부제 범벅의 중국산 김치가 밥상에 버젓이 올라오는 것은 우리 건강을 방치하는 것을 넘어 해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신선식품은 대부분 농약·제초제·화학비료·성장촉진제·성장억제제가 문제가 되지만 가공식품은 또 다른 화학물질이 문제가 된다. 가장 흔하고 일반적인 화학물질 중에는 아질산염과 푸란이 있다.

아질산염(아질산나트륨, 아질산칼슘)은 연백색의 결정체로 햄·소시지·어묵제품에 사용되는 첨가물 중의 하나다. 고기 색을 선명하게 해 주고 갈변을 방지하는 이 물질은 치사율이 30%에 이르는 무서운 균인 보툴리누스균의 증식을 억제할 목적으로도 사용된다.

그러나 아질산나트륨은 헤모글로빈을 파괴하는 독성물질로 육류 속의 아민이라는 단백질 성분을 만나면 청산가리만큼의 강력한 독성물질인 니트로사민이라는 발암물질이 만들어지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통조림 속의 화학물질인 푸란은 어떨까? 식품을 멸균 열처리 할 때 발생하는 휘발성 강한 물질 푸란은 잠재적 발암물질로 규정되어 있다.

이런 가공식품을 보다 안전하게 먹는 방법은 끓는 물에 데쳐서 사용하거나 휘발성 화합물의 경우 뚜껑을 열거나 딴 후 10~20분 그냥 놔두면 감소한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현재 우리가 처한 현실에서 화학물질의 독성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절망감이다. 사실 좀처럼 벗어나기가 쉽지는 않아 보인다. 대부분의 가공식품은 수많은 화학물질에 “텀벙” 빠졌다가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런 식품들로 밥상을 채우고 있다. 색깔을 내는 착색제와 발색제, 광택을 내는 광택제나 코팅제, 식욕을 자극하는 향신료, 맛을 내게 하는 MSG, 부드럽게 만드는 유연제, 유통기간을 늘려주는 방부제 등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화학물질이 가공식품을 통해 우리 밥상에 올라오고 있다.

무엇으로 이것들을 막을 수 있을까? 자본가의 배만 채워주는 화학물질 범벅인 가공식품은 우리 건강을 위협하는 잠재적 위험요소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80~90%의 비극

L 씨가 조사한 자신의 집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것에 대한 화학물질 비율을 수치로 환산하면 80~90%에 달했다. 옷, 운동화, 구두, 화장품, 샴푸·린스, 세제, 방향제, 모든 플라스틱 제품, 모든 건축자재, 대부분의 가공식품, 살균·살충제, 물티슈, 기저귀, 생리대, 1회용품(종이컵, PT병 등) 등 우리는 화학물질 속에 갇혀 살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결국 화학물질 유해성이 사회문제화 되면서 ‘노케미(No-Chemistry)’ 즉 화학물질을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알아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물론 수많은 화학물질을 모두 다 파악할 수도 없고 알 수도 없다. 다만 이 시대가 요구하는 것은 기본적인 내용을 파악하고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다.

화학물질 독성 어떻게 해소할까?

집안의 화학물질을 줄이거나 축소, 혹은 제거해 나가지 않으면 화학물질이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게 될 것이다. 화학물질 “확 줄이기”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해 보자. 실천하기 쉬운 것부터. 먼저 피부에 직접적인 자극을 주는 화학물질부터 제거하거나 혹은 바꾼다.

● 주방세제나 세탁세제, 샴푸·린스 등은 친환경 소재로 만든 것으로 쓰고 화장품 역시 꼼꼼히 따져보고 구입해야 한다.

● 물티슈 대신에 면천을 사용하고 집 안에서 살충제·살균제가 든 것을 사용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다만 부득이 사용하게 될 경우도 충분히 실내 환기를 시킨 후 간헐적으로 사용하도록 한다.

● 세탁세제 사용 시는 더 주의를 해야 한다. 이유는 섬유유연제 때문이다. 이 물질은 광범위하게 피부에 영향을 미친다. 섬유유연제에 쓰이는 계면활성제, 방부제(인산염), 표백제가 문제가 된다. 이들 물질은 소홀히 하면 옷에 잔류해서 피부 트러블이나 아토피피부염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최선은 피부에 맞닿아도 문제가 없는 천연유래 성분으로 만든 것이 좋겠지만 가격 등의 요인으로 사용하기 어려울 경우 제품을 꼼꼼히 따지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 선택의 기준은 음이온계 계면활성제에 약산성이나 중성인 제품으로 하면 된다.

● 치약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연마제, 방부제, 습윤제, 방향제가 공통적으로 들어 있는데 이런 화학물질들은 장기적으로 보면 건강에 해롭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서 문제가 된 CMIT/MIT가 치약에 포함돼 회수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 같은 일은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이런 화학물질이 들어가지 않은 천연치약을 사용하든지 미세한 죽염가루를 사용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 피부에 닿는 화학물질보다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분야가 식품 속의 화학물질이다. 너무 광범위하다 보니 자세히 서술하기는 어렵다. 요점은 사서 먹는 것보다 직접 요리·조리해서 먹는 것이, 가공식품보다는 신선식품이, 일반농산물보다는 유기농산물이 더 좋음은 말할 필요가 없다.

화학물질을 줄여나가다 보면 많은 불편함을 느낄 것이다. 그 불편함 속에 내 가족의 건강과 행복이 달려 있으니 기꺼이 즐길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문종환 칼럼니스트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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