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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원의 섹스앤라이프] 시시콜콜 과거는 묻지 마세요!2017년 11월 건강다이제스트 열매호 126p
  • 배정원 칼럼니스트
  • 승인 2017.11.09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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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다이제스트 | 행복한성문화센터 배정원 소장】

연인 사이에서도 지켜야 할 룰이 있다면 서로의 과거를 시시콜콜하게 알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연인끼리 서로의 상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일견 바람직한 일이나 이것도 마음의 준비가 된 후에 할 일이다.

무뚝뚝하고 무관심한 혹은 냉정한 부모 때문에 힘들었던 사춘기 시절의 방황, 학교에서 왕따가 되었던 기억 등 자신의 삶에서 상처가 되고 약점이 되는 이야기를 파트너에게 털어놓는 데는 그만큼 파트너에 대한 믿음이 절대적이다. 파트너가 그 상처나 약점을 감싸주고 돌봐줄 것이라는, 적어도 이 약점을 이용해 나를 아프게 하거나 상처를 주지 않을 거라는 강력한 믿음이 있지 않고서는 힘든 일이다.

또 이런 상처나 약점을 사랑하는 파트너가 알게 되면 서로에 대한 사랑에 더해 인간적인 연민과 공감의 감정이 수반되면서 더한 결속력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이 같은 선의에서 시작되었더라도 파트너의 사랑 경험에 대해 묻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사랑 경험에 이어 섹스의 진도가 어디까지 나갔고, 어떤 성경험을 얼마나 많이 했는가를 듣게 되면 대개의 연인들은 시험에 들게 된다. 자꾸 더 궁금해지고, 불쾌해지고, 나쁜 상상을 하게 된다.

사랑은 어쩔 수 없이 크든 작든 독점욕을 동반하는 것이라 파트너가 나 아닌 다른 누구와 몸을 나누는 섹스를 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 마음의 평정심을 찾기 어렵다.

실제로 부부간에 전 애인과의 성경험을 알게 되어 갈등과 고민을 겪는 경우를 많이 본다. 자신의 너그러움을 너무 믿지 말아야 할 것이 바로 이 대목이다. 그냥 가벼운 ‘진실게임’처럼 시작했다가 결국 판도라의 상자를 열고, 종국에는 상자 바닥까지 뒤집어보게 되고, 그것이 결국 집착적인 물음으로 이어지고, 그러면 파트너도 나도 삶이 지옥처럼 되어버린다.

‘질투’가 사랑을 깨는 경우는 너무나 많이 일어나는 일이다. 셰익스피어는 ‘오셀로’의 입을 빌어 ‘질투는 푸른 눈을 가진 괴물’이라고 표현했지만 남자는 유독 몸으로 경험한 과거를 못 견뎌하고, 여자는 마음으로 간절히 사랑한 과거를 못 견딘다고 한다. 그래서 결국 남자도 여자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가진 과거의 사랑했던 경험 때문에 따뜻해야 할 가정이 지옥처럼 변해버리고, 결국 서로를 괴롭히다가 헤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사랑하는 사람이 살아온 모든 과정이, 그가 겪어온 세월이, 그 과거가 지금 내가 사랑하는 이 사람을 만들어 내가 사랑하게 된 것이다.

그가 실패한 경험과 성공한 경험, 아픔으로 겪어낸 과거의 경험이 내 사람이 된 그 혹은 그녀를 더욱 좋은 사람으로 만들었을 것이다. 아무리 사랑한다 해도 서로의 과거까지 소유하고 시비 걸 수는 없는 일이다.

게다가 요즘엔 30세가 넘어 느지막이 결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파트너도 나도 사랑의 경험이 없을 수 없다.

고로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이 말을 좀 흉내 내자면 그 사람의 과거는 그 사람에게 속한 것이며, 누구도 자신이 살아온 과거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소급해 남에게 사과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걱정하지 마! 나는 쿨한 사람이야.”라는 말로 자기를 속이거나 파트너를 속이지도 말 일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쿨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쿨하다.’는 것은 ‘거리를 둘 수 있다.’는 의미인데 사랑할수록 둘 사이의 거리는 밀착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랑은 어느 경우에도 합집합이나 교집합이 아니다. 둘이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니라 각각 제대로 서 있는 두 사람이 서로 간에 빈번하게 소통되는 다리를 놓는 것이 ‘사랑’이다.

과거는 과거이고 지나간 것이다. 그냥 마음속 깊은 서랍에 담아 조용하게 두는 것이 가장 현명한 사랑법이다.

배정원 칼럼니스트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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