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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과 이브사이] 젊은 이혼, 황혼 이혼 왜?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 김숙기 원장】

가족을 둘러싼 우울한 통계는 몇 년째 제자리걸음이다. 경사는 줄어들고, 궂은 일은 늘고 있다. 결혼하고 출산하는 일은 점점 줄어들고, 이혼하는 부부는 점점 늘어난다. 특히 올봄에는 처음으로 결혼 20년 차 이상 부부의 황혼이혼 비율(26.4%)이 4년 이하 신혼부부의 이혼 비율(24.7%)을 넘어섰다. 신혼부부와 20년 이상 산 부부가 이혼 비율을 놓고 박빙을 벌이고 있다. 언뜻 생각하면 이런 비율은 예상을 빗나간다. 왜 혼인신고서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돌싱’이 되려는 걸까? 20년 넘게 아들딸 낳고 지지고 볶고 살았으면서 왜 돌연 남남이 되어 법원에서 얼굴을 붉힐까? 그들의 속 이야기를 들어봤다.

PART 1. 위기의 신혼부부, 왜?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절로 꼽히는 신혼. 보통의 신혼부부는 깨소금 냄새 폴폴 풍기며,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의 닭살 행각으로 질투와 분노를 한 번에 이끌어 낸다. 그런데 이때 이혼을 선택하는 부부들이 늘어나고 있다. 흔히 젊은 사람들은 이혼을 쉽게 선택한다고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이들에게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CASE 1. 성격차이를 좁히지 못한 신혼부부들 “제발 좀 이런 점은 고쳐!”

3년 동안 소라 씨에게 애정 공세를 퍼부어서 마침내 결혼에 골인한 만석 씨. 그는 결혼 2년 만에 소라 씨와 이혼하기에 이른다. 만석 씨 부부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배우자의 외도만큼이나 이혼 이유로 많이 등장하는 성격 차이. 성격 차이가 없는 부부는 있을 수 없다. 성격은 결혼식장에서 혼인서약을 했다고 맞춰지는 것이 아니다. 사사건건 이것저것 고치라면서 화를 내서도 안 된다.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 김숙기 원장은 “부부가 서로 다른 것을 인정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그 시간 동안은 부딪히고 화해하고 조율하는 과정을 계속 거쳐야 한다.”고 설명한다. 싸울 때는 치열하게 싸워야 한다. 다시 말해 자신의 생각을 끊임없이 배우자에게 말하고 배우자의 생각을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종종 성격 차이에서 오는 갈등을 피하기만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냥 일방적으로 맞춰주는 것이다. 서로 다른 점을 조율하기 위한 싸움이 두렵다. 그래서 참고 산다. 그러면 상대방은 그것이 당연한 듯 제멋대로 사는 게 익숙해져 버린다.

김숙기 원장은 “서로 다른 점은 당당히 맞서야지 참고 살면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고 말한다. 참고 참고 속을 끓이다가 결국 이혼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다. 성격 차이는 신혼부부가 함께 넘어야 할 산이지, 못 본 척 피해 가는 산이 아니다.

CASE 2. 성생활에 대한 불만으로 얼룩진 신혼부부들 “너랑 나는 속궁합이 안 맞아!”

20대인 슬기 씨는 시어머니에게 ‘여자가 밝힌다!’는 소리를 듣고 나서는 짐을 싸서 친정으로 왔다. 슬기 씨 부부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신혼부부는 20~30대가 많다. 성생활을 활발하게 즐기는 나이다. 그런데 성문제로 이혼을 결심하는 신혼부부가 적지 않다.

김숙기 원장은 “최근 신혼부부의 성문제 상담 횟수가 많아지고 있다.”며 “요즘에는 아내들이 남편과 원활한 성관계를 할 수 없다면 그냥 있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리고 둘만의 문제로 끝내지 않는다. 서로 잘못이 없다며 양가에 성문제를 알려 문제를 크게 만들기도 한다.

신혼 남편의 성문제는 대개 신체적인 문제가 아닌 심리적인 문제 때문이다. 남자들은 아내에게 성적 능력을 평가받는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요즘에는 결혼 전에도 애인과 성관계를 많이 하기 때문에 전 남자친구보다 자신이 더 만족하게 해야 한다는 부담도 느낀다.

그런데 한 번이라도 아내에게 자신의 성 능력에 대해 지적받으면 상처받아 위축된다. 또 결혼 전 주로 자위로 성적 욕구를 풀었다면 여성의 마음을 열고 성관계를 리드하는 일이 어렵고 귀찮다. 그래서 아내와의 성관계를 피해버리는 것이다.

김숙기 원장은 “흔히 결혼하자마자 속궁합이 맞느냐 또는 안 맞느냐 판가름을 하려고 하는데 속궁합은 서서히 맞춰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신혼부부일수록 성관계는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접근하고 서로에게 자신감을 심어줘야 한다.

CASE 3. 시월드, 처월드와 등돌린 신혼부부들 “너는 왜 항상 너네 엄마가 먼저야?”

장군 씨는 자기 부모만 끔찍하게 여기는 아내에게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마침내 아내에게 이혼서류를 들이밀었다. 장군 씨 부부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시댁과 처가 때문에 이혼을 결심한 신혼부부는 우선순위 때문에 상처받는 경우가 많다. 배우자가 시댁이나 처가를 자신보다 먼저 생각하는 것이다. 이렇게 첫 단추를 제대로 못 끼우면 ‘우리 부모님한테 더 잘하느냐, 너네 부모님한테 더 잘하느냐.’는 말이 나오게 된다. 내가 너희 집에 이만큼 했으니 배우자도 똑같이 그만큼 하지 않으면 잘못했다고 싸운다.

김숙기 원장은 “이렇게 시댁과 처가 문제로 싸우다 보면 정작 아내와 남편은 없어지고 며느리와 사위만 남게 된다.”고 강조한다.

일단 결혼을 했다면 원 가족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신적으로, 경제적으로 확실히 독립을 해야 한다. 며느리 노릇, 사위 노릇을 하는 것보다는 먼저 두 사람이 평생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새로운 가정의 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시댁과 처가가 모두 원하는 것은 부부가 행복하게 잘 사는 것이다. 진짜 효도가 무엇인지 잘 생각해봐야 한다.

PART 3. 백년해로는 옛말… 황혼이혼, 왜?

결혼한 지 30년 이상 된 부부의 황혼이혼 비율은 10년 전과 비교하면 2.4배나 증가했다. 20년 이상 산 부부의 이혼도 날로 많아지고 있다. 자식을 다 키우고 이제 손주도 볼 나이에 왜 가정을 송두리째 흔드는 걸까?

CASE 1. 더는 못 참겠다는 황혼부부들 “이제 어디 나 없이 잘 먹고 잘 살아봐!”

올해 65세인 기옥 씨는 한 달 전부터 남편에게 이혼과 위자료를 요구하고 여동생과 살고 있다. 남편은 다시 집으로 오라고 노발대발이다. 기옥 씨 부부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대부분의 부모는 자신보다 자녀 생각이 우선이다. 그리고 자녀가 독립하면 자신의 인생을 찾길 원한다.

김숙기 원장은 “결혼한 지 20년 이상이 되면 아이들이 대학에 가는 시점, 또는 결혼을 하는 시점과 맞물린다.”며 “이때가 이혼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는 시기”라고 말한다.

이때 이혼을 요구하는 배우자는 주로 아내다. 더 이상은 참고 살지 않겠다는 것이다. 자녀가 독립할 때가 되면 남편은 은퇴를 맞는다. 은퇴와 동시에 가정에 들어온 남편은 아내에게 사사건건 잔소리를 시작한다. 아내의 손길이 필요하고 시간을 보낼 사람은 아내뿐이다.

그러나 아내는 남편 없이도 즐겁게 살 수 있다. 재취업하는 중년 여성이 늘고 있고, 취미 활동이 있으며, 친구들과의 왕래도 빈번하다. 앞으로 30년은 더 살 텐데 남편과 계속 살 일이 막막하다. 그래서 아이들도 다 컸는데 더 이상 남편이 원하는 대로 숨죽이며 참고 살기 싫다.

참고 살기 싫다면 이혼이 아닌 다른 방법을 찾는 것이 좋다. 김숙기 원장은 “이제 자녀도 모두 키웠으니 제2의 신혼기를 맞이해야 한다.”며 “부부생활을 리모델링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자식 중심이었던 생활을 부부 중심으로 바꾼다. 서로 서운했거나 상처받은 일에 대해 터놓고 문제점과 해결방법을 찾아본다. 이제부터라도 불만은 대화로 풀어야 한다. 취미 활동도 함께하고, 집안일도 분담한다. 창업이나 재취업 등 배우자가 새로 시작하는 일에는 아낌없는 응원을 해준다. 신혼 시절처럼 서로 믿고, 의지하며 알콩달콩 살아보는 것이다.

CASE 2. 돈 때문에 열 받은 황혼부부들 “그 돈이 어떤 돈인데! 당신 마음대로 써?”

올해 은퇴를 앞둔 평문 씨는 동생과 함께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원룸을 짓기로 했다. 그랬더니 아내는 이혼을 요구했다. 평문 씨 부부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은퇴한 부부는 이제 노후를 걱정하게 된다. 그래서 창업이나 재취업을 하고, 투자를 하기도 한다. 그런데 충분한 상의 없이 혼자 결정했다면 큰 부부싸움이 나기 쉽다. 이날 이때까지 함께 한 자신을 무시해서 열 받는다. 젊을 때와 달리 실패를 하더라도 만회할 시간이 없어서 분노가 치민다.

김숙기 원장은 “상의하지 않은 투자나 창업에 대해서는 반드시 사과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말한다. 무작정 밀어붙이거나 이미 ‘엎지른 물이니 받아들여라.’식은 안 된다.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은 한 명이더라도 노후에 대한 계획은 둘이 짜야 한다. 지출에 대해서 같이 상의하고 가계부를 투명하게 관리해야 한다. 모은 돈이 적을수록 노후에 대한 불안감이 높다. 적어도 배우자가 그 불안감에 불을 지펴서는 안 된다.

CASE 3. 자녀가 이혼을 찬성하는 황혼부부들 “엄마, 제발 아빠랑 이혼하세요!”

애심 씨의 딸들은 애심 씨에게 하루라도 빨리 아빠에게 이혼 이야기를 꺼내라고 성화다. 자식 때문에 아빠와 참고 살지 말라는 것이다. 애심 씨 가족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부모의 이혼에 관대해진 자녀들이 부모에게 이혼을 권하는 일이 늘고 있다. 자식 때문에 폭력, 술, 외도 등 한쪽 부모의 치명적인 문제를 참고 살지 말라는 것이다. 성인이거나 결혼한 자녀일수록 이런 경향이 크다. 아버지 편, 어머니 편으로 편을 가르기도 한다.
김숙기 원장은 “부부 문제에 자녀를 개입시키면 그 골은 더 깊어진다.”고 말한다. 부부 문제를 푸는 것은 부부만이 할 수 있다. 부부가 스스로 풀 수 없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등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런 노력을 하면서 부모의 불화 때문에 자녀가 받은 상처도 치료해 줘야 다시 가족이 화목해질 수 있다.

정유경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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