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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의 건강비결] 뇌하수체 호르몬 연구 외길인생 경희대학교병원 내분비내과 김성운 교수2017년 10월 건강다이제스트 청명호 16p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고단백, 저탄수화물 식사로 비만을 예방하세요!”

전문 분야가 조금 생소했다. 내분비내과 의사는 보통 당뇨병이나 갑상선질환 진료를 전면으로 내세운다. 하지만 경희대학교병원 내분비내과 김성운 교수는 뇌하수체 질환이 전문 분야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뇌하수체 전문가다. 시상하부의 지배를 받아 우리 몸에 중요한 여러 가지 호르몬을 분비하는 뇌하수체는 삶의 질과 직결되는 내분비기관이다. 뇌하수체가 분비하는 여러 가지 호르몬 중에 성장호르몬이 있는데 김성운 교수는 이 성장호르몬 치료를 통해 노화를 반전시키고 90대 노인을 ‘빨빨’거리게 만든다. 연구와 논문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김성운 교수를 찾아 노화를 늦추는 이야기를 들어봤다.

젊음의 비결

우리는 ‘즐겁다.’, ‘기쁘다.’라는 말을 하루에 몇 번이나 하고 있을까? 김성운 교수는 유난히 즐겁다는 말과 기쁘다는 말을 즐겨 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양의 뇌하수체 호르몬 데이터를 정리해 논문 준비를 할 때는 ‘기쁘고’, 성장호르몬 관련 분자생물학 기초연구를 할 때는 ‘즐겁다.’

여기에 행복하다는 말이 더해진다. 유아부터 90대까지 모든 연령의 환자를 진료하는 것도 행복한 일 중 하나다. 임신할 수 없었던 여성 뇌하수체 질환 환자가 치료를 받은 후 아이를 출산하는 일도 가슴 벅차다. 그 환자가 진료실에 아이를 데려오면 꼭 안아본다. 아이의 체온이 느껴지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단다.

이렇게 기쁘고 행복하게 살아서일까? 김성운 교수는 나이에 비해 동안이다. 55년생이라는 나이가 무색할 만큼 동안종결자다. 더구나 비만과도 거리가 먼 몸매 소유자다. 이런 모습은 누군가의 모습과 겹친다. 바로 김성운 교수에게 꾸준히 성장호르몬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이다.

노화 잡는 성장호르몬 치료

이름대로 운이 좋았다. 국내 내분비학의 대부 최영길 교수의 내분비학 강의를 보고 감동을 받았던 23살의 김성운 교수는 고민 없이 전문 분야로 내분비내과를 선택했다. 김성운 교수는 최영길 교수가 첫 번째로 뽑은 레지던트였다. 그중에서도 내분비학의 꽃이라고 불리는 뇌하수체에 뜻을 뒀고 그게 지금에 이르렀다.

김성운 교수는 뇌하수체 호르몬 중에서도 성장호르몬 치료로 유명하다. 성인성장호르몬연구회를 거쳐 대한신경내분비연구회도 만들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흔히 성장호르몬 하면 아이들의 키 성장이 떠오른다. 하지만 성장호르몬 치료는 성인의 노화를 반전시키는 효과가 있다. 체성분 및 삶의 질이 개선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김성운 교수에게 성장호르몬 치료를 받는 환자 중에 90세가 넘었는데도 60대의 외모에 발걸음이 무척 빠르고 경제활동을 왕성하게 하는 사람도 있다.

성장호르몬의 효과를 늘 가까이서 지켜보지만 김성운 교수가 강조하는 노화 예방 1순위는 따로 있다.

탄수화물 위주 식사는 노화의 지름길

노화가 두렵다면 가장 신경 써야 하는 것은 뭘까? 김성운 교수는 첫 번째가 음식, 두 번째는 운동이라고 말한다.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외부와 소통하는 기관은 입과 코입니다. 특히 입이 제일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입으로 들어오는 음식이 몸에 쌓이면 비만이 되고, 음식의 영양이 부족하면 면역력이 떨어져 각종 질환이 생깁니다. 요즘 가장 주의해야 하는 것은 탄수화물입니다. 많은 이가 탄수화물을 너무 많이 먹어 비만으로 가고 있습니다.”

언제부터 밥, 국, 고기나 생선 반찬, 몇 가지 채소 반찬 등이 있는 한식밥상은 거창한 밥상이 됐다. 이러한 밥상 대신 간단하게 국수, 빵, 떡 등 탄수화물 위주로 한 끼를 먹는 사람이 많다.

노화의 가장 기본적인 현상은 지방이 축적되고 근육이 줄어드는 것이다. 탄수화물은 에너지 대사에 꼭 필요하지만 지나치게 먹고 적절한 형태로 먹지 않으면 비만을 만든다. 비만이 되면 우리 몸은 인슐린이 간, 근육, 지방 조직에서 제 기능을 못 하게 된다. 이것을 인슐린저항성이라고 하는데 이로 인해 당뇨병이 생기는 것이다.

탄수화물을 적게 먹는 것만큼 중요한 식습관이 있다.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 것이다. 근육의 재료가 단백질인 것은 대부분 알 것이다. 근육 소실을 막기 위해서라도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다.

“고기, 생선 등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충분히 드셔야 노화를 예방하고 폐경기를 수월하게 넘길 수 있습니다. 고기는 많은 양이 아닌 자신의 몸무게 그램 수만큼 먹고(몸무게가 60kg이라면 60g) 삼겹살 같이 지방이 많은 부위는 피해서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지방은 고체 지방이 아닌 참기름, 들기름 같은 액체 지방을 드시길 권합니다.”

고탄수화물, 저단백 식사처럼 우리 몸에 해로운 식습관이 있다. 아침에는 적게 먹고 밤에는 많이 먹는 것이다. 우리 몸의 호르몬 설정은 해가 뜨면 에너지를 쓰는 쪽으로, 해가 지면 에너지를 저장하는 쪽으로 바뀐다. 그래서 저녁에 먹는 것은 몸에 저장된다. 아침은 거르고 야식을 먹는 습관은 당장 버려야 한다.

소중한 근육을 지키는 순환운동

노인에게 필요한 운동하면 걷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이 떠오른다. 하지만 걷기만 해서는 안 되며 근력강화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같이 하는 순환운동이 필요하다.

탄력밴드로 근력운동을 30초 한 후 바로 오르내리는 스텝업 운동을 30초 하는 식이다. 이것이 한 세트고 20세트 정도 하는 것이 좋다. 처음부터 20세트는 힘들고 천천히 운동량을 자신의 몸 상태에 맞게 늘린다.

걷기 같은 유산소 운동만 주구장창하면 관절이 고장 나고 오히려 빨리 늙을 수 있다. 자신의 몸 상태에 맞는 유산소 운동과 근력운동을 적절히 해서 근력을 유지하는 데 힘써야 한다.

한편 김성운 교수는 매일 아침 집 근처 헬스클럽에 간다. 그곳에서 물이 허벅지까지 오는 냉탕에 들어가 물속을 5분 정도 걷는다. 이러면 관절과 인대에 부담을 주지 않고 운동할 수 있고, 다리 근육을 단련할 수도 있다.

김성운 교수는 물을 자주 마실 것을 강조한다. 물이 혈관이나 조직 속에 충분히 채워지지 않으면 모든 대사 작용에 문제가 생긴다. 피곤해지고 어지럽다. 피를 열심히 펌프질하는 심장도 지친다. 물이 부족해 이석증, 위염 등이 생길 수도 있다. 화장실에 자주 가는 것이 귀찮아서 물을 마시는 것을 꺼리다가는 병원에 자주 갈 일이 생긴다는 것을 명심하자.

대충은 없다!

김성운 교수는 환자를 볼 때 증상만 보는 것이 아닌 몸과 마음을 보려고 노력한다. 40년 간 의사로 살면서 의사와 감정을 공유하고 의사의 공감에 감동을 받으면 병이 빨리 낫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김성운 교수는 바쁘다고 대충 약만 처방하는 일은 없다. 음식 이야기, 운동 이야기를 빼놓지 않고 강조한다. 그다음에야 비로소 약 이야기가 나온다. 너도나도 내가 먼저인 세상에서 환자가 먼저인 김성운 교수의 이런 태도는 진정한 ‘의사의 길’이 어떠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정유경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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