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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리포트] 햄버거병 논란은 빙산의 일각 왜?2017년 09월 건강다이제스트 열매호 102p
  • 문종환 칼럼니스트
  • 승인 2017.09.01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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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다이제스트 | 건강칼럼니스트 문종환】

AI(고병원성조류독감), 구제역, 광우병 등 우리시대를 위협하는 여러 요소들이 있다. 면면히 들여다보면 그런 위험인자들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 천재 혹은 자연재해가 아니라 인재라는 점이다. 사람이 만들어낸 위험요소들이라는 점이다. 왜 끊임없이 이런 위험요소들이 만들어질까?

잊을 만하면 터지는 식품 사건·사고

2010년 구제역 파동, 그리고 2016년 말 고병원성조류독감(AI)으로 수천만 마리가 살처분돼 계란값이 급등하더니 최근엔 햄버거 사고와 광우병 소동이 있었다. 특히 햄버거를 먹고 용혈성요독증후군(HUS로 일명 햄버거병) 진단을 받은 것은 새로운 파장을 남기고 있다.

HUS는 병원성 대장균이나 이질균 같은 것들이 소의 내장 같은 데 있다가 도축하는 과정에서 고기에 오염이 돼서 유통될 경우 이 균들이 체내에 들어와서 증상을 일으키게 된다. 결국 이 병에 걸리면 신장의 중요한 기능 중의 하나인 불순물을 제대로 걸러주지 못해 신체에 독이 쌓이게 되고 혈구 감소가 나타나게 된다. 유아나 노인에게서 주로 볼 수 있으며, 몸이 붓고 혈압이 높아지거나 경련이나 혼수 등 신경계 등에 이상이 올 수도 있다.

여기에다 광우병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육류 및 육가공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은 날이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정부에서는 현물검사를 3%에서 30%로 상향하여 검역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시민단체에서는 미국산 소고기 수입중단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썩은 닭고기에 화학물질을 듬뿍 넣어 세계로 유통시킨 브라질 사건은 논외로 하더라도 우리는 끊임없이 발생하는 식품 사건·사고를 경험하고 있지만 그때뿐이다. 달콤한 입맛에 취해서 이런 사건·사고는 금방 잊어버린다.

소비자가 깨어있지 않는 한 자본의 칼은 언제나 우리들의 심장을 겨누고 있을 것이다. 세상의 흐름이 생명윤리보다 돈이 앞선 결과로 초래되는 필연적 결과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되겠다. 따라서 육류·육가공품의 위험성에 대해서 몇 가지 지적하고 넘어가고자 한다.

니트로사민에서 벤조피렌까지 온통 지뢰밭

육가공품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두 가지 문제로 나눌 수 있다.

첫째, 가축의 사육환경 문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국내에 빈발하는 조류인플루엔자(AI), 구제역 등 가축질병의 주요 원인으로 좁은 면적에서 집약적으로 가축을 키우는 공장식 축산을 지목했다. 좁은 우리에 가둬 사육하는 공장식 축산은 다량의 항생제를 사용하게 만든다.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운동도 못하는 동물들이 질병에 걸리지 않으려면 항생제 남용이 불가피해지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가축이 먹는 사료에도 큰 문제가 있다. 과거 가축들은 풀을 뜯거나 곡초식을 먹이로 사용했다. 그러한 가축은 자본과 결합되면서 규모화 되고, 각각의 농가에서 개별적으로 사육되던 것이 집단화되면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 것이다.

따라서 이들 가축들이 먹는 것은 화학물질이 다량 투여된 사료다. 인간 이기심의 발로인 셈이다. 대표적으로 가축들의 조기 성장을 위한 성장촉진제는 공장식 축산의 생산원가를 줄여준다. 사료의 부패를 방지할 목적으로 투입되는 방부제나 농약 등의 화학물질은 사료의 유통기간을 최대한 늘려 기업의 이익을 가져다주게 된다.

이렇게 저질 사료와 비위생적 사육환경, 그리고 24시간 불을 밝혀 닭이 잠을 자지 못하도록 학대하면서 알을 낳게 하는 것도 다반사로 이뤄지는 일이다.

이런 환경에서 사육되는 동물 혹은 가축이 자신의 면역력으로 질병을 이겨내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이렇게 사육된 가축들이 우리 밥상에 올라오는 것을 막지 못하는 한 우리가 건강을 지킨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둘째, 식품 가공 과정에서 생성되는 독성물질들의 문제다.

우리는 늘 해당식품에 어떤 원소 혹은 어떤 물질이 들어 있는가에 대해서만 관심이 있다. 우리가 발견하거나 알지 못하는 물질이 물질 상호 간의 작용에 의해서 새롭게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모든 식품은 조리·가공·저장 과정에서 다양한 형태의 화학물질이 첨가되고 이로 인해서 물질 간 상호작용이 발생한다. 물론 첨가물이 아닌 식품 재료 자체들 간에도 물리적·화학적 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물질 간의 상호작용은 우리가 예측하지 못한 심각한 상황까지도 만들어낸다. 일례로 유독물질로 발암물질이 생성된다거나 유전자 이상을 초래하는 등이 그것이다.

발암물질로 분류된 니트로사민의 생성과정을 들여다보면 우리 몸속에서 얼마나 위험한 일이 벌어지는지 확인할 수 있다. 햄·소시지·베이컨 등에 색소를 고정시키기 위해서 이용되며, 가열조리 후 선홍색 유지에 도움이 되는 아질산염(아질산나트륨과 아질산칼륨)은 고기의 아민류와 반응하여 니트로사민을 생성한다.

이런 육가공품들은 절임용액에 사용되는 질산염이 미생물의 작용으로 아질산염이 돼 절임육류에 흡수되고, 흡수된 아질산염은 절임육류 중의 아민과 결합하여 니트로사민을 생성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니트로사민도 비타민 C·E에 의해 억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니트로사민뿐 아니다. 이보다 더 강력한 발암물질로 알려진 벤조피렌도 문제가 된다. 이 역시 육가공식품을 통해 우리 몸에 들어 올 수 있다. 훈연식품을 즐기는 사람들에게서 위암 발생률이 높다는 보고는 벤조피렌이 영향을 줬을 것이란 추정이 가능하다.

햄·소시지 등의 육가공품과 훈제된 어류가공품, 그리고 장기간 가열·산화된 식용유지 등에서도 벤조피렌이 검출되고 있다.

이외에도 지방유지류의 산화과정에서 발생하는 과산화물이나 말론알데히드(카르보닐화합물) 등의 유해물질들도 우리 몸에 해롭기는 마찬가지다.

이번에 문제가 된 햄버거 패티의 세균 문제는 어쩌면 빙산의 일각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고기가 농장에서 식탁까지 올라오는 과정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알지 못한다. 실천윤리학자 피터싱어, 그리고 농부이자 변호사인 짐 메이슨은 <죽음의 밥상>에서 곡초식을 먹어야 할 소는 고기를 먹고, 돼지는 학대받으며 비위생적 환경에서 항생제로 연명하다가 사람의 입으로 들어가고, 발 디딜 공간조차 허락되지 않으며 24시간 잠도 안 재우고 계란 생산을 강요받는 닭의 일생을 알고 “도대체 무엇을 먹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

이러한 공장식 축산 방식이 초래할 미래의 문제는 더 심각하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문제들이 더 많을 것이며, 이것들이 하나씩 문제가 되면서 밝혀지는 과정에서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어야 할까?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해야 고작 사건·사고 식품과 관련 식품을 전수 조사하여 수거하거나 폐기하는 정도에 그칠 수밖에 없다. 문제의 근본을 해결하려면 소비자가 바뀌어야 한다는 말이다.

현명한 소비가 해결의 ‘키’

대부분의 사람들이 육식을 포기할 수 없다고 말한다. 또한 채식주의자로 살아가기를 강요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육류생산업자가 가축이 살아 있는 동안만이라도 윤리적인 부분을 고려한다면 그것이 결국 육류 소비자의 건강을 고려하는 일이 될 것이다.

육류 유통업자의 경우 소비자의 건강을 고려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유통기간을 늘려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색깔과 맛도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모든 물질은 시간이 지나면서 썩는다. 썩지 않는 시간을 최대한 늘려야 하는 것이 생산자와 유통업자의 공동과제가 된다. 방부제, 착색제, 유연제 등이 첨가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건강한 먹을거리는 공간과 시간을 다툰다. 생산지와 소비자 간의 거리가 멀면 멀수록 그 먹을거리는 쓰레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지금부터라도 우리는 농장에서 식탁까지 올라오는 모든 식재료들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추적해 볼 필요가 있다. 신선식품이 어떤 단계를 거쳐 내 가족의 식탁에 올라오는 것인지, 그리고 가공식품은 어떤 과정을 거치며 어떤 첨가물이 포함돼 우리 밥상에 올라오는 것인지 살펴봐야 한다.

현명한 소비자가 생산자와 유통업자를 바꿀 수 있다. 이들은 절대 자발적으로 바뀔 수 없는 구조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나와 내 가족의 밥상은 신선해야 한다. 나와 내 가족의 밥상에는 유해물질이 포함되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나와 내 가족의 밥상에는 건강함이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무엇부터 먼저 해야 할 것인지 곰곰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다.

문종환 칼럼니스트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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