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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로 풀어본 건강] 복을 부르는 숫자의 비밀2011년 01월 건강다이제스트 황금호 142p

【건강다이제스트 | 이정희 기자】

【도움말 | 동방대학원대학교 문화정보학과 정현우 석좌교수】

직장인 박재형 씨(32세ㆍ남)는 얼마 전 차번호를 바꿨다. 전 차번호는 9454로 숫자 4가 두 번이나 들어가기 때문이었다. 번거롭긴 했지만 4가 들어가지 않는 번호로 바꾸고 나니 마음이 홀가분해졌다. 그는 시간을 확인할 때 시나 분에 4가 들어 있으면 기분이 언짢아진다. 날짜도 4일, 14일, 24일이 되면 꺼림칙하다. 이런 날 안 좋은 일이 생기면 다 숫자 4 때문인 것 같다. 반면 3이 들어간 시간이거나 날짜가 되면 기분이 좋다. 모두 박 씨처럼은 아니어도 크고 작게 숫자에 연연하는 우리, 숫자에 어떤 비밀이 숨어 있기에?

“이 세상은 숫자로 되어 있다”

앞에서 밝힌 박 씨의 경우는 일명 ‘4공포증’이다. 동양의 한자권 나라에 존재하는 공포증이다. 숫자 4와 죽음을 뜻하는 한자 死의 발음이 같다는 데서 유래한다. 이로 인해 아파트나 빌딩에서 3층 다음에 바로 5층으로 넘어가거나 4를 F(영어 Floor)로 바꾸는 방법을 쓰고 있다. 각종 일련번호에서 4를 빼거나 4가 연속으로 4번 들어가는 문구를 쓰지 않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동방대학원대학교 문화정보학과 정현우 석좌교수는 “무턱대고 4를 피할 필요는 없지만 세상의 구조와 인생을 이해하는 데 주요 숫자의 의미를 알아두는 것은 중요하다.”고 밝혔다.

숫자는 말 그대로 수량을 표시하는 기호다. 간단하게는 수를 세고, 계산을 하고, 시간과 날짜를 확인하는 데 쓴다. 나아가면 한두 번 하는 약속과 경고, 만남과 헤어짐 등 사람 사이의 관계를 알 수 있는 중요한 기호이기도 하다.

‘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타고라스가 2500년 전에 “이 세상은 숫자로 되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우리는 모두 태어나면서부터 숫자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어느 집의 몇 째 아들이나 딸로 태어나고, 주민번호가 생긴다. 한두 번, 한두 걸음 나아갈 때마다 숫자가 개입된다. 그 수많은 숫자들에 따라 순간이 달라지고 운명이 바뀐다. 그렇기 때문에 숫자는 그저 수량을 표시하는 기호 이외에도 특별한 의미를 갖게 된다.

숫자마다 기운과 역할이 있다. 어떤 숫자는 대상을 나누는 기능이 있다. 대상을 정리하고 체계화함으로써 관계를 도출하고 특정 사건의 실마리를 끄집어내기도 한다. 또 어떤 숫자는 구심점 역할을 하면서 다른 숫자를 자기 주변으로 결집시킨다. 정현우 교수는 “먼저 가장 기본이 되는 숫자의 의미를 알아야 한다.”며 숨겨진 뜻을 풀어 놓았다.

1에서 9까지… 숫자에 숨은 비밀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경전인 동시에 가장 난해한 글로 꼽히는 《주역》의 기본이 되는 64괘에서 8대 원소를 정리하고 있다.
숫자 1은 신성한 하늘의 숫자다. 모든 존재의 어머니다. 너무 높은 곳에 있기 때문에 고독한 숫자기도 하다.

숫자 2는 연못을 뜻한다. 백두산 천지 같이 높고도 맑은 분화구다. 둘은 하나에서 떨어져 나온 것으로 이를 기점으로 새로운 것들이 생겨났다. 완전함을 깨뜨리고 떨어져 나간다는 것은 일단 부정적인 의미로 보이지만, 1의 가능성을 실현하기 위한 깨뜨림이므로 가치 있는 떨어짐이다. 따라서 분리와 동시에 상생을 뜻한다.

숫자 3은 불을 의미한다. 동서양을 통틀어 가장 길한 숫자로 꼽힌다. 분리된 채로 미해결 상태인 숫자 2 다음에 오는 3은 그것을 아우르고 종결시키는 조화로운 숫자다. 삼위일체 전체를 개관하는 능력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기를 점지하는 일과 산모의 출산을 맡아보며 수호한다는 세 신령인 삼신할머니에 대한 믿음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중국에서는 노자가 “도는 하나를 창조했고, 하나는 둘을, 둘은 셋을, 셋은 모든 것을 창조했다.”고 말한 바 있다. 라틴어 옛말에 “3은 완전한 숫자다.”는 말도 있다. 아버지ㆍ어머니ㆍ아이를 지칭하며 생명과 결실을 표현하기도 한다.

숫자 4는 벼락과 우레다. 그만큼 힘이 있는 안정된 숫자로 보면 된다. 정현우 교수는 “죽을 사死와 연결시켜 기피하는 것은 미신”이라고 잘라 말했다. 4는 예부터 동서남북 전체를 아우르는 질서의 수다. 4각형은 역동적이진 않지만 믿음직스럽고 안정적이다. 집을 지을 때 대개 정사각형이나 직사각형을 기본으로 하는 것을 보라. 위대한 건축물로 꼽히는 피라미드 역시 4각형을 기초로 만들었다.

숫자 5는 원소 중에는 바람을 뜻한다. 5는 우주의 숫자다. 5각형 별 모양인 펜타그램은 악령이나 성스럽지 못한 대상에서 뿜어 나오는 기운에 맞서 스스로 보호하기 위해 써온 방어 수단 중 하나다. 이 별 모양은 조화로운 감각세계를 상징하는 것으로, 그 안에 우주가 깃들어 있다. 5를 완전무결한 수로 숭배했던 피타고라스학파 철학자들은 이 표시를 건강과 행복의 상징으로 생각했다. 또 우리 양손과 양 발에 각각 다섯 개의 손가락과 발가락이 달려 있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도움을 주는 감각도 다섯 가지다. 오감을 갖추지 못하면 제대로 된 생활을 영위하지 못한다. 이러한 균형의 숫자가 바로 5다.

숫자 6은 물이다. 6은 뜯어보면 1, 2, 3으로 만들어진 숫자다. 1, 2, 3을 더하거나 곱해도 똑같이 6이 된다. 따라서 완벽한 수라고 부르기도 한다. 신은 6일 동안 세계를 창조했다. 우리는 보통 6일 일하고 다음날 일을 쉬었다. 그렇기 때문에 6은 인내와 완성을 상징한다.

숫자 7은 산이다. 3과 비슷하게 전 세계에서 중요한 행운의 상징을 갖고 있다. 카드놀이에서 트럼프카드 7은 다른 모든 카드, 심지어 왕을 상징하는 카드까지도 물리칠 수 있다. 넘치는 희망과 행운의 수다. 우리 민족은 칠성신앙을 믿는다. 칠성님은 북두칠성을 신격화한 것으로, 가족의 장수를 관장한다. 칠월 칠석을 길하게 여겨 이 날에 주로 모신다. 우리 할머니들은 집안에 어려운 일이 있으면 장독대에 정한수를 떠놓고 칠성님께 빌었다.

숫자 8은 땅을 의미한다. 다른 문화권보다 동양에서 특히 좋게 여긴다. 불교에서 8은 고매한 의미가 있다. 해탈을 이루기 위해 8가지 길(팔정도)을 제시했다. 해탈의 수레바퀴에 나오는 바퀴살도 8개다. 그뿐 아니라 힌두교에서 우주의 견고함을 상징하는 비슈누신의 팔도 8개다. 기독교도 마찬가지다. 대홍수에서 살아남은 사람이 8명이다. 그 때문에 8은 구원과 부활의 수다. 또 8을 옆으로 뉘어 놓으면 무한대 표시가 된다. 역동적인 구조물로,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숫자 9도 주목할 만하다. 아홉수라 막혀서 답답해 보이지만 동시에 더 큰 세계인 다음 자리(10)로 통하는 중요한 통로가 된다. 정현우 교수는 “막힌 것이 뚫린다는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한다.

복을 부르는 숫자 활용법

숫자 각각의 의미를 알았으니 본격적으로 활용에 들어가 보자. 휴대폰 번호, 차번호, 사적인 비밀번호 등 나를 표현하는 ‘나만의 숫자’를 복스럽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음양의 조화를 맞춰야 한다. 1에서 10까지의 숫자 중 홀수인 1, 3, 5, 7, 9는 양의 숫자다. 반대로 2, 4, 6, 8, 10은 음의 숫자다. 홀짝을 합쳐 음양의 조화를 꾀한다. 아무리 3과 7이 길하기로서니 3333이나 7777로 만드는 것은 좋지 않다. 이는 ‘강강강강’ 조합으로, 오히려 무리를 준다. 또 조합할 때 가능한 한 다른 숫자를 쓴다. 음양을 맞추더라도 같은 숫자가 들어가는 것보다 다른 숫자 4개를 합치는 것이 더 길하다.

둘째, 오행의 조화를 이룬다. 목木은 3과 8이 해당하고, 봄에 태어난 사람에게 잘 맞는다. 화火는 2와 7이 해당, 계절은 여름이다. 토土는 5와 10이고, 환절기 태생에게 어울린다. 금金은 4와 9이며 가을이다. 수水는 1과 6으로 겨울 사람의 숫자다. 각각 자신이 태어난 시기에 맞춰 숫자를 고른다.

셋째, 물 흐르듯 연결되게 만든다. 자기주장이 강하고, 직선적이며 과격한 사람은 5432처럼 내려가는 것이 좋다. 반대로 부드럽고 소극적인 성격은 2345처럼 올려준다.

넷째, 발음이 쉽고 기억하기 편한 숫자를 고른다. 예를 들어 8739(팔칠삼구)처럼 만들면 발음도 껄끄럽고 외우기 편치 않다. 반면에 1256(일이오륙)으로 만들면 쉽고 편하다.

정현우 교수는 숙명여대 경영대학원 강의, 삼성 SDS사이버대학 중국고전 강의, 서울대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 과정 특강 등 동양철학 전문 교수다. 경기매일신문 논설위원 겸 회장.

이정희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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