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건강] 운전은 철저한 자기관리다.

【건강다이제스트 | 구성=전용완 기자】

【글 | 故이종근 종근당 회장】

건강다이제스트 인터넷판에서는 지난 기사를 재 발견하여 소개하는 '그때 그 건강'이라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건강의 진리를 독자여러분께서도 발견하시기 바랍니다.

"운전은 자기관리요 수양이다. 따라서 자기관리에 조금이라도 허점이 있다면 핸들을 잡을 수 없다. 거리의 멀고 가까움을 불문하고 인간으로서의 수양이 부족하면 인전운행은 불가능하다."

이것은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취미삼아 시작했던 운전을 통하여 터득한 나의 소견이다.

나는 인생 여정이란 마치 차를 몰고 먼 여행을 떠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인생에 있어서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하듯 자동차도 이상이 없어야 한다. 또한 목적지까지의 안전운행을 위해서는 한눈 팔지 않고 기술적으로 잡다한 장애물을 돌파할 수 있는 판단력과 민첩한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 눈은 전후좌우를 살피고, 손은 핸들을 잡고, 발은 재빨리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 신체의 모든 동작의 조화. 이것은 우리 인생의 한 단면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경험을 바탕으로 한 철저한 자기관리로 자제력과 인내심을 기르지 않는 한 자동차는 조금도 양보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운전을 잘 한다는 것은 운전자의 인격과 깊은 관계가 있다. 운전을 잘 하려면 지나친 욕심을 삼가는 것은 물론 서두르지도 말아야 한다. 아무도 없는 고속도로에서조차 조그만 방심도 허용되지 않는 것이 바로 운전이다. 그러므로 차를 다루는 데는 자기완성에의 노력과 수양이 필요한 것이다.

자가 운전은 마음의 여유와 인내심을 기르는 좋은 계기가 된다고 하는 이종근 회장.

요즘 마이카 시대를 맞아 속성교육을 마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미숙한 젊은이들이 과속으로 질주하거나, 좁은 길에서 서로 먼저 가려다가 입에 담지 못할 욕을 내뱉는 운전자들을 볼 때마다. 한심스런 생각이 든다. 나는 일부 운전기사들의 횡포, 그중에서도 자가용차에 대한 비신사적인 횡포를 수없이 겪어왔다. 그런 일들은 교통법규를 떠나서 그 사람의 교양에 관한 문제다.

나는 1955년에 운전면허를 따고서 지금까지 다섯 번 차를 바꿨다. 처음에는 군용 지프를 불하받아 직접 몰았고, 다음에는 폭스바겐, 뉴 크라운을 사용했다. 현재 나는 수퍼살롱을 타고 있다. 이처럼 차를 바꿈에 따라 터득한 사실이 있다. 사람은 차를 좋은 것으로 바꿀수록 더 좋은 차를 원하면 원했지 그 반대로 되돌아가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좋은 차일수록 운전은 더욱 쉬워지고, 힘이 덜 들며, 기계가 그렇게 부드러울 수 없다. 인간의 생활도 마찬가지다. 일단 어떤 수준을 넘으면, 아무리 어려운 경우가 닥쳐도 수준을 낮추어 밑바닥 생활을 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요즘 일부 젊은 사람들이 고급 승용차를 몰고 질주하는 것을 보면서 나는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자동차건 인생이건 밑바닥에서 올라가는 것이 정상이지, 위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것은 인생의 긴 여로를 생각할 때 바람직하지 않다.

자가 운전은 일의 능률을 향상시킨다

나는 지금까지 운전을 통한 갖가지 추억을을 간직하고 있다. 남들은 퍽이나 낭만적이라고 생각하며 선망의 대상으로 보는 자가운전자들에게 있어서도 핸들에 숨겨진 비애와 고초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비포장 도로에서 고장난 차를 세워 두고 수리공을 불러온 일이라든지, 지방 출장 때 상대방 앞에 기름과 흙먼지로 뒤덮인 채 서 있는 초라한 모습을 상상해보라. 통금이 해제될 때까지 차 안에서 기다리며 밤을 새웠던 일도 허다했다.

그러나 나는 자가 운전에 대해서 나름대로의 신념과 확신을 가지고 있다. 최소한 회사의 중견사원 이상은 자가 운전을 터득해야 한다. 나는 경영적인 측면에서 자가 운전을 권장하는 것이다. 일의 기동력과 능률면에서 3배 이상의 높은 효과를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회사에서는 지난 60년대 말부터 회사의 지출을 아끼지 않고 과장급 이상의 사원들에게 운전교육을 해왔다. 25~30명씩 조를 짜서 철저한 교육을 실시한 결과 현재는 모든 임원과 간부급 사원의 대부분이 운전 면혀를 갖게 되었다.

나는 지금도 틈틈이 직접 차를 몰고 야외로 나간다. 그럴 때마다. 나는 상쾌함을 넘어서는 그 무엇을 느끼곤 한다.

자기관리를 위한 자가 운전!

그것은 바로 마음의 여유와 자제력과 인내심을 기르는 좋은 계기이며, 자기 수양의 시금석이라고 나는 믿는다.

전용완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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