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건강다이제스트 특집기사 · 특별기획
[7월 특집] PART 2. 헬리코박터 균과 위암 얼마나 친하길래?2013년 07월 건강다이제스트 휴식호

【건강다이제스트 |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정훈용 교수】

위암의 발생에는 여러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으로 헬리코박터 균 감염, 짠 음식, 탄 음식, 유전적 소인, 영양 결핍(영양 불균형) 등이 알려져 있다.

이중에서도 헬리코박터 세균은 일반인에게도 가장 잘 알려져 있고 실제로도 위암 발생에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헬리코박터 균과 위암, 둘 사이에 어떤 비밀이 숨어 있는지 알아보자.

헬리코박터 균은 위 천적

몸이 튼튼하면 질병에 잘 걸리지 않듯이, 위도 건강하면 위암에 잘 걸리지 않는다. 미국이나 북서유럽 등 서양에서 위암이 적은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들의 위는 건강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위를 망가뜨리는 가장 흔한 이유는 헬리코박터 균 감염이다. 우리의 위는 평소 위산에 의해 강한 산성으로 유지되고 있다. 위산은 입으로 섭취한 음식물에 포함된 각종 세균에 대한 살균작용과 위암을 유발하는 물질들을 불활성화시킴으로써 우리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헬리코박터 균에 감염된 위는 건강한 위벽에 ▶만성위축성 위염과 ▶화생성 위염(장상피 화생) 변화를 일으킨다.

만성위축성 위염에서는 위벽이 얇아지면서 위벽의 고유한 기능인 위산 생산 기능이 감소하여 방어 능력에 문제가 발생하게 되고 점차 장상피세포들로 치환된다. 이러한 변화를 화생성 위염(장상피화생)이라고 한다.

장상피세포는 위산을 만들지 않기 때문에 세균이나 발암물질에 대한 방어 능력이 없다. 만성위축성 위염과 화생성 위염은 결과적으로 위암이 잘 발생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가 장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일어나면서 위암의 전단계라 할 수 있는 이형성(선종)의 발생을 유발하고 종국에는 위암을 일으키는 것이다.

헬리코박터 균과 위암 발생률 사이에는…

그렇다면 헬리코박터 균에 감염된 사람은 모두 위암에 걸리게 되는 것일까? 꼭 그렇지는 않다. 우리나라와 일본을 비롯하여 중국(북쪽), 이탈리아, 스페인, 멕시코 등은 헬리코박터 균 감염률과 위암 발생률이 함께 높은 나라들이다. 그러나 인도나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는 헬리코박터 균 감염률이 높지만 위암 발병률은 높지 않다.

이는 각 나라나 지역별로 헬리코박터 균의 독성에 차이가 있음에 기인한다. 즉, 우리나라나 일본의 헬리코박터 균은 다른 나라들보다 다양한 독성인자들을 가지고 있어 위벽의 손상 정도가 더 심하고 방어 능력을 약화시킨다. 이에 그치지 않고 정상적인 재생과정을 방해하여 한층 더 위암의 발생에 기여하는 것이다.

헬리코박터 균 제거하면 위암 발생률 낮아질까?

그렇다면 헬리코박터 균을 제거하면 위암 발생률은 감소할까?

우리나라 성인의 헬리코박터 균 감염률은 19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75%를 상회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서면서 눈에 띄게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감염률이 감소하는 경향은 10~20대에서 더욱 뚜렷하다. 이는 헬리코박터 균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졌고, 위생 상태도 개선되었으며, 생활수준이 상승된 1980년대 이후에 태어난 젊은 사람들의 감염률이 급격하게 낮아진 것이 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낙관하기에는 이르다. 우리나라에서 헬리코박터 균 감염률은 감소하는 추세이지만 위암 발생은 줄어들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위암이 잘 발생하는 연령대가 40대 이후임을 고려하면 지금의 20~30대 연령층이 50대가 되는 시점이 되어서야 뚜렷한 감소 경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식생활 습관이 양호하게 변화하고 있으며(암 유발에 관련되는 짠 음식이나 탄 음식을 섭취하는 경향이 낮아지고 있음), 생활수준이 향상되어 영양 결핍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위암 발생 률 감소가 좀 더 일찍 시작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2000년대 들어서 전국민암검진사업으로 인하여 위암이 조기에 발견되거나 혹은 위암의 전단계인 위선종(이형성)이 발견되면 미리 제거함으로써 위암에 의한 사망은 눈에 띄게 감소하는 추세다. 조기 위암의 발견이 많아지면서 완치율이 높아졌으며, 치료 후 5년 생존율도 크게 향상되었다.

몇몇의 연구 결과를 보면, 헬리코박터 균을 없앰으로써 위벽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위암의 발생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위축성 위염이나 화생성 위염처럼 위벽이 나빠진 상태에서는 제균 치료의 효과가 적다고 하여, 그 이전에 치료하자고 주장하는 연구자들도 있다.

하지만 위암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모든 헬리코박터 감염자를 치료해야 하는지에 대한 결론은 아직 유보 상태이며, 치료 시기에 대해서도 아직은 불명확한 상태다.

다만, 최근 일본의 움직임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일본에서는 헬리코박터 균 감염률이 매우 낮아졌으며, 위벽이 건강한 상태에서 치료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잠정 결론을 짓고, 2013년 7월부터 헬리코박터 균에 감염된 사람은 모두 치료(보험 급여)받도록 권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훈용  kunkang1983@naver.com

<저작권자 © 건강다이제스트 인터넷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훈용의 다른기사 보기
여백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