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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의 건강비결] 위·식도·대장질환 해결사 & 해설사 강남세브란스 암병원장 박효진 교수2018년 07월 건강다이제스트 솔바람호 16p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급증하고 있는 대장암, 대장내시경으로 꼭 예방하세요!”

아프면 으레 걱정이 앞선다. 과연 나을 수 있을지 초조하고 불안하다. 또 시간이 지날수록 궁금한 것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어떻게 하면 좋아지는지, 없던 증상이 생겼는데 이래도 괜찮은 건지 궁금한 게 계속 생긴다. 하지만 걱정될 때마다, 궁금한 것이 있을 때마다 병원에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강남세브란스 암병원장 박효진 교수(소화기내과)는 이런 환자의 마음을 잘 아는 의사로 유명하다. 활짝 웃으며 꼭 낫게 해주겠다는 박효진 교수의 말을 듣고 희망을 얻었다는 환자가 많다.

궁금한 것이 생기면 박효진 교수가 운영하는 인터넷 블로그와 카페에서 답을 찾는 환자도 많다. 숨 가쁘게 바쁜 하루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해서 행복하다는 박효진 교수의 잘 먹고 잘 싸는 이야기를 들어봤다. 

박효진 교수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

회의실 문을 열고 들어온 박효진 교수는 가쁜 숨부터 몰아쉬었다. 아침 8시 30분부터 인터뷰 직전인 오후 3시 30분까지 점심시간 30분만 빼고 종일 내시경 시술을 했다니 그럴 만도 했다. 그런데 조금 지나자 박효진 교수는 이내 활기를 되찾았다. 탄성 좋은 공처럼 곧 컨디션을 회복한 비결은 박효진 교수의 ‘흑역사’와 연관이 있다.

10년 전 박효진 교수는 동료 심장내과 교수로부터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혈압이 높을 뿐더러 체중을 5kg 정도 빼지 않으면 고혈압 약을 먹어야 하는 지경이라고 했다. 당뇨병까지는 아니지만 인슐린 수치가 높은 것도 마음에 걸리던 차였다. 비만이자 대사증후군이었던 몸이 언젠가는 일을 낼 줄 알았다. 약을 먹기는 싫어 어쩔 수 없이 혹독한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일단 자판기 커피 같은 간식부터 끊었다. 음식을 먹을 때는 늘 열량을 생각했다. 저녁은 양배추를 썰어 초간장과 곁들여 먹었다. 3개월간은 회식도 자제했다. 그랬더니 바로 효과가 왔다. 처음에는 5kg 감량이 목표였지만 6개월간 12kg이나 빠졌다. 놀라운 점은 지금도 요요 현상 없이 그 체중을 잘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들 온다는 요요는 없었다.

“사실 살을 빼는 것보다 뺀 것을 유지하는 것이 더 어려워요. 저는 요요를 예방하려고 운동을 많이 했어요. 특히 근력운동을 열심히 했습니다. 턱걸이, 스쿼트 등으로 기초대사량을 높여주는 근육 단련에 집중했어요.”

그 노력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박효진 교수의 아침은 헬스클럽에서 시작된다. 다이어트를 시작한 10년 전부터 지금까지 매일 출근 전에 헬스클럽에 가서 30분~1시간씩 빨리 걷기와 근력운동을 해왔다. 5년 전부터는 일주일에 한 번씩 트레이너와 집중적인 근력운동을 한다. 그 덕분에 10년 전의 몸보다 지금의 몸이 더 가볍고 편안하다.

▲박효진 교수는 인터넷 블로그와 인터넷 까페 운영을 통해 환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 중이다.

걱정 말아요 궁금한 그대

박효진 교수에게는 체력과 더불어 시간이 거꾸로 가는 것이 또 있다. 열정이다. 특히 환자와 소통하고 싶은 열정이 남다르다. 대표적인 것이 강남세브란스병원 홈페이지 베스트닥터 블로그와 아칼라지아 환자를 위한 인터넷 카페다. 하루에 약 100명이 접속하는 블로그에는 소화기질환의 증상, 치료 방법, 예방법 등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바쁜 시간을 쪼개 블로그를 운영하는 가장 큰 이유는 환자와 소통하고 싶어서다. 진료실에서는 환자에게 설명하고 소통하는 시간이 부족한 점이 늘 안타까웠다. 블로그에 진료실에서 들었던 질문 등 환자들이 궁금해 하는 내용을 엄선해 직접 글을 올리니 마음이 한결 나아졌다. 올린 내용의 양도 상당해 작년에는 블로그에 올린 글을 엮어 <잘 먹고 잘 싸기>라는 책도 냈다.

“요즘은 조금만 아파도 인터넷으로 검색을 많이 하는데 잘못된 정보가 많아요. 제가 치료하고 연구하는 소화기질환 정보만큼은 제대로 된 정보를 알리고 싶은 마음에 꾸준히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칼라지아 환자 카페는 궁금한 점이 있어도 지방이나 해외에 살면 병원에 오기 어려워 그냥 지내는 환자가 많아 만들었다. 아칼라지아는 하부식도 괄약근이 불완전하게 이완되는 질환인데 다른 소화기질환에 비해 환자가 적어 정보를 접할 곳이 마땅히 없다.

아칼라지아 환자 카페( http://cafe.daum.net/achalasia )의 회원은 약 600명인데 그중 400명 정도가 카페지기인 박효진 교수의 환자다.

주로 질문과 답변으로 운영되는데 아침마다 박효진 교수는 새로운 질문이 있는지 확인하고 자신의 환자든 아니든 언제나 명쾌한 답을 달아준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꼭 해야 하는 이유

많은 시간을 매의 눈으로 환자의 위와 대장을 들여다보는 박효진 교수는 그날도 종일 대장용종을 수없이 떼고 왔다고 했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꼭 강조하고 싶은 것이 대장내시경 검사다. 보통 대장내시경 검사를 해보면 20~25%의 성인에게 대장용종이 발견되는데 이것을 떼어내게 된다.

“대장용종이 모두 암이 되지 않지만 대장암은 대장용종이라는 과정을 거칩니다. 50세 이상인데 대장내시경 검사를 한 번도 받지 않았다면 꼭 받으시고, 가족력이 있다면 40세가 넘으면 받는 것을 권장합니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해 암이 될 가능성이 큰 고위험 용종을 떼어냈다면 1년 후에 다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 그래서 괜찮으면 3년 후, 3년 후에도 괜찮으면 5년 후에 받으면 된다.

이토록 대장내시경 검사를 강조하는 이유는 대장암의 증가 속도가 위험 수준이기 때문이다. 식습관이 서구식으로 바뀌면서 대장암 환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붉은 고기와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고 술을 많이 마시는 나쁜 습관 탓에 우리는 대장암 발병률 세계 1위라는 오명까지 얻었다.

또 위암은 어떤가? 예전보다 줄었다지만 위암에 걸리는 사람은 여전히 많다. 주기적인 위내시경 검사를 통해 위의 상태를 살피고 헬리코박터균이 있다면 없애는 치료를 반드시 해야 한다. 헬리코박터균은 WHO가 위암의 원인으로 규정한 균이다. 헬리코박터균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위암과 대장암은 식습관과 관련이 있습니다. 대장암 환자와 대장암에 걸리지 않은 사람의 식생활을 연구해본 결과 대장암 환자는 서구식으로 먹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붉은 육류, 기름진 음식 등은 자제해야 합니다. 위암을 예방하고 싶다면 반드시 짠 음식과 탄 음식을 피하세요. 뭐든 직화로 구워서 먹지 말고 탄 부분은 떼어내고 먹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여기에 박효진 교수가 추천하는 한 가지 식사 재료가 있다. 만나서 즐거운 사람과 함께 먹는 것이다. 박효진 교수는 무엇을 먹고, 어떻게 먹어야 암에 걸리지 않을지 전전긍긍하는 사람들에게 ‘즐겁고 맛있게 먹으면 병에 안 걸린다!’는 명쾌한 해답을 준다. 정말 해로운 음식만 빼고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맛있게 먹는다는 박효진 교수다운 식이처방전이다.

시 쓰는 행복한 의사

▲박효진 교수는 서구식 식습관과 짜게 먹고 탄 음식을 먹는 습관을 고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병원 진료, 연구, 치료내시경 시술, 블로그 및 카페 운영에 더해 아시아소화관운동학회 회장과 강남세브란스 암병원 병원장까지.

박효진 교수의 하루는 일로 꽉 채워진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바빠도 시를 쓰고 수필을 쓰는 시간은 낸다. 그동안 시·에세이집을 2권이나 냈다. 시를 쓰는 시간을 통해 마음을 어루만지고 호흡을 가다듬는다. 시를 쓰다 보니 따뜻한 감성으로 환자와 소통하는 뜻밖의 수확도 얻었다. 또 의학과 무관한 책을 읽으며 병원 밖 세상으로 나간다.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며 좋아하는 취미를 적절히 삶에 녹였더니 언제부턴가 행복과 맞닥뜨렸다. 몸은 힘들지언정 마음은 힘들지 않다. 그래서 이래도 ‘하하하’ 웃고 저래도 괜찮다.

박효진 교수는 늘 잘 먹고 잘 싸는 사람이 많아지길 꿈꾼다. 그런데 자신이 잘 먹고 잘 싸는 것이 하나 더 있다는 것을 알까? 사실 잘 먹고 잘 싸는 일은 소화기의 바람에서 그치지 않는다. 마음도 그렇다. 행복, 사랑, 미움, 후회, 불안 같은 다양한 마음의 영양소를 잘 소화해 필요한 것만 쏙쏙 흡수하고 해로운 마음은 잘 배출해야 건강하다. 잘 먹고 잘 싸는 법을 알려주는 박효진 교수가 직접 보여주는 ‘잘 먹고 잘 싸는 마음’도 그냥 지나치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정유경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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