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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가 사는 법] 매일 숙면하는 법 알려 주는 명의 삼성서울병원 주은연 교수“꿀잠 자려면 자기 전에 4시간 단식하세요”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사진 | 삼성서울병원 제공】

오전 4시 8분.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주은연 교수에게서 메일이 온 시간이다. 그 시간에 일어나는지, 아니면 그 시간까지 잠을 안 잤는지 꼭 물어보고 싶었다. 수면의학 권위자의 수면 습관은 어떤지 궁금했다.

인터뷰에서 그 질문부터 했다. 예상은 했지만 놀라운 답이 돌아왔다. 보통 오전 3시 30분에 일어난다고 했다. 몇 시에 자면 그 이른 새벽에 일어날 수 있을까?

밤 8시 30분에 잠이 든다고 했다. 아침형 인간을 훌쩍 넘어선 이른바 극아침형 인간이었다. 물어도 물어도 궁금증이 계속 생겼다. 어떻게 이런 수면 습관을 가지게 됐을까? 이렇게 일찍 일어나도 일상생활에 지장은 없을까?

극아침형 인간이자 많은 수면장애 환자에게 잠 잘 자는 습관을 소개하는 주은연 교수에게 매일 숙면하는 방법을 들어봤다.

스마트폰과 잠

잠을 못 잔다는 사람이 많아졌다. 잠을 못 자서 이 병원, 저 병원에 다닌다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잠을 못 잔다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덩달아 늘어난 것이 있다. 수면클리닉이다.

사실 우리나라에 수면의학이 본격적으로 들어온 지는 25년이 채 되지 않았다. 대한수면연구학회 편집이사, 대한수면학회 국제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주은연 교수는 우리나라에 수면의학이 들어 온 초창기부터 활약해 온 수면 전문 의사다.

20여 년 동안 2만 명 이상의 수면장애 환자를 치료했다. 진료와 연구에서 그치지 않고 EBS<명의>,

<클래스e>와 같은 방송 출연과 대중 강연을 통해 잠의 중요성과 잘 자는 방법을 널리 알리는 데 힘써 왔다. 최근에는 건강하게 잘 자는 법을 쉽게 소개한 <매일 숙면>이라는 책을 쓰기도 했다.

주은연 교수는 “밤에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이 늘면서 불면증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며 “매년 6000명 정도의 환자를 만나고 있고, 그중 약 1000명은 수면장애 신규 환자”라고 설명한다.

잠을 못 자면 건강을 해칠 뿐 아니라 일상생활에도 문제가 생긴다. 잠은 우리 몸의 성장과 회복을 돕는다. 잠이 부족하거나 푹 못 자면 면역 반응도 떨어져 여러 가지 질환에 쉽게 걸리고 치료도 더디다. 단 하루라도 잠을 자지 못하면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미치고 인지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사고 체계가 느려지고 반응이 무뎌지며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진다.

지금이 가장 ‘젊은 잠’

불면증 하면 떠오르는 치료법이 있다. 수면제다. 병원에 가면 주로 졸피뎀이라는 약을 처방받는다. 그러나 이 약을 먹어도 계속 못 잔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다. 안타깝게도 현재까지 깊은 잠을 유도하는 약은 없으며, 병원에서 처방받는 대부분의 약은 3~4시간 정도 안 깨고 자게 해주는 약이다.

주은연 교수는 “수면장애 치료법에 대한 체계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온 지도 얼마 안 됐고 의사라도 의과대학에서 수면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며 “수면의학 전문가가 아닌데도 수면클리닉을 개설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한방에 잠을 잘 자게 하는 치료는 불가능하며, 아무리 좋은 치료를 받아도 젊은 시절처럼 잘 잘 수는 없다. 나이가 들면 노화로 인해 수면을 유도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가 줄어드는 등 예전보다 잠을 잘 자지 못하는 몸 상태가 된다. 얕은 잠이 늘어나고 깊은 잠은 줄어든다.

65세 이상은 수면다원검사에서 잦은 각성과 얕은 잠이 나와도 어느 정도 정상 범주로 인정하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 살아갈 날들과 비교한다면 지금이 최고의 잠을 자고 있다.

매일 숙면하는 방법 5가지

주은연 교수는 “인터뷰 전날 수면장애 환자 20명 중 5명은 수면습관에 대한 맞춤 조언만 하고 돌려보냈다.”고 했다. 대학병원에 오면 더 좋은 약을 줄 거라고 기대했는데 약을 처방해 주지 않으면 의아해하는 환자가 대부분이다.

주은연 교수는 “수면장애의 치료와 예방을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약이 아닌 수면 습관 개선”이라고 강조한다. 주은연 교수가 특히 강조하는 수면 습관은 다음 5가지다.

▲ 주은연 교수는 최고의 불면증 치료제는 수면 습관 교정이라고 말한다.

첫째, 잠자기 최소 4시간 전에는 음식을 안 먹는다.

흔히 무엇을 먹으면 잠이 잘 오는지 궁금해 한다. 하지만 무엇을 먹는지가 아닌 언제 먹는지가 더 중요하다. 잠이 가장 잘 오게 하는 음식은 다름 아닌 금식이다. 음식이 몸에 들어오면 그게 몇 시든 위장관계는 소화액을 분비하게 돼 있고, 소화액이 나오면 몸은 아침처럼 활동을 시작한다. 피곤해서 음식을 먹고 바로 잠이 든다고 해도 신체 기관은 계속 일을 하고 있어서 깊은 잠을 못 자고 계속 깬다.

아침을 먹는 것이 좋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첫 음식을 먹는 시간이 진짜 우리 몸이 잠에서 깨는 시간이다. 첫 음식을 먹는 시간이 빠를수록 멜라토닌이 일찍 나와서 잠들기 훨씬 편하다.
둘째, 아침에는 밝게, 밤에는 최대한 어둡게 지낸다.

아침의 밝은 빛은 생체시계를 활성화해 하루를 열고 멜라토닌의 분비 시각도 앞당긴다. 하지만 오후 6시 이후에 밝은 빛을 보면 멜라토닌 분비 시간이 늦어지고 분비량도 줄어든다. 밤에는 조명을 어둡게 조절하고 스마트폰, 컴퓨터 등의 사용을 최소화해야 한다.

밤에 하는 운동도 주의해야 한다. 주은연 교수는 “운동할 시간이 밤밖에 없다면 환한 조명이 있는 체육시설을 이용하기보다는 어두운 아파트 단지를 빨리 걷는 편이 낫다.”고 조언한다.

셋째, 커피 대신 잠깐 낮잠을 잔다.

카페인은 대개 4~5시간이면 효능이 떨어지지만 사람에 따라 각성 효과가 10시간 이상 지속되기도 한다. 카페인은 잠들기 어렵게 하고 잠이 자꾸 깨게 만들기도 한다. 점심을 먹고 커피를 마실 바에는 오후 1~3시 사이에 짧은 낮잠을 자는 게 낫다. 20분 이내의 짧은 낮잠은 당일 밤잠을 방해하지 않는다.

넷째, 근력을 유지한다.

주은연 교수는 “근력과 잠의 힘은 일치한다.”고 말한다. 근력이 떨어지면 자다가도 중간에 자꾸 깨게 된다.

다섯째, 규칙적으로 산다.

우리가 규칙적으로 살 때 모든 장기는 최상의 기능을 한다. 잠이 안 오면 잠자리에 들어가는 시간, 잠에서 깨는 시간, 아침을 먹는 시간 등을 일정하게 한다. 처음에는 효과가 없지만 꾸준히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불규칙하게 돌아가던 몸이 규칙적으로 바뀌는 순간이 온다. 제시간에 잠이 오고 제시간에 깨고 제시간에 배가 고프게 되면서 불면증이 사라진다.

극아침형 수면의사의 하루

극아침형 인간이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렸을 때부터 규칙적으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게 습관이 됐다고 말하는 주은연 교수!

주은연 교수는 숙면을 방해하는 커피는 출근 전에 딱 한 잔만 마신다. 매일 아침 한 시간씩 걸어서 병원에 출근하고 일주일에 2번은 필라테스를 하러 간다. 주은연 교수는 “사실 운동을 좋아하지 않지만 근력을 유지하고, 근골격계 통증을 줄이려고 운동을 하고 있다.”고 고백한다.

주은연 교수는 병원 일이 끝나는 6시면 완전히 에너지가 바닥난다.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므로 당연한 현상이다. 8시 30분이면 자야 해서 저녁은 먹지 않거나 가볍게 먹는다. 대신 아침은 든든하게 먹는다. 아침 6시에 고기를 구워 먹을 때도 있다.

환자에게 권하는 수면 습관을 실천하려고 노력해 온 덕분에 잠을 잘 잔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없이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완벽한 잠이 아닌 건강한 잠이 목표!

우리는 잠에 대한 로망이 있다. 한 번도 깨지 않고, 상쾌하게 일어나고, 꿈을 꾸지 않고, 아무 때나 잘 자길 바란다. 현실적으로 이런 완벽한 잠을 잘 수 있는 건 딱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 정도까지다. 나이가 들수록 완벽한 잠과는 멀어진다. 특히 뇌의 노화에 따라 수면 양상이 변하기 시작하는 40대 이후에는 완벽한 잠과는 확연히 멀어진다.

주은연 교수는 “40대 이후에 추구해야 하는 잠은 나에게 맞는 건강한 잠이며, 건강한 잠의 조건은 충분한 수면시간, 양질의 수면 품질, 적절하고 규칙적인 수면-각성 주기”라고 설명한다.
건강한 잠은 수면 습관이 결정한다. 약만 먹으면 불면증이 해결될 거라는 기대는 곤란하다.

주은연 교수는 “최고의 불면증 치료제는 수면 습관 교정”이라고 강조한다. 건강한 잠은 오늘의 습관에서 출발한다. 먼저 쉽게 참을 수 있는 것부터 참아보자. 아침에는 더 자고 싶은 마음을 참고, 점심 식후에는 커피를 참고, 밤에는 스마트폰을 보고 싶은 마음을 참아보자. 참는 자만이 ‘매일 숙면’을 누릴 수 있다.

정유경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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