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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과 이브사이] 오줌 줄기 강하면 정력왕일까?2024년 5월호 88p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 심봉석 교수】

2008년에 개봉한 코미디영화 <가루지기>에는 황당한 ‘오줌 신’이 나온다. 갑자기 정력이 세진 남자 주인공 변강쇠(봉태규 분)가 산 위에서 오줌을 싸는데 오줌 줄기가 너무 세서 산불을 끄고, 커다란 바위를 떨어뜨리며, 폭포수의 물줄기를 바꾼다. 영화의 상상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변강쇠의 오줌 줄기는 지구를 넘어 태양까지 닿기도 한다.

누가 봐도 심하게 과장된 장면이 들어간 이유는 오줌 줄기가 세면 정력도 세다는 속설 때문일 것이다. 과연 오줌 줄기가 센 남자는 정력이 셀까?

오줌 줄기와 정력과의 관계를 파헤쳐 봤다.

CASE 1. 텅 빈 화장실을 좋아하는 남자 이야기

국환 씨(가명, 51세)는 회사에서 화장실에 가면 아는 직원이 있는지부터 확인한다. 요즘 따라 약해진 오줌 줄기를 아무에게도 들키기 싫어서다. 만약 소변기 앞에서 볼일을 보는 직원이 있으면 손을 씻거나 거울을 보는 척하다가 직원이 나가고 나면 소변을 본다. 남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자신이 찌질하게 느껴지지만 그래야 마음이 편하다.

CASE 2. 남의 소리에 민감한 남자 이야기

세명 씨(가명, 42세)에게는 특이한 버릇이 있다. 공중화장실 소변기에서 옆에 선 사람의 오줌 소리를 듣는 것이다. 물론 옆 사람을 쳐다보지 않고 정면을 바라본 채로 소리만 듣는다. 유난히 오줌 줄기 소리가 세면 그 사람이 다시 보인다. 정력이 셀 것 같기 때문이다.

그동안 남의 소리(?)를 열심히 들은 경험을 통해 알게 된 점이 두 가지다. 한 가지는 신체 조건과 오줌 줄기는 별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체구가 작아도 오줌 줄기가 센 사람이 많았다. 나머지 하나는 나이가 젊은 데도 오줌 줄기가 시원찮은 사람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젊은 청년의 오줌 줄기가 자신보다 약하면 어쩐지 승자가 된 것 같다.

남자의 비교본능 자극하는 ‘오줌 줄기’

정력은 남자의 주요 관심사이다. 누군가에는 집착의 대상이며 정력이 곧 자존심이라고 생각하는 남자도 있다. 그래서 남자는 타인의 성적인 능력에도 관심이 많은 편이다.

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 심봉석 교수는 “공중목욕탕에서 여자는 상대의 가슴을 보고 남자는 성기를 보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성적으로 가장 상징적인 부위를 보면서 자신의 성기능과 비교하려는 본능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남자의 경우 성기의 크기와 정력이 비례한다고 생각해 다른 사람은 얼마나 큰지 관심이 가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착각이자 오해다. 실제로 남자의 성기인 음경의 크기는 발기력이나 정력과는 관련이 없다. 흔히 남자들은 섹스할 때 성기가 크고, 강하고, 오래 하면 여자가 좋아할 것으로 생각한다.

심봉석 교수는 “섹스란 혼자만의 즐거움이 아니라 남자와 여자 모두의 만족감이 중요하기 때문에 잘하고 못하는 것의 절대적인 기준은 없고 결국 상대적인 개념”이라고 말한다. 성기가 작든 크든 성을 함께하는 두 사람이 모두 쾌감과 행복함을 얻을 수 있다면 정력이 좋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성기의 크기와 더불어 남자들의 비교 본능을 자극하는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공중화장실에서 듣게 되는 다른 남자의 오줌 줄기 소리다.

오줌 줄기 세면 정력왕?

한국 영화나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종종 공중화장실에 간 남자가 다른 남자의 오줌 줄기를 의식하는 장면이 나온다. 실제로도 공중화장실에서 다른 사람의 오줌 줄기에 관심을 갖는 남자들이 있다. 오줌 줄기가 세면 정력도 셀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진짜 오줌 줄기가 굵고 세차면 정력도 셀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정력과 오줌 줄기는 상관이 없다. 오줌 줄기가 세차다고 의기양양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오줌 줄기에 문제가 생기면 전립선의 이상을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심봉석 교수는 “전립선은 남성 생식기관으로 방광 입구에 위치하고 요도가 관통하고 있어서 전립선에 문제가 생기면 배뇨장애를 비롯한 여러 가지 불편함이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전립선 질환 중에서도 전립선비대증은 요도를 압박해 오줌 줄기에 영향을 주는 흔한 질환이다. 오줌이 처음 나올 때 가속이 제대로 되지 않거나 끄트머리에 방울방울 떨어져 깔끔하게 마무리되지 않고 배출하는 시간이 더 걸린다. 참고로 보통 한 번에 보는 오줌의 양은 400cc이며, 방광의 오줌 400cc가 완전하게 배출되는 시간은 평균 30초 정도다.

성인 남성의 전립선 평균 크기는 15gm 정도인데 40대 이후에는 성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해 전립선이 커지는 경우가 많다. 전립선비대증은 60대 이상의 발생률이 60%에 이를 정도로 흔한 질환이고, 노령화로 인해 10년 동안 5배 이상 증가했다.

심봉석 교수는 “전립선비대증이 생기면 일차적으로는 배뇨장애를 일으키고 성욕 감퇴나 발기력 감소와 같은 성기능 이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30~40대 남성에게 흔한 만성전립선염도 배뇨 시 불편함과 성기능장애를 호소하는 질환이다.
오줌 줄기가 세더라도 무조건 정력이 좋다고 볼 수는 없는 반면 오줌 줄기가 약하면 정력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전립선 질환으로 인해 배뇨장애 증상이 심할수록 성기능장애도 더 많이 생기기 때문이다.

심봉석 교수는 “소변 줄기가 약해지면 앞으로 더 심각한 배뇨장애나 성기능장애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시원한 오줌 줄기로~ 전립선 건강법

오줌 줄기가 약해지는 전립선비대증을 방치하면 성기능뿐 아니라 방광, 신장에도 치명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심봉석 교수는 “증상이 심하지 않거나 불편함이 없으면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되지만, 배뇨장애로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끼거나 신장 기능 이상, 반복적인 요로감염, 요폐 등과 같은 전립선비대증 합병증이 생기면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노화로 인해 생기는 전립선비대증은 뚜렷한 예방법은 없지만 생활 습관으로 불편함을 줄이고 병의 진행을 막을 수는 있다. 전립선비대증이 있을 때 실천하면 좋은 생활 습관은 다음과 같다.

첫째, 소변을 오래 참지 않는다. 소변을 오래 참으면 방광 근육이 과도하게 늘어나 오줌을 배출하지 못하는 요폐가 발생하거나 방광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또한 저녁에 수분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야간 빈뇨가 심해진다. 수분은 낮에 충분히 섭취하고 저녁 식사 이후로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둘째, 감기약을 먹을 때는 주의한다. 감기약에 들어 있는 항히스타민이나 슈도에페드린 성분은 요도를 긴장시켜 급성 요폐를 일으킬 수 있다. 감기약을 처방받을 때는 의료진에게 전립선비대증이 있다고 꼭 알려야 한다.

셋째, 전립선비대증 위험 요인을 최대한 피한다. 스트레스, 비만, 운동 부족, 과음, 흡연, 과식, 고지방·고칼로리 식사를 피해야 한다. 또한 매운 음식,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료, 초콜릿, 오렌지나 자몽 주스 등은 방광을 자극하여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지나치게 섭취하지 말아야 한다.

넷째, 적절한 성관계를 한다. 전립선비대증이 있어도 적절한 성관계를 하면 배뇨 증상의 완화에 도움이 된다.

다섯째, 충분히 자고 충분히 쉰다. 피로는 전립선비대증을 악화시키므로 무리하지 않는다.

여자의 오줌 줄기는 성기능과 연관이 있을까?

의학적으로 오줌 줄기의 세기는 요속으로 측정한다. 요속은 오줌이 나가는 속도가 아닌 1초당 나가는 오줌의 양을 말한다. 처음에는 오줌이 서서히 나오고 점차 양이 많아져 최대 꼭짓점에 도달한 후로 줄어든다.

병원에서는 평균 요속보다는 최대 요속을 오줌 줄기 평가에 사용하는데 여성의 최대 요속이 남성보다 더 크다. 심봉석 교수는 “여성의 요속이 더 크다고 해서 남성보다 정력이 세다는 의미는 아니며, 여성의 오줌 줄기가 굵고 세차다고 해서 반드시 정력이나 성기능이 뛰어난 것은 아니다.”고 말한다.

최대 요속에 관여하는 방광, 요도, 괄약근은 정력이나 성기능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

심봉석 교수는 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에서 배뇨장애, 전립선질환, 갱년기 증상 등을 전문으로 진료하고 있으며 소변건강연구소 소장과 메디컬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화여자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대한요로생식기감염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대표 저서로는 <오줌과 성, 인문학을 만나다>, <남자는 털고, 여자는 닦고>가 있다.

정유경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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