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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가 사는 법] 만성폐쇄성폐질환 명의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안중현 교수“앞으로도 계속 마스크 쓰기를 추천합니다”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사진 | 인천성모병원 제공】

지난겨울은 유난히 독감과 심한 감기로 고생한 사람이 많았다. 독감 치료 주사제가 부족한 상황까지 벌어졌다. 안타깝게도 당분간은 호흡기 건강에 바람 잘 날이 없을 예정이다. 여전히 한 주에 5천여 명이 코로나에 걸리고 있고 독감이 유행 중이며 봄에는 미세먼지 나쁨 예보가 잦다. 아데노바이러스, 리노바이러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도 꼬리를 물고 유행이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호흡기 건강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안중현 교수는 과거의 우리로 돌아가길 추천한다. 약 1년 전, 즉 실내 마스크 착용이 의무에서 권고로 바뀌기 전으로 말이다. 마스크 잘 안 벗는 의사, 안중현 교수의 호흡기 건강법을 숨죽여 들어봤다.

유병률 높지만 잘 모르는 만성폐쇄성폐질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의하면 우리나라 40대 이상의 만성폐쇄성폐질환 유병률은 12.7%이다. 65세 이상은 25.6%에 달한다. 또한 만성폐쇄성폐질환은 세계 10대 사망 원인 중 3위이며, 고령화와 대기오염 등의 영향으로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 특히 고령의 남성에서는 매우 흔한 질환이지만 의사가 만성폐쇄성폐질환이라고 하면 아직도 ‘그게 뭐야?’ ‘무슨 병 이름이 그렇게 길어?’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많다. 안중현 교수는 ‘그게 뭐야?’라는 반응을 줄이기 위해 오랜 시간 노력해 왔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의 만성폐쇄성폐질환 연구회 회장으로 활동하며 만성폐쇄성폐질환 진료 지침을 정립했고 대국민 홍보에도 앞장섰다.

안중현 교수는 “예전에 비해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만성폐쇄성폐질환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많다 보니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한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유해한 입자(담배가 대표적)나 가스를 지나치게 흡입해서 폐에 비정상적인 염증 반응이 생겨 호흡 곤란과 기침, 가래 등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질환 이름에 만성이라는 말이 붙은 것처럼 병이 서서히 진행되며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고 담배를 계속 피우면 갈수록 호흡 곤란이 심해져 고통 속에서 생을 마감하게 된다.

흔히 죽는 것을 숨졌다고 표현한다. 말 그대로 숨이 지면 죽는다. 심한 호흡 곤란 증세를 동반하는 만성폐쇄성폐질환이 전 세계적인 대표 사망 원인으로 꼽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치료에 적극적이지 않은 사람이 많다.

안중현 교수는 “약을 써서 증상이 좋아지면 약도 안 먹고 정기 검사도 안 오는 환자가 적지 않다.”고 말한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심각성을 모르고 증상이 좋아지면 약도 끊고 병원에 안 가도 되는 감기처럼 취급하는 것이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이 있으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폐암에 잘 걸리고 말기에 이르면 심장 기능도 떨어진다.

안중현 교수는 “만성폐쇄성폐질환은 급성 악화가 일 년에 2~3번 올 수 있는데 적절한 치료를 제때 받으면 수월하게 넘길 수 있다.”며 “적극적인 치료와 관리가 꼭 필요한 병으로 인식하고 정기적인 검사를 잘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원인은 80~90%가 흡연이므로 금연은 기본이다.

마스크 사랑은 호흡기 사랑

만성폐쇄성폐질환을 비롯해 폐암, 폐섬유화, 폐렴 등 모든 호흡기 질환은 나이가 들수록 늘어난다. 평균 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호흡기 질환도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안중현 교수는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개인위생 관리와 면역력 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벗었던 마스크를 다시 쓰기를 추천한다. 요즘에는 병원에 갈 때가 아니면 마스크를 안 쓰는 사람이 많은데 혼자 있는 실내 공간이 아니면 쓰는 게 좋다. 환기가 잘되지 않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실내라면 더욱 써야 한다.

안중현 교수는 “코로나 유행이 잠잠해진 이후로 개인 위생에 대한 경각심이 줄어든 경향이 있다.”며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사람들 사이에서는 계속 바이러스, 박테리아가 옮겨지면서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한다.

안중현 교수의 마스크 착용 습관은 코로나로 마스크 착용이 의무이던 시절과 별반 다르지 않다. 병원에서는 물론이고 남들은 다 마스크를 안 써도 혼자 마스크를 쓰고 있다. 그게 안중현 교수 자신뿐 아니라 타인의 호흡기도 보호하는 배려라고 본다.

안중현 교수는 “마스크 쓰기와 함께 독감과 폐렴 예방주사 잘 맞기, 손 잘 씻기, 기침 예절 지키기 등을 실천하면 호흡기 감염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면역력 관리에도 힘써야 한다. 면역력을 유지 및 강화하기 위해서는 영양이 풍부한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고, 잠을 잘 자고, 스트레스를 줄이고, 몸에 무리를 주는 생활은 피해야 한다. 꾸준한 운동도 필수다. 건강한 사람도, 호흡기 질환이 있는 사람도 몸을 계속 움직여야 오랫동안 숨을 편하게 쉴 수 있다.

▲ 안중현 교수는 최근 마스크를 전혀 안 쓰는 사람이 늘어났는데 호흡기 건강을 지키려면 계속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말한다.

운동으로 지키는 호흡기 건강

안중현 교수는 낮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앉아서 보낸다. 앉아서 진료를 보고, 앉아서 회의를 하고, 앉아서 교육을 하며, 앉아서 연구를 한다. 그래서 10년 전부터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평일 저녁에는 6킬로씩 1시간 정도 걷고 10~20분 동안 가벼운 근력 운동을 한다. 주말에는 운동 시간을 2~3시간 정도로 늘린다. 심지어 건강을 위해 억지로 하는 게 아니라 즐겁게 하고 있다.

안중현 교수는 “어차피 저녁에 뉴스를 봐야 하는데 소파에 앉아서 보지 않고 걸으면서 본다.”며 “러닝머신 위를 걸으면서 TV로 뉴스, 스포츠 경기, 교양 프로를 보다 보면 시간이 금방 지나간다.”고 말한다.

안중현 교수에게 운동 시간은 힐링 시간이다. 집에 늦게 들어오는 날에는 30분이라도 걷고 나서 잔다. 평소보다 식사량이 많았다 싶으면 걷는 시간을 늘린다. 최대한 많이 움직여야 한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다.

안중현 교수는 호흡기 질환 환자에게도 빼놓지 않고 운동을 권한다. 숨이 찬 호흡기 환자들은 운동을 꺼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리가 가지 않은 선에서 천천히 걷기, 가벼운 맨손체조라도 해야 한다.

안중현 교수는 “호흡기 질환이 있을 때 힘든 운동을 선택하면 운동을 꾸준히 하기 어렵다.”며 “운동 강도가 좀 낮더라도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을 선택해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호흡기 질환이 없는 건강한 사람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힘들면 안 하고 싶다. 멋있고 강해보여서 폼이 나지만 금방 그만두는 운동보다는 오랫동안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빨리 걷기, 달리기, 수영, 맨손체조 등은 호흡 근육을 단련하고 폐활량 유지에 도움이 되는 대표적인 운동이다.

국외 유입 감염병 최전방 수비수

한평생을 호흡기 질환 연구에 헌신한 안중현 교수는 국외 유입 감염병 최전방을 마크하는 수비수로 통한다. 안중현 교수가 일하는 인천성모병원이 있는 인천은 인천국제공항과 항만이 있어서 국외에서 유입되는 감염병의 1차 관문이라고 볼 수 있다. 안중현 교수는 국외에서 유입되는 감염병의 원천 차단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2010년도부터 인천 지역 내 협력 병원 모집과 호흡기 강좌 활동을 시작했다. 그 결과 감염병 예방에 공동으로 협력하는 병원이 많아졌고 메르스, 코로나 등 호흡기 감염병이 유행할 때마다 그 진가가 발휘됐다.

최전방 수비는 진료실에서도 이뤄진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진행을 막는 중요한 수비 중의 하나는 환자에게 설명을 자세히 해 주는 것이다. 안중현 교수는 “의사가 만성폐쇄성폐질환의 특징에 대해 잘 설명하고, 희망과 자신감을 주면 환자는 치료와 정기적인 검사에 적극적으로 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는 급성 악화에 대한 불안감과 우울감이 심하고 고혈압, 심혈관 질환, 위·식도 역류 질환 등이 동반되어서 여러 가지 약을 먹고 있는 경우가 많다. 몸도 마음도 많이 지친 상태다. 그래서 안중현 교수는 몸의 치료 이외에도 환자의 마음속 힘든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주려고 노력한다. 절망에 빠진 환자의 마음에 공감하고 희망을 심어준다. 약을 잘 먹는 게 왜 중요하고 어떻게 하면 진행을 늦출 수 있는지 환자의 눈을 보며 자세히 설명한다.

지칠 대로 지친 환자에게 마음을 안정시킬 힘과 병을 극복하는 용기의 실마리를 주는 안중현 교수. 그의 따뜻한 말 속에는 언제나 환자를 걱정하고 아끼는 마음이 듬뿍 담겨 있다.

정유경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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