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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가 사는 법] 암 이후의 삶을 처방하는 아주대학교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전미선 교수“사람과 사랑이 가장 강력한 치료제입니다”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사진 | 아주대학교병원 제공】

암 진단을 받고 착착 진행되던 병원 치료가 끝나면 숨죽이고 있던 원망과 걱정이 고개를 든다. 내가 뭘 잘못해서 암에 걸렸는지 원망스럽고, 전이와 재발에 대한 걱정이 커진다.

경기지역암센터장과 암생존자통합지지센터장을 역임한 아주대학교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전미선 교수는 원망하는 환자에게 감사의 길을 안내하는 의사다. 걱정하는 환자에게 암 예방을 돕는 실천 방안을 안내하는 의사다. 최근에는 암 이후의 삶을 위한 통합의학 처방을 담은 책 <암, 다시 짓는 집>을 내기도 했다.

암은 치료를 받고 나서도 신체적·정신적으로 힘든 병이다. 그래서 암 이후에는 행복한 삶을 복원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하고 더 잘 살기 위해 달라져야 한다.

수십 년을 암 환자와 함께하고 정년퇴임 후에도 여전히 암 환자 곁을 지키고 있는 전미선 교수를 만나봤다.

배우고 또 배우는 의사

전미선 교수는 원래 사람에게 관심이 많았다. 사람을 관찰하는 것도 좋아했다. 미국에서 전공의를 하던 시절에는 전미선 교수가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가 활짝 열렸다. 전미선 교수를 포함한 세 명의 전공의는 매주 정신과 교수를 만났다. 주로 삶과 죽음, 아픈 환자들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전미선 교수는 “운이 좋게도 9년간 몸담았던 터프츠대학병원에서 환자 중심의 진료를 배울 수 있었다.”며 “그 시절은 모든 것이 인생을 배우는 학습의 장이었다.”고 말한다.

환자 중심으로 생각하는 훈련을 했고, 자신을 표현하는 법을 알게 되었으며, 누구와도 환자에 대해 질문하고 토론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환자를 생각하는 마음은 끝없는 배움으로 이어졌다. 병원에 영양연구회를 만들어 정기적으로 공부를 했고 미국 에모리 대학병원에서 의사가 직접 침술하는 모습을 보고 침술을 배웠다. 몸의 움직임을 알고 싶어서 태극권을 배웠고,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명상을 배웠으며, 마음공부와 심신요법을 환자에게 알려주기 위해 지도자 과정을 수료했다.

얼마 안 가 그동안 배운 것을 더 많은 환자에게 알려줄 환경이 마련됐다. 전미선 교수가 존스 홉킨스 의과대학 교수로 일하다가 귀국해서 아주대학교병원에 정착했을 무렵은 암의 진단과 치료뿐 아니라 암 환자의 삶의 질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할 때였다.

또 2000년대부터는 암 치료로 인한 부작용을 극복하고 일상에 안정적으로 복귀하도록 돕는 암 생존자 관리가 강조되었다.

암생존자통합지지사업의 초석을 다지다

전미선 교수는 2007년부터 보건소와 연계해 경기 지역 암 환자를 적극적으로 돕기 시작했다. 누가 시킨 일이 아니었다. 더 많은 암 환자를 돕고 싶은 마음에 보건소로 가서 상담을 하고 암 환자 맞춤 영양, 운동, 정신 건강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2011년, 아주대학교병원이 경기지역암센터로 지정된 후에는 암 환자가 자신을 돌볼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을 특화사업으로 삼았다. 전미선 교수는 환자의 현재 상태와 치료 그리고 심리·사회적 상황까지 고려한 전인적 케어를 목표로 각계 전문가들과 협력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후 암 생존자를 위한 통합 지지 서비스 체계 구축의 필요성이 점점 커져서 2017년에는 국가 암 관리 종합계획에 따라 경기지역암센터에서 ‘암생존자통합지지사업’이 시작되었다.

2022년 전미선 교수는 국가 암생존자 관리를 위한 한국형 암 생존자 통합 지지 시범사업 운영 방안을 제시하고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암 환자의 삶의 질 향상과 국민건강증진에 크게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옥저근정훈장을 수훈한 바 있다.

▲ 전미선 교수는 전인의학을 바탕으로 암 이후의 삶을 처방하는 의사다.

암 이후의 삶에서 꼭 필요한 ‘균형’

과거에는 암에 걸리면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에만 집중했지만 지금은 암 환자의 삶의 질, 그리고 일상 복귀를 돕는 통합적인 관리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암 치료 기술이 발전하고 면역치료, 표적치료 등 다양한 치료법이 개발되면서 암 환자의 생존율이 높아졌고, 암이 재발하거나 전이가 되어도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암 환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암은 공포와 두려움의 대상이다.

전미선 교수는 “재난을 정신없이 통과하고 나서야 피해의 흔적이 확인되듯 암 투병 이후 남겨진 상처는 수술과 치료 후에나 보인다.”고 말한다.

암으로 인한 상처를 어루만지고 싶다면 먼저 암에 걸린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암의 원인이 무엇이든지 앞으로 건강을 유지할지 말지는 나의 의지에 달렸다. 긍정적인 다짐도 필요하다. 이때 다짐은 거짓 긍정이면 안 된다. 무엇이 문제인지 정확하게 깨닫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 계획을 세워서 실천하는 것이 진짜 낙관이고 치료에 도움이 된다.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때는 일과 여가, 가족과 개인, 건강과 관계의 균형은 필수다. 전미선 교수는 “지금까지의 맹목적 달음질을 멈추고 무엇을 잃었고 앞으로 무엇에 더 집중해야 하는지 생각할 시간을 가지면 좋다.”고 조언한다.

암 환자에게 추천하는 건강 습관 8가지

암을 진단받으면 끝없는 정보의 바다에 빠져 허우적대기 일쑤다. 암과 관련된 세상의 모든 정보를 섭렵할 기세를 보인다. 좋은 정보를 모으고 모았다면 다음은 실천 단계다. 그런데 현실은? 대부분 실천까지 이어지지 않고 정보를 아는 것에서 그치고 만다.

그래서 전미선 교수는 치료 과정에서 얻은 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스스로 개선하도록 돕고 있다. 보통 정보가 실천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이유는 핵심을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보의 핵심을 찾아서 내 것으로 만들어야 실천할 수 있다.

암 환자에게 필요한 핵심 생활 습관을 찾기 어렵다면 다음을 참고하자. 전미선 교수는 그동안 공부한 내용과 환자들을 상담하면서 알게 된 암 환자의 건강한 삶을 위한 요소를 8가지로 정리해서 밝히고 있다.

첫째, 적정 체중을 유지한다.

둘째, 신체 활동을 꾸준히 한다.

셋째, 건강한 식단을 챙긴다.

넷째, 충분히 잔다.

다섯째, 스트레스의 원인을 알고 대처한다.

여섯째, 좋은 관계를 맺는다.

일곱째, 건강한 환경을 유지한다.

여덟째, 당면한 문제를 해결한다.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천지 차이다. 전미선 교수는 “여덟 가지를 아는 것에서 그치지 말고 실천하면서 몸이 스스로 나아지도록 하면 좋다.”며 “몸으로 체험해야 오랫동안 실천할 수 있다.”고 말한다.

▲ 마음의 중요성을 깨닫고 마음 공부를 실천하는 전미선 교수는 오랫동안 경기지역암센터에서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이완명상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암 환자에게 닥친 가장 큰 걱정은 전이와 재발이다. 물론 걱정한다고 재발이나 전이가 안 되는 건 아니지만 문득문득 두려움이 엄습한다. 이럴 때는 재발과 염증을 낮추는 생활 방식이 있다는 사실을 떠올려야 한다. 재발과 전이는 내가 선택할 수 없다. 하지만 암에 대한 지식을 제대로 알고 좋은 습관을 실천하는 것은 내가 선택할 수 있다. 걱정에 쓸 에너지를 좋은 습관을 실천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것으로 전환하는 것이 좋다.

전인의학에 빠진 의사가 꼽은 최고의 치료제

전미선 교수는 환자를 치료하고 불편함을 줄여주기 위해 통합의학 공부를 시작했다. 통합의학 공부를 할수록 환자에게 마음의 빛이 되어주고 싶었다. 2004년부터는 환자들과 함께 이완요법을 수련했고 2007년부터는 보건소에서, 지금은 경기지역암센터에서 이완명상 과정을 이끌고 있다. 이완명상을 통해 숨이 편해졌다는 환자, 화가 덜 난다는 환자, 잠이 잘 온다는 환자를 볼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

이러한 전미선 교수의 마음에 울림을 준 말이 있다. ‘전인의학’이다. 전미선 교수는 “환자를 치료하면서 가장 와 닿았던 말이 전인의학이었고, 통합의학이라는 말보다 전인의학이라는 명칭을 선호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환자를 치료할 때는 병 자체만 보지 않는다. 환자의 몸 상태, 마음, 처한 상황, 생활 태도 등을 참고해 다양한 요법을 활용해 왔다. 경기지역암센터를 이끌 때도 전인의학을 모토로 삼았다.

전미선 교수가 수많은 환자와 울고 웃으며 깨달은 사실이 있다. 병에 걸렸어도 우리가 살아갈 힘을 얻는 것은 사람과 사랑 덕분이라는 것이다. 전미선 교수는 “내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가르쳐주는 사람 덕분에 오늘을 살아갈 다짐을 한다.”며 “그래서 사람과 사랑이 가장 강력한 치료제”라고 말한다.

암 환자라서 유난히 힘든 날에는 주위의 사람과 사랑을 돌아보자. 또는 가까운 지역의 암생존자통합지지센터의 문을 두드려보는 건 어떨까. 그곳에도 사람과 사랑이 있다.

정유경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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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학교병원#방사선종양학과#전미선#건강다이제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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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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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민자 2024-02-10 01:18:35

    안녕하세요 교수님!
    유방암이라고 처음들었을때는 나는 아닐꺼야 했는데 진짜 내가 왜? 절망속에서 항암 8차까지 무사히 마치고 며칠전 교수님을 뵙고 너무나 자상하고 상담을 받는 기분이고 너무나 조용하시고 좋으신 분이시구나 아 교수님이 이렇게 자상하고 친절하게 제 얘기를 다들어주시고 너무나 좋았어요 방사선 20번 잘받고 새로운 삶을 살아보려 합니다 교수님 감사합니다   삭제

    • 최은경 2023-06-19 11:48:16

      난소암으로수술과 항암 장유착으로 많이
      힘든시간을 보내던중 아주대암생존자지지센터에서
      전미선교수님을 처음뵈었어요
      사실 별 기대없이 방문했는데
      환자의 마음부터 다독여주심에 놀랐고 세심한
      진료에 또한번 놀랐습니다
      환자의 몸과마음까지 진심을 다해 진료해 주시는
      전미선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하고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환자들에게 항상 친절하게 대해주시는
      아주대암생존자지지센터 선생님들께도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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